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4.16 - 4.192022.04.20 AM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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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 4.19

 

 

 

 

스탠딩 코미디를 하다보면 그럴 때가 있거든. 뒷골이 새하얗게 변하는 순간, 이건 내가 봐도 선을 한참 세게 넘었다고 느낄 때, 앙? (...) 후우,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대본 쓸 때부터 손이 벌벌 떨렸어. (..?) 주제는 바로, 4.19를 맞아 기억하는 4.16 세월호 참사.. (...)

 

분명히 말한다. 이건 내 생각이고, 내 의견이고, 내 멍멍이 소리고, 그러니까! ..병나발 던지지 말아줘. 던지는 놈은 윌 스미스! (짝!) ..진담이고, 그래도 속이 부글부글 끓는 분이 계시다면, 도네로 욕 해 주십시오. 돈은 항상 옳습니다. 아무렴요. (...) ..그럼 시작한다.

 

세월호, 8년... 이제 의무적인 기억에서 내려놓을 때라 생각해. ..4월 16일만 되면 괜히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의도적으로 슬퍼하는 기억 말야. (...) 우리도 피곤하고, 아이들 또한 이 세상 떠돌기는 지루하지 않을까? (...) 하! 난 할머니 돌아가신지 1년 만에 깨끗이 잊어드렸다. 할머니 하늘 가시는 길에, 손자가 괜스레 등 뒤를 잡을 필요 있나...

 

여기서 잠깐. 다시 한 번 더 말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야. 다른 이를 선동하거나, 동의를 구한다거나, 공감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머릿속에서만의 기준, 명심했지? (...) ..절대, 내 알량한 기준을, 자식을 잃은 부모님, 가족을 잃은 누나 동생, 제자를 잃은 선생님 앞에서 들먹일 시도 일랑 1도 없어! 그래서도 안 되고!

 

아무튼, 어... 다들 각자의 기준이 있을 거야. 모두 존중합니다. 다 존중하는데, 아잇! 박근혜 씨만큼은 좀 그래... 이 일에 정치인 이름 거론하는 것조차 싫지만, 그래도 뭐랄까, 박근혜 씨가 유영하 대구시장 출마자 후원회장을 맡았다는 소식에, 참... 불편하더라. 박근혜 씨에게만큼은 세월호를 잊지 말라고 강요하고 싶더라.. 당시 대통령이었잖아..

 

내가 “대통령”이라는 직위에 너무 많은 책임을 바라는 걸까? ..신도 아닌 존재에 대한민국 삼라만상을 아우르길 바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적어도 박근혜 씨는 당시 정부 대응체계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대통령으로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왜 사고를 못 막았는지, 진실 되게 밝힐 수는 있잖아? 유가족들에게 설명할 수 있잖아? ...박근혜 씨 탓은 그만. 누워서 내 얼굴에 가래 뱉는 기분이야..

 

세월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짊어져야 할 아픔? 죄책감?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서 떠날 것 같지 않다야.. 분위기 전환! 반면! .,.4.19는 세월호와 느낌이 달라. 4.19만큼은 교과서로 배운 이성적 판단만 가득하다랄까? (..?) 그러니까, 그, 아악! 내 추악한 표현력의 한계!

 

그러니까, 세월호는, 머리로는 잊었는데 가슴 한편이 기억해! 내가 그걸 어떻게 깨달았냐! “코코” 주제곡 들으면서 눈시울이 터지려는 순간 알았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다 놓아 준 줄 알았는데, 그래도 아직 기억하고 있었구나. 세월호를...

 

4.19는 달라. 위령탑 앞에서 사진 찍기도 하고, 기념하기도 하고, 고마움과 감사함이 가득하건만, “응어리짐”은 없거든. 난 62년 전을 살지 않았으니까, 그 시대와 함께했던 보편적 죄책감을 몰라. ..내 말, 뭔 뜻인지 이해했지? (...) 아잇, 나도 내가 뭔 말 하는지 모르겠어! 대충 알아서 들어! (...)

 

4.19 앞에선 위축되지 않아. 당당히 화낼 수 있다고! 이승만 개 싸만코 죠스바놈의 새끼! (...) 후아. 터질 것만 같던 머리가 드디어 좀 풀리네.. 여기 우남 이승만 선생을 사모하시는 분, 계십니까? (..) 하! 어쩔 수 없습니다! 요리보고 저리 봐도 이승만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 처박을 놈이니까! 반박 시 뉴트리아, 앞잡이, 역사 18등급. (...)

 

후우... 30년 후에 후손들이 우릴 똑같이 바라보겠지? 세월호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이들이 우릴 어떻게 평가할까? ..내가 이승만 욕하는 것만큼이나 살벌한 반성, 비판 기대합니다. 쿠하!

 

..됐어. 두려웠던 주제, 꾸역꾸역 풀어냈네.. 이걸로 조금이나마 부끄러움을 벗었구나.. 후아! 내일은 평소대로의 멍멍이 소리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리면서, 기억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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