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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맘모스빵에 비친 내 마음2022.05.11 PM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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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모스빵에 비친 내 마음
부산 초량 태성당을 아십니까? 70년 전통의 빵집! 거대한 맘모스빵이 최고였다. 즐겨 찾았지. 캬하!
하지만, 이제 태성당 갈 일은 없어. (왜?) 내 사랑 맘모스빵이 사라졌으니까.. 코끼리 발바닥만 하던 맘모스가, 조박마한 모스가 돼버렸어! 부피 3분의 1토막! 가격은 예전 그대로인데! 이게 나라냐! (...) ..사장님, 너무하십니다. 아무리 요즘 밀가루 가격이 뛰었다지만, 예!
식량위기니 물가폭등은 바다 건너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어. 근데 아니었네? 우리 동네 빵집까지 침투했었네! ..걱정이다.. 우크라이나 밀밭은 전쟁 통으로 불타버렸지, 석유는 물론 러시아산 해바라기씨 유까지 공급이 막혔지, 세계 물가는 들썩이지, 먹을 건 없지, 폭동이지! (...)
..역겨운 점이 뭔지 알아? 난, 우크라이나 국민이 죽든 말든, 내 먹을 거리나 신경 쓰인다는 거야.. 차라리 이럴 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3일 만에 꿀꺽하고, 밀밭에서 노동착취 제대로 해서, 세계 식량에 이바지해 주길 바랐다.. 그래서, 그래서.. 지난 몇 주간 푸틴 깔 거리가 차고 넘쳤음에도 차마 그 놈을 깔 수 없었어..
뿐인가? 고물가로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오히려 난 안도했어.. 왜! 그들이 굶주린 만큼의 식량이 어딘가로 빠졌다는 얘기니까! 그 중 몇 %는 우리 대한민국으로 들어올 테니까! ...
내 딴엔 평등, 공정, 경제적 자유를 부르짖었어. 그래봤자 세계적 기준에서 난, 기득권 중에 기득권이요, 수취 카르텔의 정점에 서 있는 놈이구나... 이런 내 모습에 부끄럽고 죄책감마저 들어.. 그런데! 고치고 싶은 의지가 생기지 않아! 내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무슨 도덕이며, 공정무역이란 말인가! 그들의 것을 조금이라도 더 빼앗아 나에게 몰아주시오! (...)
..미안하다. 웃자고 꺼낸 얘기, 의식의 흐름 따라 심해가 돼버렸구나. (...) 여러분께라도 고해성사를 드리고 싶어..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 콩팥 마을 영상을 봤거든.
삶을 이어갈 길이 없는 사람들이 택한 방법, 신장 하나를 떼어내는 것... 옆구리에 낙인처럼 새겨진 바느질 자국에 안타까움, 끔찍함이 교차했어. ..그것도 잠시, 난 이미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신장수술 받을 때는 아프가니스탄 제를 사야겠구나. 아프가니스탄 신장이 가성비 넘치겠구나! 이딴! 이딴 추악한 계산기를 말야!
내가 유별난 놈인가?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아니면 돈 앞에서는 모두가 인간성을 상실하는 걸까? ...모르겠다야.. 확실한 건, 적어도 난 야만을 벗어나지 못 했어. 문명이란 포장지로 겨우 숨겨놨을 따름이야. .,후우, 죄를 고하니 그나마 가슴 한편이 가벼워졌다.. 모두 고마워. (...)
이왕이면 아픔의 근원까지 뜯어고치면 좋으련만, 그게, 그게, 안 돼! 말했다시피, 난 욕심쟁이니까! 내 위장에 집어넣을 빵, 밥, 고기반찬, 토마토, 절대 양보 못 해! 페루, 스리랑카, 우크라이나가 뭐라고! (..) 후우... ..게다가, 나 혼자 양보해봤자 뭐가 달라져? 전쟁, 기아, 기후위기 앞에서 무슨 소용이람.. 아잇! 이런 나약한 자식!
그래, 미약하나마 세계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분리수거 잘 하고, 컴퓨터 안 쓸 때 전원 내리고, 살짝 덜 쳐 먹고, 방귀 덜 끼고, 소고기보다 닭고기 먹고, 또.. 푸틴 욕하고, 세계 독재자들 욕하고, 시민들을 응원하고, 지금처럼 여러분 선동하고! 캬하! (...) 농담입니다. 제가 뭐라고 여러분 의사결정에 참여하겠습니까. (...)
아참, 진지하게 기니피그를 키울 때가 된 것 같아. 만약을 대비해 비상식량으로 잡아먹어야 하지 않겠어? (야!) 농... 담 아닙니다! (적당히 해!) ..사실 꾸이가 어떤 맛인지 궁금했습니다, 에헴.
아무튼. 태성당 대빵 맘모스빵이 돌아오는 그날까지, 사랑! 평화! 행복! 그리고, 푸틴 죠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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