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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학폭보다 상처받은 일2023.01.27 PM 11:53
학폭보다 상처받은 일<-meta />
주의. 오늘은 기분 쭉쭉 쳐지는 주제입니다. 학교 폭력 말이죠... 정 듣고 싶은 분만 남으시기! 그럼 시작한다!
언제나 있었던 학교 폭력이건만, 요즘은 언론에서 유독 자주 언급되는 것 같아. 추신수? 학폭을 저지른 선수에게 동정심을 보인 이유로 몰매를 맞았더군. 반면, 여행 유튜버 곽튜브는 과거 지옥 같던 학창시절을 증오? 오기? 그 무언가로 극복한 인터뷰를 했고.
글쎄다.. 난 중학교를 학폭 속에서 살았어. 알잖아. 내 독단적 성격. 남들과 말을 하지 않고, 내가 말하고 싶은 친구와만 대화하고, 그랬더니 어느새 왕따가 됐더라고. 왕따라기보다 뭐랄까, 친한 친구는 있는데, 일진에게 늘 얻어맞는 놈이었다랄까..
그래서, 지금이라도 복수하고 싶으냐? 드라마 “더 글로리”처럼? ...아니. 복수할 생각 없어. 나쁜 놈들 뒷조사니, 살해 방법까지 연구할 만큼 한가한 내가 아냐. 그 시간에 내 인생을 즐기기도 바쁜데... ...몰라, 너무 아팠기에, 상상하기조차 역겹기에, 마치 트라우마처럼 모른 척 묻어두는 걸까?
사실, 놈들에게는 상처받지 않았어. 그 자식들 때문에 몸이 아프고, 가끔은 질질 짰다지만, 난 결코 부끄럽지 않았으니까. 그 인간들은 똥이다. 똥이 똥처럼 행동한다는데 내가 무슨 원한을 가지리오. ...하! 도덕적 우월감마저 느꼈지.
그런데, 선생님, 그리고 엄마한테는 배신감을 느꼈어... 분명 아셨을 텐데. 내가 괴롭힘을 당한다는 걸 선생님들은 분명히 아셨을 텐데... 아무 도움도 주지 않았어. 아쉽더라고... 엄마는... 중2때인가? 내가 도저히 학교 못 가겠다고 했을 때, 인간들이 보기 싫다고 했을 때, 너무 상투적인 충고만 내게 해줬어. 그냥 학교 다녀라, 세상이 다 그런 거다... 뭐, 선생님이고 엄마고, 다 사정이 있었겠지요..
아무튼. 그래서 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어. 만 19세만 넘으면 학폭 없는 세상으로 나아갈 줄 알았지. ..는 천만에. 군대를 생각 못 했습니다. 조직생활을 망각했습니다.. ..다행히 군에서 폭행은 당하지 않았어. 패드립 수위를 아득히 넘는 언어폭력을 당해서 그렇지... 참, 고작 20살 갓 넘은 인간들이, 병정개미 놀이에 심취하다니. 인간을 인간처럼 대하지 않는 것들...
그럼에도 난 아직 인간을 믿어. 내가 학폭에 시달린다는 걸 선생님께 보고해준 이 또한 인간이었으니까. 나의 친구, 고맙다... 군대에서도 날 위로해주는 사람이 많았어. 같이 고락을 나눴던 동기들. ...그래, 인간을 증오하기엔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너무 많아.
이쯤에서 난 “좋은 사람”인가? ...자신이 없어. 학폭에 당했다는 놈이 정작 초등학교 때는 학폭을 방관했어. 왕따 당하는 친구를 나도 괜스레 멀리했어. 나도 무리주의에 젖은 침팬지 중 한 마리였어.. 반성합니다. 차라리 내가 당한 일이 인과응보였으면 좋겠다...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입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하소연만 늘어놨구나... 이상. 내일은 언제나처럼 신명나는 카메라 장비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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