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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입어라 벗어라, 그 가운데서2021.12.11 AM 12:26
입어라 벗어라, 그 가운데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보는 사람? (...) 크응, 난 빠짐없이 봐. 비록 내 사랑 강지영 아나운서, 레인보우 지숙이가 나가버렸지만, 그럼에도 애청자 마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 (...) 어쨌든, 한 3주 전이었을 거야. “김영미” 분쟁지역 취재 PD님이 나와서 아프간 여성들의 삶을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걸랑. 그때 내 동맥과 정맥이 새로워지는 듯한 사실을 전달받았어.
그것은 바로, 아프간 여성은 “부르카”를 선망한다. (뭔 소리야?) 말 그대로다. 여성 탄압의 상징이자, 구시대적 족쇄이자, 인류의 천 낭비라고만 추측했던 부르카가, 정작 현지 여성들에겐 자유를 가져다주는 옷이었대. (거짓말 하지 마) 진짜라니까! 차이나는 클라스 9회 다시보기 해 봐라. 크흠.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자유란 미완의 숨트임이지. 집 밖이라곤 발도 붙일 수 없는 여성이, 그나마 부르카를 쓰면 세상구경을 할 수 있거든. 그러니 아프간 어머니와 딸들이 부르카를 걸칠 때면 얼마나 기분이 도키도키 하겠어? (짝!) ..두근대겠어.. 신선한 바깥 공기! 왁자지껄 시장! 광활한 히말라야! ..비록 온 몸을 뒤덮는 그물망 사이라지만...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이 이치가 내 머리로 들어왔을 때, 지금까지 구축해놨던 세계관이 뒤집혔다.. 여러분도 그렇지 않아? 우리야 맨날 접하는 소식이라곤, 부르카는 악의 축, 찢어 죽일 천, 현지의 여성들조차 증오하는 거적, 21세기 페미니즘을 위하여! ..이런 시각뿐이었잖아? (...) 한 번도 건너편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 거야. 크흠..
내가 만약 중동의 어느 원리주의 국가에서 태어난 여자다? 이유를 떠나서 부르카를 애지중지했을 거다. 걸치느라 좀 불편하면 어때. 적어도 돌 맞거나, 오빠들한테 살해위협 받지는 않는데, 앙? 게다가 입는 습관 들이면 제법 편할 것 같기도 하단 말이지. 지나가는 빵빵한 엉덩이 흘겨본다 한들 상대는 내 눈동자를 읽을 수 없어. 코호호! (짝!)
그렇게 애정과 정성으로 부르카와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쳐. 그럼.. 비록 자유 민주주의라는 국가, 소위 여성 인권이 드높은 나라, 부르카가 전혀 필요치 않는 지역으로 이주했다 한들 부르카와의 인연을 내칠 수 있을까? (...) ..난 못한다! 그럼! 그것은 마치 나의 행운부적이자, 이 시국의 마스크이자, 동정남의 콘돔과 같은 거라고! (짝!)
생각이 이 경지에 이르자 문득 미안함이 몰려오더라.. (왜?) 가끔 길가다 히잡 쓴 여성이라도 마주치면 속으로 별 트집을 다 잡았걸랑. ..한반도에 왔으면 대한민국 정서를 따라야지! 어디 알라신에게 딸랑거리며 면상을 감추고 있어! 에끼! ..계속 그따위 의상 고집할 거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에끼끼! ..크응.. (...)
좀 웃기지 않냐? 부르카니, 히잡이니, 니캅이니, 차도르니, 종교적 색채가 강하네, 억압이니 벗어야 하네, 하지만! 그렇게 벗어라~ 벗겨라~ 외치는 행위 또한 강압이잖아? ..아닌가? .,.경우가 달라? ..아니, 그딴 섬유조각이 뭐라고. 그게 나한테 피해주는 것도 아니잖아? 뭐, 아름다운 이슬람 여성분들의 머릿결을 보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엔 글쎄다.. 대체 뭐가 맞는 거지! (...)
..다행히 나만 이런 고민을 한 게 아니었어. 이미 선구자들께서 “부르카 금지법”에 대해 비판적인 날을 매기셨더라고. (부르카 금지법?) 저기 유럽에선 이슬람 전통복장 착용을 법으로 금지했대. 어기면 150유로 벌금! ..크흠, 끄응, 아잇! ..이게 그네들이 말하는 자유선진국이냐? 그렇다면 실망인걸! 자유를 위해 자유를 금지한다라! 하!
(거긴 거기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 “라이시테”도 모르는 녀석아) 라이시테? 그건 또 뭐야? ...라이시테. 종교의 자유는 보장하되 그 영역은 개인에 한하고, 공적 영역에선 엄격히 배제하는 사상. 호오.. 뭐야! 이쪽 나름대로 이유와 역사가 뿌리 깊이 스며들어 있잖아! 무려 프랑스 헌법 제 1항에 선포할 정도로! 프랑스 공화국은 비종교적 국가이다! 맙소사!
후우.. 꺼흑.. 대뇌과부하! 이 사안은 발표자의 한계수용량을 초과했습니다.. (어휴) ..감히 하루 고민한 주제에 함부로 결론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녔다. 그야말로 자유, 종교, 정치, 정교분리, 역사가 뒤섞인 논쟁이었어! 인정? (...) 해답은 각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겨두자고..
아무튼. 부르카! ..전 입었든 벗었든 전부 가능합니다. 당신의 감춰진 머리카락마저 사랑해 줄 남자가 여기 있소! 하악하악! (짝!)
- 홀림목
- 2021/12/11 AM 02:30
우리나라도 한때 “미니스커트”를 여성 자유의 상징으로 여겼으니깐요
- 풍신의길
- 2021/12/11 AM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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