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풍자쇼] 펩시 코크맨

펩시 코크맨

후우.. (..?) 아시는 분은 다 아실거야. 난 열혈한 펩시파 “였”걸랑. 선택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 태극문양 들어간 탄산을 골랐어.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펩시를 떠나보낸 것이.,. 그래, 기억났다. 제로 붐이 한창인 가운데, 나랑드가 나오고, 초정탄산수가 나오고, 제로 코크마저 출격했건만, 우리 펩시는 설탕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지. 그때부터였어! 어쩔 수 없이 검은색 제로코크를 집어야만 했던 아픔!

그렇게 시간은 흘러 코카콜라의 반 노예가 되었을 즈음, 드디어! 제로펩시가 국내시장에 등장했으니! 내가 얼마나 감격했게요! (...) 레몬까지 첨가하여 향긋함을 증진했다고! 역시 펩시라고! 믿고 있었다고! ..는 개뿔! ..이미 난 코크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돼버렸어. 흑흑.

맛의 문제가 아냐. 더 근본적인 껍데기에 호불호가 갈렸지. (..?) 그놈의 라벨! 제로코크는 손톱으로 살살 긁기만 해도 쫙 떼어진다? 헌데 우리 펩시는, 아주 그냥, 본드로 박박 박제를 해 놨어! 이래서야 내가 어떻게 제로펩시를 사 먹어! 분리수거 귀찮아서라도 안 먹어! 환경을 위해, 인류 존속을 위해! 어! (...)

그럼에도 내 심연의 바닥에는 펩시향이 떠돌아.. 그 녀석을 어떻게 잊겠어.. 꼬꼬마적 온 가족이 멕시칸 양념치킨을 뜯으며 함께했던 것이 펩시, 내 생에 처음으로 여자 사람 친구와 부산 서면을 거닐며 마셨던 게 펩시, 면접에 떨어져 서울역 자판기를 훌쩍이며 눌렀던 음료가 바로, 펩시! 그래, 펩시는 추억이야! 우리네 서민의 삶! 저기 몸 값 비싼 코카콜라는 나가 있어! (짝!) ..코크파 여러분 죄송합니다. 비난할 의도는 없었습니다.. 쏴아! (...)

다행인 점은 최근에 무라벨 펩시가 출시됐다는 거야. 근데 이게 좀, 아잇! 오프라인 마트에선 도통 팔지를 않더라. 사고 싶으면 인터넷에서 300미리 20들이 박스로 주문해야 된다니까, 거참. 1.5L 대용량 페트만 고집하는 나 같은 인간은 어떻게 하라고! (...)

그리고 디자인.. 펩시 빠인 나지만 정직하게 인정할게. 페트 디자인만큼은 코크가 압도적으로 멋있다! 특히 무라벨 병모양은 격이 다를 정도로 차이가 나. 실물 사진으로 비교해 보자.

하... 코카콜라 저 병모양은, 육감적인 굴곡은! 도저히 펩시로선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일까? (...) 펩시가 그저 흔해빠진 음료수 통이라면, 코크는 마치 “그것”을 떠올리게 해. 손에 쥐고, 왔다갔다, 콕~ 컥~ (짝!) 그만큼 섹시하단 겁니다! 칭찬이에요! 이름마저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프리. 있어 보인다야.

그래도 이 몸은 펩시다! 펩시가 더 싸고, 맛있고, 건강한 탄산이 되길 간절히 기원하는 바야.. 아참, 혹시 나랑드니, 칠성사이드 제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섭섭하실 분 계셔? (...) 제로 사이다는 몰라도 나랑드는 정말 많이 애용했어. 일단 싸니까! 우리집 근처 마트에선 1.5리터에 천원 매기고 그랬다?

헌데 나랑드에 정착은 할 수 없었어.. 맛이 떨어지는 건 아닌데, 뭐랄까, 김이 빠지면 빠질수록 아스파탐 특유의 미각이 너무 강해. 어우야, 나중엔 나랑드 향기만 맡아도 대뇌 오른쪽이 지릿지릿 하더군. (대체 얼마나 마셔 댄 거야?) 글쎄. 하루에 2리터? 저렴하니 생수대신 벌컥벌컥 마셨지. (미친놈아!) ..너무 뭐라 맙시다! 내가 기꺼이 실험체 됐잖아! 하루에 나랑드 2리터 이상 마시면 편두통에 걸린다! (...)

이상, 마음은 펩시를 원하지만 몸은 코크를 찾는 이의 고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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