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마이피

[칼린풍자쇼] 시공의 폭풍은 잠들고2022.07.11 AM 07:48

시공의 폭풍은 잠들고

히오스를 아십니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블리자드의 멀티 유니버스, 시공의 폭풍! (...) ..이 갓겜이 마침내 영원한 별이 되었다. (..?) ..그저께였지. 블리자드에서 공지를 올렸어. 그 내용이란, 히오스, 스타크래프트2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하겠다..

여기서 “스타2 운영 방식”이란 무슨 뜻이게요? 게이머라면 이 정도야 기본이죠? (...) ..한 마디로, 산소호흡기만 달아주겠다! 더 이상 신규 영웅, 즐길 거리는 없다! 가끔, 아주 가끔 밸런스 패치는 해 줄게! 서버 안 닫는 걸 감사하십시오, 휴먼! (...)

뭐, 괜찮아. 다들 예상한 결말이잖아? 예전이야 고급 레스토랑, 큐 잡는데 3만 6천 초, 망겜! 어그로라도 끌었지, 요즘은 히오스를 까는 사람조차 없어. 악플보다 더 무서운 무관심! 진짜 사그라질 때가 된 거지..

그래서 시공은 왜 멈췄을까? (...) 타격감이 없다, 재미가 없다, 이런 수박 겉핥기 비판에는, 난 동의 못 해. 제대로 즐기면 롤보다 더 짜릿한 것이 히오스야. 팀원 5명이 한마음 되어 궁연계라도 박을라치면, 캬하! 그 쾌감! 도파민! 어디 분식집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 반박 시 겜알못. (짝!) ..오해 마십시오. 저는 롤도 좋아합니다. 티모, 케이틀린, 야스오, 쓰리챔 충이죠. 캬하! (짝!)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히오스가 망한 이유, “키히라”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글쎄..

기존 블리자드 세계관에 없던 캐릭터지? 시공 오리지널 캐릭터야.. 흑인, 여성.. 떠오르는 거 없습니까? (PC?) 그래, 폴리티칼 코렉트니스, 정치적 올바름! 2019년, PC가 게임판을 한창 휩쓸고 있을 때 키히라가 나왔거든.

하긴, 명색이 시공의 폭풍인데, 다양한 인종과 성별이 나와야지. 옆 동네 오버워치에서는 트레이서가 레즈비언이 되고, 솔져가 게이가 되는 마당에, 앙! (...) 다만, 빌드업이 너무 부족했어. 키히라만의 세계관이니, 성격이니, 아무 설명 없이 다짜고짜, 츄라이 츄라이 해버렸으니, 끄응.. 출시됐을 때 욕 엄청 먹었다. 키히라 자리는 원래 백인 남성 “리노 잭슨”이었다는 소문도 파다했고.. 리노 잭슨 아시죠? 우린 부자가 될 거야!

그러나 키히라 탓을 하기엔 망조의 근원이 너무나 깊어. 캐릭터가 무슨 죄야? 키히라, 막상 플레이 해 보면 얼마나 재밌게요. (...) 보다 더 깊은 원인이 있다, 이 말이야! 그것은 바로, 2018년 12월 13일! 히오스 프로 리그를 하루 저녁에 폐지한 블리자드의 결정 때문이라고 난 강력하게 믿는다!

어떤 예고도 없이 대회를 닫아버렸어. 프로야구로 치면, 스토브 리그 중에 팀을 해제한 것도 모자라, KBO 자체를 터뜨려버린 꼴이야. 돈이 안 된다고! ..히오스에 청춘을 갈아 넣었던 선수들, 팀 관계자들, 뜨겁게 응원했던 팬, 그 모두를 배반, 배신한 행위였다! 이게 게임회사냐! E스포츠? 웃기지 마라 그래! (...)

후우.. 펀쿨섹.. 은, 아직 한발 더 남았다. 이후 게임 운영은 참혹할 지경이었어. 패드립퍼가 설치든, 패작러가 판치든, 잡질 않아! 신고 백날 넣어봤자 정지가 안 돼! 그럴 수밖에! 관리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인건비 아깝다고 죄다 AI 징계 시스템에 맡겼으니까! 그것도 전후 맥락이니, 게임 흐름 전혀 볼 줄 모르는 AI에게!

사태가 얼마나 심각했냐면, 소위 그랜드 마스터 구간에서마저 트롤러들이 넘쳤어. 아니, 트롤러를 넘어선 악성 주작러! 순위표 1등부터 10등까지를 이 자식들이 차지했다면 믿어져? 왜냐! 이 놈들은 패배를 모르니까! 천승 빵패! 허접한 매칭 시스템을 이용해서 지들이 원하는 게임만 하는 거지! 그런데도 놔둬. 수수방관! 에라이, 얼어 죽을 블리자드! 시공을 망치는 이 사회부적응 찐따 새끼들아! (야!) 어쩌라고! 엄마 아빠 안부 안 묻는 걸 다행인 줄 알아!

아무튼... 시공은 하늘의 별이 됐어.. ...게임은 몰라도 음악은 진짜 좋다? 우리 오르피아, 아아, 오르피아 장송곡 들으면서 오늘 쇼를 끝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