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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단추를 찬양하며, 단추 없는 옷을 흠모하며2023.06.22 AM 12:24
단추를 찬양하며, 단추 없는 옷을 흠모하며
여러분은 전통 한복 좋아해? 난 “보는 것”만 좋아해. 은은한 비단결에, 밑 트임 저고리에, 슬쩍 비치는 하얀 속옷에! 역시 우리 조상님이시다! (짝!) ...그러나 막상 전통 한복을 입으라 치면 걱정부터 되거든. 허리끈 감아야지, 곳곳에 대님 여며야지, 저고리 고름 묶어야지, 이 얼마나 번거로운 일이니. 화장실은 제대로 갈 수 있겠니?
그렇기에 서양 기성복에 치이고, 겨우 관광지 체험매장에서나 명맥을 이어가는 우리네 전통 한복 아니겠습니까! ..라고 섣부른 원망을 쏟아낼 무렵. 유튜브 센세께서 내게 영상 하나를 선사하셨어.
영국 튜더 왕가 전통복장 입기!
할 말을 잃었습니다... 속옷, 속치마를 입는 것도 모자라서, 주름 스커트까지 갖춰야 한다고? 옆구리를 굵은 실로 칭칭 꿰맨다고? 금침까지 동원해서 옷을 고정시킨다고? 보조 2명이 없으면 벗지도 입지도 못 한다고? ...이래서야 똥오줌은 어떻게 싸라는 거야! 이걸 사람이 입으라고 만들었나!
영국 왕가 전통복장에 비하면야 우리네 한복은 선녀다. 그치? (...) 물론 공정한 비교를 하려면, 저쪽이 왕족 복장인 만큼 이쪽은 곤룡포를 대령해야 할 테지만, 아니! 세세한 사항이야 대충 넘어갑시다. 에헴. (...) 대신 18세기 영국 노동자 여성 복장을 살펴보자고.
맙소사.. 혼자 입을 수 있다는 것 빼고는 왕족 의상이랑 난이도가 비슷하잖아! 영국은 왜 이렇게 끈을 좋아해! 가슴이며, 허리며, 뒷머리며, 상의며, 온통 끈끈! 옷을 입는 건지, 신발 끈을 묶는 건지, 혼동이 올 지경이야. ...그래도 노동자 복장은 똥오줌을 쌀 수 있겠어. 겉치마 걷고, 속치마 걷고, 원피스 걷고, 속옷 걷고, 이 모든 과정을 거치기만 하면 되니까. 에라이!
이쯤에서 그것의 고마움을 격하게 느끼지 않을 수가 없어. 바로, 단추! 현재 우리가 일상에서 하찮게 여기는 부속... 그래서, 단추는 몇 세기가 되어서야 의복에 들어오는 걸까? 설마 20세기를 지나서야 활약하는 거야? ...했더니, 천만에!
단추는 선사시절부터 인류가 사용했던 도구였어. 헤에! ..그런데 왜 18세기 영국 여성 노동자 의복에는 단추가 전혀 보이지 않는 걸까? ...했더니, 18세기 전반만 하더라도 단추는 일개 의류 부속품이 아니었대. 브로치와 훈장에 버금가는 사치재이자 신분과시용 수단이었대. 이 말은 뭐다? 높으신 분들만 착용할 수 있었다. 그것도 주로 남자만! 그러니 여성 노동자층은 아직 단추 달린 옷을 입을 수 없었구나! 아하!
그러나 18세기 중반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단추가 보석이 아닌 목재로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서, 이후 일반 대중 여성들 또한 단추의 축복을 누릴 수 있었어. 한편, 정작 단추를 한참 전에 실용적으로 취급한 곳은 중국 북방 유목민족이었대. 말을 타고 평원을 질주하려면, 옷을 펄럭이는 끈으로 묶기보다 덜렁대지 않는 단추로 동여매야 한다나? 믿거나 말거나.
아무튼, 무슨 얘기하다 단추의 역사를 훑고 있지? ...아! 전통 복장. 단추가 없어서 슬픈 의상이여! ...그런데 말입니다, 솔직히 멋은 단추가 없었을 때가 더 있어 보이지 않니? 가령, 여성 한복에 하늘하늘 옷고름 대신 단추가 들어오기엔 뭔가 모양 빠지잖아? 안 그래도 개량한복에서조차 여성 격식복은 옷고름을 고집하더만?
참... 원래 계획대로라면 단추 만세를 외치고 끝낼 참이었으나, 말하다 보니 웬걸, 단추 없는 전통 복장을 흠모하고 있네? 아잇, 난 복고풍 꼰대인가 봐. 입기 버거운 옷이 보기에는 좋다. 허세를 버리지 못한 자. 하!
그래도 내가 입는 옷은 단연 단추지! 무단추 복장일랑 코스프레 모델님께 맡기자고. 아무렴!
단추와 지퍼는 언제부터 우리의 옷을 지배하게 된 걸까 | 단추와 지퍼의 역사! (썬킴 역사 스토리텔러) [이강민의 잡지사] - YouTube
알고 보면 귀하신 몸! 단추의 역사 (naeiledu.co.kr)
내일신문 (naeil.com) (옷고름에서 단추를 거쳐 지퍼까지)
'단추'와 '지퍼'의 역사...끝은 같으나 시작은 달랐다 < World Pick < Fashion&Beauty < Culture < 기사본문 - 월드투데이 (iworld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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