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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우리말 아나운서2021.03.16 PM 11:54
우리말 아나운서
아나운서는 과연 우리말 지킴이일까? ..오늘 뉴스를 보는데 문뜩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왜, 앵커님께서 내뱉는 말이 죄다 외래어잖아. 코호트니 언택트니 뉴노멀이니 판데믹이니, 마치 영어 듣기 평가 치르는 느낌이랄까.
이 정도야 넘어 간다 쳐. 그러나 아낙수나문? 아날플러그?(찰싹!) ..아나필락시스! 는 너무 했다! 전문가들도 발음 안 돼서 고생하는 낱말을, 굳이 남발하는 이유가 뭡니까! 예! YTN 이재윤 앵커님! 이 단어 들을 때마다 귓구멍이 R자로 꼬인다고요! ..간단하게 과민반응, 중증반응이라 해 주세요.
후우. 이래봬도 한 어휘력 자부했건만, 이 시국 이래 점점 그 자신감이 사라져. 차라리 외래어는 낫지. 영어사전만 검색하면 나오니까. 헌데 듣도 보도 못한 신조어는 도무지 방법이 없어. 이를테면 N차 감염. 아는 사람? ...아잇! 감염 인 건 나도 알지! N차가 대체 뭐란 말야? ..정답! 2차, 3차, 4차 감염이 혼재한, 한마디로 뒤죽박죽 퍼지는 감염치를 N이라 했다! ..참나, 전문 의학용어도 모자라서 이젠 방정식까지 터득하라고? 우린 그렇게 똑똑하지 않아!(찰싹!) 그냥 연쇄 감염이라 하면 될 것을, 끄응.
더 쉽고 직관적인 단어를 써 달라! 내 바람이 욕심은 아니지? ..그럼, 명색이 언론 고시 패스해서, 아나운서 면접 통과해서, 그 자리에 서신 분들이잖아. 대중에게 진실을 전달하는 닻! 우리말 겨루기니, 나들이니 틈틈이 국어사랑 프로그램도 진행하시는, 앙? 분명 맘만 먹으면 잘 하실 거야.
..잠깐.. 생각해 보니 안 될 것 같아. 아나운서, 앵커, 리포터, 이거 다 영어잖아! 뉴스, 데스크, 팩트 체크, 브리핑, 엠바고, 가이드라인, 헤드라인 죄다 외쿡산이다. 허허, 이 분들 정작 본진은 비우셨네? 이래선 자격 논란에 빠질 수밖에 없어. ..일본식 표현 쓰지 맙시다, 라틴어 막 뱉지 맙시다, 인터넷 신조어 남용하지 맙시다, 쉬운 우리말을 씁시다! 그럼 뭐해. 정작 자기들이 “아나운서”인데. ANNOUNCER, 리슨 앤 리핏, 어나운썰!
...응? 무리수였어? 아잇, 인정! 지금이 19세기 쇄국정책 펼칠 때도 아닌데 그깟 영단어가 뭐라고. 다만, 그래도 “아나운서”니까. 대한민국에서 우리말 최고로 잘하는 아나운서. 스스로 용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 주면 좋겠어. 스크립트, 아니, 대본 하나하나 세심히, 아름다운 우리말로 가득히.
그런 의미에서, 아나운서의 순 우리말을 찾아보실까! 난 벌써 정했어. ..바로 아나! ...아니, 이게 무슨 도긴개긴이야! 전혀 다르지! 아나운서는 외래어, 아나는 대한민국에서 자생한 낱말! 비록 어원이야 똑같다지만, 아무렴 어때. 더 경제적이며, 발음하기 쉽고, 남녀노소 다 알아듣는 단어잖아! 반박 시 매국노!(찰싹!)
이제 강지영 아나운서라 하지 않겠습니다. 강지영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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