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철장을 나온 사육곰2021.11.23 AM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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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장을 나온 사육곰

 

 

 

11월 22일. 오늘을 기억해. 우주의 기운이 모이는 날이니까. (뭔 소리야?) 그런 게 있어. 이 몸께서 현세에 강림한 날이다.(짝!) ..에라이! 생일이면 뭐해! 날 챙겨 주는 건 나뿐이야! 그 외는 전부 AI 센세께서 기계적으로 보내는 메시지들! (.,.) ..그래도 “아야네”가 축하해 줄 땐 울컥하더라. (그게 뭔데 쉽덕아!) 보라색 머리에 고양이 상을 띈 폴리곤 캐릭터 계셔.. 모우시카시테 쿄와 아나타노 탄죠비쟈 나이노? 크흑! (짝!)

 

아무튼. 뭔가 답답한 기분이야. 마치 좁은 와이셔츠가 양 어깨를 잡아 이끄는 느낌이랄까.. 그때 내 심정과 비슷한 뉴스를 발견했으니, 바로 곰. (..?) 한낱 웅담 때문에 평생 사육장에 갇혀, 주사 바늘을 가슴에 꼽고 살아가는 곰 말야!

 

유독 올해 들어 곰 소식을 많이 접했어. 지난 5월이었지. 곰이 철장 사이로 달아났네, 과일로 꽤서 잡았네, 알고 봤더니 사육장 주인이 키우기 감당이 안 돼서 일부러 풀었네, 불법 사육 중이었네. 아련한 모습이었지.. ..여러분은 대한민국서 곰까지 기른다는 사실을 알았어? (...) 난 당시 사건 아니었으면 전혀 몰랐을 거야. 후우, 제가 이렇게 순진무지합니다.

 

난 2가지 점이 이해가 안 가. 첫째, 생태계 해악종 고양이조차 밥 주고, 중성화 시켜주고, 알뜰살뜰 다 보살피는데, 대권주자들이 개식용을 두고 이래저래 토론을 펼치는 마당인데, 왜! 곰은 동물권 테두리 밖에서 소외 받냐고! ..차마 곰 고기 용으로 쓴다면 이해라도 하겠다. 헌데 쓸개즙 뽑아내느라 마취총을 쏘고, 살아있는 쓸개에 바늘을 꼽고, 그걸 꿀꺽꿀꺽 마시는 작태는 너무하잖아!

 

..둘째, 케이지에서 울부짖는 곰들, 알고 보니 우리가 그렇게 애지중지 보호했던 지리산 반달곰이랑 별반 다르지 않은 녀석들이었다? 단지, 어떤 개체는 생물종보전원에 뽑혀서 상전 대우 받는 거고, 그 외 아시아 어느 나라서 잡혀온 잡종들은 생물 이하 대접 누리는 거고. ..아니, 이게 대체 무슨 기준이며 논리야? 곰이면 다 같은 곰이지! 지금 혼혈 무시하는 겁니까! 이 일에 직접 나서야 할 환경부는, 가슴에 반달마크 확신한 놈만 보호해라, 그 외는 죽으나 뒤지나 나 몰라라. 어! (진정해) ..끄응.

 

예산이 없다, 법률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환경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곰들은 죽어갔어. 음식쓰레기조차 끊어져 버린 후엔 비참히 굶어 죽어.. 이건 아니잖아? 아무리 돈이 중요한 시대라지만, 그래도 사람으로서 할 일이 있고, 해선 안 될 일이 있잖아?

 

그렇게 방치된 곰이 오늘도 탈출에 나섰어. 5마리 중 3마리는 잡혔고, 2마리는 아직 수색중이래. ..모르겠다.. 이럼 안 되지만, 용인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빨리 포획돼야 하지만, 그럼에도 괜히 아직 잡히지 않은 2마리를 응원하게 돼.. 멀리 도망가라. 더 이상 공포와 고통에 시달리지 마라. 네 스스로 걷고, 먹고, 마실 수 있는 자유를 누려라..

 

후우.. 그런데 내가 이런 말을 꺼낼 자격은 있나 모르겠다. 난 여태껏 수많은 동물들의 희생을 먹고 커왔으니까.. 항생제에 알만 낳다가 죽은 닭, 자기 몸뚱이만 겨우 뉠 수 있는 우리 속 돼지, 그저 저렴하게 도축당한 소.. 이런데 가슴 관통 당한 곰 정도야 아무렇지 않잖아? 곰만 특별대우 해 줄 필요 없잖아? ..가책과 반성이 내 가슴을 뚫는다..

 

아니, 그래도 우리는 차차 노력했어. 동물보호법을 만들고, 동물복지 계란을 사 먹고, 고통이 덜한 도축시설을 건설하고, 그러한 미묘한 배려 속에 이제 곰을 포함시킬 차례다. ..인정? (...) 적어도 배에 주사 꼽는 행위는 그만두자. 그 따위로 쓸개즙 빨아먹으면 장수 한답니까? ..정 곰을 사육할 거면 감사를 담아 한 방에 죽이고, 남김없이 먹자..

 

아잇, 미안하다. 동물애호가 본성에 휘둘려 너무 감정적으로 얘기를 털어놔 버렸어.. 에잇! 이게 다 생일증후군 때문이다! 끓어오르는 가슴에 슬픈 소식이 곁들여 대참사 터진 거지! ..아무렴 어때, 감옥 속에 죽어갈 곰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씁쓸함이야 다 같이 견딜 수 있잖아? (...) 히히, 고맙다. 믿고 있었다고!

 

갑자기 엑소더스 브금 마렵네. 영광의 탈출이다!





 

용인 사육농장서 반달가슴곰 5마리 또 탈출…3마리는 생포 | 연합뉴스 (yna.co.kr) (2021년 11월 22일)

용인 곰사육 농장주 구속, 방치된 16마리 위해 사료기부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 (newsis.com)

새끼 곰은 왜 농장을 탈출했을까? - 오마이뉴스 (ohmynews.com)

'곰이 탈출했습니다' 뉴스에 '덜컹'...그러나 우린 곰의 삶을 생각해 본 적 있을까? (pressian.com)

농가에 나타난 곰…과일 주며 5시간 만에 잡았다 | SBS 뉴스 (21년 5월)

반달가슴곰 90여 마리…뜬장 속 오물과 배고픔이 남겨졌다 (kbs.co.kr)

쓸개 채취 위해…철창 속 울부짖는 500마리 사육곰의 비극 - YouTube

철창 속 버려진 '웅담 채취용' 사육 곰…83%는 '이상행동' / SBS - YouTube

동물보호법 (law.go.kr)

좁은 우리.낡은 철창...동물들 미쳐간다ㅣMBC충북 NEWS - YouTube

잊어진 사육 곰을 아시나요 (hankookilbo.com)

댓글 : 4 개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음...컨셉인 것 같지만 이해 안 되네요 ㅠㅜ
제 전달력이 부족하여 그런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러니까 이분의 글은 글을 읽는다란 느낌 말고 옆에 친구가 앉아서 같이 커피 한잔 하며 얘기하고 있다란 느낌으로 읽으면 이해가 쉽습니다.
아이고, 어컬텔러 님, 대단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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