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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살로메2021.11.27 AM 01:11
살로메
오우야. 요즘 나 왜 이러냐? (..?) 어느새 문화인으로 거듭나고 있다니까. 수요일엔 생에 최초로 발레를 보러 가지 않나, 오늘은 길거리 연극을 체험했다. 호우!
부산 40계단에서 펼쳐진 “살로메”! 공짜라는 말에 당장 달려갔지. 캬하하! 언제나 그렇듯 내 목적은 관람에 있지 않았어. 바로, 찍는다! 찍새가 인물 촬영 맘대로 할 수 있는 곳간을 지나칠 리가 없지. 그럼! 분명 예쁜 여자 연극배우님들이 나오실 거야! 기대를 안고! (...)
그나저나 이번에도 사전 확인 작업이 필요했어. 보통 공연하면 촬영 엄단이잖아? 그런데 이번엔 만천하에 노출된 길거리 공연이란 말이지. 흐음. 애매할 땐 뭐다? 서슴지 않고 주최 측 콜센터에 연결한다. ..에헴, 사진 찍어도 되나요? ..그럼요! 실례지만 소속이 어디신가요? ..헤에? ..순간 말문이 막혔어. 난 일개 취미 일반인인데, 그 쪽에선 언론, 방송, 거창한 작가 집단의 누군가로 오해했던 거야. (...) 순간 루리 소속 기자라고 거짓말 뱉을 뻔 했다? (미친놈) .. 솔직하게 방구석 찐따라고 털어놨으니 걱정 마시라.
아무튼 그래서 살로메. 제 소감은요! ..뭐지? 대체 이건 뭔 내용이야? 갑자기 지쟈스가 나오질 않나, 천국과 지옥을 외치지 않나, 설마 이거 “그 쪽” 단체에서 추진한 연극인건가! 그래서 무료 공개 나선 것인가! 어! (...) 솔직히 말할까? 1시간 30분 진행된 연극 중에 기억나는 건 단 한 장면, 연기자들이 단체로 신음소리 내는 씬 뿐이었어! 오우야! 발기충천 될 까봐 얼마나 살 떨렸다고!(미친놈아!) ..난 진실을 전했다. 후우..
역시 “현대” 들어간 예술 치고 제대로 된 작품이 없어! 혼자만의 아집을 속에 가득 채운 상태로 집에 복귀했을 즈음, 그때서야 뒤통수가 뜨끔하더라. (..?) 살로메가 대체 뭐지? 제목마저 넘겨짚고 무지성으로 찾아간 내가 수준이하 인간이었나? ..홀리 지쟈스 휘바휘바. (...)
그래서 살로메, 찾아봤지. ..성서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예? 난 처음 들어보는데! 아니, 성경에 나온 여자는 마리아가 전부 아닌가? 성모 마리아! 마리아 막달레나! 어! (...) ..그런데 말입니다. 살로메, 모른 내가 너무한 놈이었다! 어떻게 이런 파란만장한 인물을 지나친 채 성경을 읽었단 말인가!
살로메, 이 분 이 분, 족보가 거의 아침드라마 급이야. 어머니는 친부와 이혼하고 재혼에 들어갔는데, 하필 재혼 상대가 아버지의 형이네? 그러니까 아주버니 되는 사람과 재결합 했다는 거지. 뭐, 여기까진 이해하겠어. 형사취수야 인류 역사 이래 끊임없이 이어온 전통이니까. (짝!) ..문제는 지금부터야. 살로메가, 현 자기 아버지이자, 전 자기 큰 아버지랑, 얼레 헐레 허리춤을 추다 그렇고 그런 사이로 발전해 버렸네? 그것도 어머니의 주재로! (대체 뭔 소리야!) 나도 헷갈려! ..자기 딸을 전 아주버니이자 현 남편에게 성상납한 어머니라.. 맙소사. 이딴 내용이 신약에 기출 되다니, 정말 흥미진진하잖아! (짝!)
그럼 이 막장 드라마의 기획자, 살로메의 어머니, 헤로디아는 왜 이런 망상을 펼쳤냐? ..이상성욕자라서? 배덕감에 취해서? ..아니,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였어. 바로 세례자 요한! 죽여라, 죽여라 때를 써도 남편이 사형집행을 주저하니, 결국 딸과의 붕가를 미끼로 참수형 진행시킨 거지. ..글쎄다. 여러분은 이 상황이 이해가? 요한이 뭐라고, 얼마나 철천지원수였으면 이렇게까지 해서 목을 땄을까? ..설마 알고 봤더니 진짜 전남편은 요한이었나? 기둥서방, 앙? (뭔 개소리야!)
워워. 생각해 봐. 실은 헤로디아의 전남편이 요한이었다는 설정이면, 이 해괴한 스토리가 어느 정도는 설명된다고. ..근접 50미터만 들어와도 불쾌한 전 남편. 그 사이에서 태어난 딸은 역겨워. 왜? 아버지를 닮았으니까! 그러니 어떻게 한다? 재혼한 남편에게 아낌없이 들이민다. 하룻밤 대가는 전남편 모가지! 1타 쌍피! 전 남편은 죽이고, 그 사이에서 낳은 딸은 욕보인다! 캬하, 해석 쥑이네! (...)
이렇게 흥미진진한 배경 스토리를 모른 채 그냥 들이닥쳤으니 연극을 이해 못 했지! 제목에 떡하니 성서 이야기임을 표시했음에도, 왜 예수가 등장해? 의심의 눈초리만 쏘아댔으니, 어후.. 나란 놈, 무식 옹졸한 놈! ..이 자리를 빌려 사죄 올립니다. 연극을 위해 땀 흘리신 모든 분들을 향해,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보고 싶습니다!
..감사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이제 내게 남겨진 그들과의 추억은 사진이 전부인데.. 그래! 오늘 찍은 사진이라도 열과 성을 다해 편집하겠어! 부족한 실력이지만, 제대로 찍은 컷이 몇이나 될지 아직 열어볼 용기조차 없지만, 마주해야 한다! 보정 끝나면 마이피에 올릴 테니 많이 봐주라. 물론 한가할 때. (...)
여하튼. 살로메.. 살롬? 살롬! 잠깐, 살롬이랑 살로메는 대체 뭔 관계야? (...) 어후, 이 답은 다음에 찾기로 하고! 끝으로 내 아찔한 상식에 건배! 끼요옷!
- 미트스핀스파게티
- 2021/11/27 AM 04:24
저도 성서 쪽으론 얼떨결에 교회분들한테 붙들려가서 마태복음이랑 마가복음에 대해 살짝 교육받고 다과회를 했던게 전부라서 모르고 있던 내용에 대해 알게되어 흥미로웠어요.
미리 정보수집을 하고 감상했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그래도 난해했을 가능성도 높지만 말이죠.
- 풍신의길
- 2021/11/27 AM 08:38
아무 정보 없이 접하니 연극이 무서울만큼 이해가 안됐어요. 말씀대로 성경속 살로메 스토리를 파악하고 갔으면 연출이나 표현에 집중할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가 절실히 와닿는 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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