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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무인우편창구 이용 실패기2022.08.23 AM 12:03
무인우편창구 이용 실패기<-meta />
주말 사이 내겐 아주 거대한 일이 있었어. (?) 정들었던 카메라 렌즈를, 무려 2개나 중고로 떠나보냈거든. (...) 안 팔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천만에, 쫙쫙 잘 나갔다? 너무 싸게 올렸나? 살짝 아쉬운데! (...)
아무튼. 이제 월요일 우체국에서 택배 붙일 일만 남았건만, 어라! “무인우체국”이란 단어가 내 머릿속을 얼핏 지나치는 거야. 뉴스에서 마주친 그 단어가! (..) 당장 인터넷에 검색해 봤지. 무인우체국은 일요일도 택배 접수가 가능한가요? 구글신 왈, 가능하다! 하악하악! 이거다! 하루라도 더 빨리 배송 드러 가즈아! (...)
그렇게 평온한 일요일 오전 10시, 나는 택배 박스 2통을 들고 부산 중구 중앙대로에 위치한 “부산우체국”으로 향했지.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무인우편접수기가 부산우체국에 있었걸랑. 우체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웠게요. 내 생애 첫 무인 우편 서비스 이용기! 콩닥콩닥! (...)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목표 장소에 도착했건만 접수기가 안 보이는 거야. 365일 코너를 아무리 뒤져봐도 종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어. 그때서야 뒷골이 서늘해지는 거 있지. ..설마, 무인접수기가 우체국 건물 내부에 있는 건 아니겠지? 철문 단단히 닫힌 저 안에! 어! ..는,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비껴나가질 않죠. 우체국 안에 무인접수기가 있습니다!
아니! 휴일에도 우편 접수하라고 존재하는 게 무인우편창구 아닌가? 그런데 그걸 우체국 안에 설치해 두면 어쩌자는 거야! 왜! (...) 뭐, 기기 설치비 때문에 그랬나? 우체국이랑 먼 곳에 설치하면 돈이 많이 들어서? (...) 마침, MBC에서 무인택배기 관련 보도 기사가 있더라고. 우체국 무인기를 22년째 한 업체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느니, 한 대 설치하는데 700만원이나 빠진다느니, 관리에도 예산이 많이 쓰인다니, 어! 그게 다 국민혈세 아닙니까! (...)
..끄응.. 뭔 얘기하다 주체 못할 분노를 표출하고 있지? (무인택배기..) 그래, 무인택배기. 제가 부산우체국까지 택배상자 2통 들고 갔다가, 정작 무인기는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선 탓에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 맞습니다. (...)
생각해보니 좀 거시기하다야. 무인우편 접수기를 설치한다면, 우체국이 내부가 아닌, 오히려 우체국의 영향권이 가장 약한 곳에 설치하는 게 효율적이자, 공익적이지 않을까? 도서산간, 달동네 꼭대기 같은데 말야, 앙? (...) 이 부분은 달동네 거주인인 이 몸께서 자신 넘치게 증명할 수 있어. 정말, 우리 동네에서 택배 한번 붙이려면 산을 타야 한다니까. 아랫동네 우체국까지 왕복 2.6KM에 달하는 경사로를 오르락내리락! 그러는 사에 온 몸은 땀범벅! (...)
여하튼.. 그래서 내 첫 무인우편체험기는 이렇게 실패로 끝났을까요? (...) 훗, 다행히! 근처에 “찐” 무인우편접수기가 있더라고!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 지하 입구에! 여기는 지하상가가 개방된 이상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곳이었어! 겟 레디 포 더 넥스트 배틀! (...)
그리 하야 마침내 마주한 무인우편창구. 첫 경험의 불안을 간직한 채, 지시에 따라 내 주소를 입력하고, 보낼 곳 주소를 입력하고, 다음으로 택배상자를 기기 안으로 집어넣을 일만 남았는데, 아뿔싸.. (..?) 박스가 들어가질 않는 거다! 구멍이 작아! (...) ..설마, 무인우편접수기는 상자 크기를 가리나? 에이, 설마... 는, 여지없이 가렸고요. 내 아랫도리처럼 묵직한 박스는 받아주질 않고요! (짝!)
우체국 박스 1호, 2호, 3호까지만 가능! 단, 몇몇 기기는 3호 박스 접수가 불가능 할 수 있습니다! 아악! (...) ..후우.. 물론 사용법이니, 제약사항이니, 제대로 확인 안 한 내 잘못이지. 그러나, 우체국도 책임이 있습니다! 홍보 부족! 사용법 전파 소홀! 어! (...)
결국 난 무인우편창구를 이용한 택배 접수에 실패했어.. 참.. 나, 무인기라면 제법 친숙하단 말야. 그 속 터진다는 롯데리아, 맥도날드 키오스크조차 우습게 넘겼어.. 편의점 택배? 눈 반쯤 감고도 접수합니다. (...) ..그런데, 그런데! 대한민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체국 키오스크를 못 쓴다고? 이게 나라냐! 어이! (....)
무인우편창구... 안 써! 택배는 사람과 사람으로 보낼 테다! 끼요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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