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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이베이 첫 판매기2022.04.12 AM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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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첫 판매기
전에 말했었나? 최근 들어 내가 “강제적” 미니멀리즘에 처했다고? (...) 언제 방을 빼야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짐을 줄이고 있어. 소중한 추억들을 가차 없이 떠나보냈다. 흑흑. (...)
참, 종이책, 컴퓨터부품, 게임 타이틀, 피규어, 카메라, 등등, 꽤나 비웠네. 근데, 개중에는 국내에서 처분하기 곤란한 녀석들도 도사린단 말이지. (..?) 하! 이 몸, 한때는 진성 오덕이었다. 남들은 쳐다보지도 않는 캐릭터 상품까지 박박 질러댔었어. 그 덕후의 정수가 깃든 상품, 이름하야 쉽덕품! 대한민국에서는 사 주는 사람이 없다! 이게 나라냐! (짝!)
..나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 그렇게 활로를 찾은 방법이, 오늘의 주제, 이베이! 세계구급 중고로운 당근마켓이다, 이 말이야! (...) 자, 모두 역사적인 오늘을 축하해주십시오. 제가 드디어 이베이에서 물건을 팔았습니다! 박수! (...)
나름 이베이 셀러가 되기까지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어. 일단 페이오니어 가입부터 막혔지. (페이오니어?) 지구급 온라인 간편 결제 대행사인가 봐. 페이오니어에 가입을 안 하면 이베이 셀러에 등록이 안 되더라고. 까짓것 페이 뭐시기에 가입 해 드리지, 했는데, 두둥탁! (..)
페이오니어, 여간 깐깐한 회사가 아니었다. 외쿡 기업 주제에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더라니까, 뿐만 아니라 판매자 거주지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별별 잡다한 서류를 제출하라는 거 있지. 자기 이름과 집주소가 들어간 관공서발 우편물이라든지, 부동산 계약서 사본 같은 거 말야. (..) 뭐, 귀찮지만 어쩌겠어. 선택지가 없는 걸. 그쪽에서 지시하는 대로 개인정보 고스란히 바쳤다. 호우!
이베이에 가입을 하고, 페이오니어에도 가입을 하고, 영어로 판매 페이지를 작성하고, 이런 험난한 과정을 감수하면서까지 팔려고 했던 물건이 뭐냐? ..짜잔! 파이널판타지10 블리츠볼!
(그게 뭔데 쉽덕아!) 어허, 파판10을 모르다니, 아직 인격이 덜 된 분이시군요! (짝!) ..내 최애 게임이자, 캐릭터들이자, 딴엔 인생을 갈아 넣은 작품이다.. 유우나 짱, 다이스키라능. (...) 아무튼! 파판10 미니게임에 등장하는 공이 바로 블리츠볼!
내가 이 녀석 구한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 일본 옥션을 몇날 며칠 뒤지고, 손 떨어가며 경매에 참여하고, 지갑을 털고, 어휴.. 얘가 비매품에 한정판이걸랑! 뭐, 실제품은 2천 원짜리 탱탱볼에 불과하지만, 크흠. (...) 아잇, 캐릭터 상품이란 게 다 그렇고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빠심으로 흑우 되기, 앙? (..)
그러나 이젠 헤어져야 할 때. 남들 1400불에 올려놓은 거, 난 통 크게 반에 반에 반값, 200달러 불렀어. (200달러?) 하! 이제야 관심을 가져주는구나. 장난 아니지! (...) 근데 1400은 내가 봐도 너무하더라. 한 님만 걸려라, 앙! (...)
여하튼. 여기서 퀴즈. 200에 팔렸을까요? (...) ..는 전혀! 장장 3주를 대기했건만, 입찰은 단 한건도 들어오지 않았어! 결국 가격을 슬금슬금 낮추고, 140달러 선까지 폭락해서야 문의가 오더군. 어떤 문의? 네고 문의! (...) 님 100달러에 콜? 102에 콜? 105에 콜? 여러 분과 간잡이 육수 뽑듯 합을 겨루는 가운데, 에라이! 112달러 부른 테네시 주 구매자님께 콜! 계약 성사 도장 찍어 드렸어.
이제 남은 관문은 배송. 아아, 포장이야 어련히 야무지게 감싸련만, 문제는 배송료 산정었다! 송료가 얼마나 나올지, 보내는 나조차도 판단이 안 서더라니까. 헌데 판매글 올릴 때부터 송료를 고지해야 하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어.. (..) 할 수 없이 일일이 박스 포장 cm 단위로 제가며, 우체국 EMS 요금표에 맞춰가며, 예상견적 제출했다.
여기서 두 번째 퀴즈. 난 제대로 배송료를 책정했을까요? (...) 다행히 얼추 맞았습니다! 24달러 불렀는데 실제로는 2만 3천 원 정도 나왔어. 히히! 꿀꺽! (짝!) 워워! 내가 악의적으로, 계산을 잘못해서 차액이 났던 게 아냐! 제3의 변수 때문에 난 거지! (..?)
해외에 우체국 택배 보낼 때면 EMS랑, 그 보다 고급진 EMS “프리미엄” 중에 하나를 택하잖아? 난 당연히 택배비 줄인다고 일반 EMS를 기반으로 요금을 계산했지. 헌데 반전묘미! 미국에 물건 보낼 때는 EMS보다 EMS 프리미엄이 더 저렴한 경우가 있대! 헤에! ..EMS 프리미엄 대행사인 “UPS”가 미국회사라 그렇다나 뭐라나. ..그리 하야, 아주 당당히, 더 싸고 빠른 EMS 프리미엄으로 물건 붙여드렸다, 그 말이야! (...)
이렇게 나의 첫 이베이 판매기는 대장정을 마쳤어. 후아, 괜찮네! 이베이! 앞으로도 애용해야지! ..는 어림없는 소리였고요. (..?) 영수증 받아본 순간,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물건 112, 배송료 24, 총합계 136달러에 팔았건만, 이베이놈들은 당당히 149.26달러를 기반으로 수수료를 매겼어. 판매세라고 13.26달러를 그새 붙이더라니까! (..) 그리고 수수료율, 12.9% 지쟈스! 이 날강도 놈들! 십일조보다 더 높은 세율을 매겨? 하나님 보기가 두렵지 않느냐! (짝!) 커헉! ...여기에 인터내셔널 요금으로 1.45% 매기는 건 또 뭐야! 사기꾼! 아악! 울어버릴래! (...)
후.. 히힛! ..펀쿨섹 펀쿨섹.. 112달러 팔았더니 23.89달러를 떼어 갔어. 내 손에 진짜 들어오는 돈은 88.11달러. (그래도 괜찮네!) 뭐가 괜찮아! 남 일이라고 막 말하네! (짝!) ..후우.. 이베이가 떼먹은 걸로 끝이 아니야. 페이오니어, 이놈들이 빼앗아갈 분이 아직 남았다고! 더불어 환전율, 달러당 50원은 덜 쳐줄 텐데! 아아악! (진정해!)
내 다시는 이베이에 팔지 않겠소! 대한사람, 당근나라로 길이 보전하세!
- U↑2→Ha↑Ru↓
- 2022/04/12 AM 01:48
- 풍신의길
- 2022/04/12 AM 06:58
- RAHARU
- 2022/04/12 AM 04:06
- 풍신의길
- 2022/04/12 AM 07:01
- 야나키
- 2022/04/12 AM 08:08
- 풍신의길
- 2022/04/12 AM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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