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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나의 조명 반사판 탐사기2023.08.28 AM 12:17
나의 조명 반사판 탐사기
평온한 일요일 저녁, 여지없이 카메라 장비 이야기를 준비했지! (...) 오늘의 주제, 반사판, 어떻게 잡을 것인가! 무슨 제품이 좋은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선언하고 갈 사항이 있어. 한 동안 내가 조명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잖아? 크기는 작고, 무게는 가볍고, 그런데 광면적은 넙대대한 조명을 찾아 백날 고민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던 나날들...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어. 작고 가벼운 구성으로 가자!
그래, 취미 장비가 주제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조명 스탠드니, 무선동조니, 200W 이상 대광원이냐! ..,근데 왜 마음 한편에 거대한 것에 대한 미련이 남는 걸까, 흑흑.. 아니! 결심 단단히 먹자! 나의 광원은 플래시! 카메라 슈에 올려놓고 쓸 스피드 라이트로 만족하자!
단, 플래시를 쓴다 한들 내 차마 직광으로는 못 쓰겠어. 난 직광이 아닌,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을 선망하니까. 그러니 천장이 됐든, 벽이 됐든. 어떻게든 빛을 위로 쏘아 올려서 반사를 시킬 테야.
헌데 주변에 빛을 반사시킬 사물이 전혀 없는 경우라면? ...뭐 문제될 거 있나. 우리에겐 반사판이 있으니까. 허나 진짜 문제는 뭐다? 지름 80cm, 무게 약 400그램에 달하는 이 놈의 반사판을 어떻게 하늘높이 들 것인가!
Neil Van Niekerk 씨입니다. 카메라를 한 손으로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반사판을 잡은 채 촬영하셨어. 보기에는 간단한데, 실제로 해 보면 욕이 절로 튀어나와. 손은 떨리지, 팔뚝은 저리지, 카메라 조작마저 어렵지, 이 방법은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아주 짤막하게 촬영을 진행하면 모를까.
그럼 반사판을 모노포드나 삼각대에 거치하는 건 어떨까? 딱히 다른 방법도 없잖아? ..그러나 이 방식을 택한 순간 신경 써야 할 요소가 엄청 생기더군. 일단 짐이 늘어나. 스탠드 들어야지, 모델님 안전과 직결되는데 안전장치로 물주머니나 모래주머니 같은 무게추 얹어야지. ...뿐인가? 북적한 행사장 길목에 조명스탠드를 세운다는 것 자체가 민폐니까. 후아..
역시 혼자서는 반사판을 감당할 수 없는가? 보조사가 필요한가!
하마다 히데아키 씨입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하다야. 사진사가 오직 촬영에 집중할 수 있는 태세. 허나 나에게는 꿈같은 장면이지. 난 고독한 장비가, 늘 혼자 다닙니다! 도우미 고용할 만큼 넉넉한 인간이 아닙니다! 따흑..
그런데 잠깐만. 어쩌면 혼자서도 히데아키 씨처럼 반사판을 들 수 있을지도? 이렇게!
내가 그림판으로 정성들여 그린 그림이야. ...배낭 삼각대 꽂이에 모노포드를 연결한 후, 그 위에 반사판을 올리는 거지! 반사판 따위, 내 육중한 피와 살로 지탱한다! ...그럴싸하지 않아? 나름 칭찬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크흠.
너무 괴상하게 비칠까? (...) 아무렴 어때. 내가 이만큼 사진에 미친놈이다, 과장광고 할 수 있으니 오히려 좋지 않을까! ...다행히 내가 플래시와 반사판을 대동할 장소라 해봤자 부산코믹월드나 코스프레 행사가 대부분이거든. 그곳에서는 날 이해해 주실 것 같아. ..아닌가? 크흠.
내가 걱정하는 부분은 따로 있어. 반사판을 배낭에 결착했을 때, 과연 내가 반사판 각도를 제대로 조절할 수 있을까? ...한편 이 방식은 조명의 광면적을 늘리고 높이만 높였을 뿐, 위치는 고정이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빛의 방향을 조절할 수가 없구나. 모델과 광원 간의 거리도 아쉽고, 참.... 워워! 이러다 또 산으로 갈라. 다시 큼직한 조명 장비 탐할라! 안 돼!
아무튼. 반사판을 배낭에 붙인다 치면, 모노포드로 높이를 올리고, 그 다음은 반사판을 튼튼히 잡아 줄 장치를 달아야겠지? 몇몇 후보군을 찾아봤어.
1번 후보, 맨프로토 리플렉터용 범용 브라켓!
멋지다! 반사판을 양쪽에서 튼튼히 잡는 덕에 웬만한 바람에도 반사판이 휘청거리지 않겠어. ...단점으로, 브라켓 무게만 0.8KG에 달해. 그리고 비싸. 12만원! 철봉 주제에! 에라이!
저렴이 중국산으로 비슷한 제품을 알아봤는데, 안전과 직결된 장치라 차마 손이 안 가더라고. 일전에 내가 이런 쪽에 중국산 부품들 많이 써봤지 않겠니. 내구도가 꽝이야. 플라스틱이 갈려. 심지어 꽤나 인지도를 갖고 있는 “고독스”조차 비실하더라.
2번 후보, 집게 달린 매직암!
거리 조절 가능하고, 각도 조절 가능하고, 괜찮은 것 같아. ...허나 제대로 된 매직암은 너무나 비싸. 예시로 들고 온 제품은 아이풋테이지 건데, 15만원 가까이 해. 맙소사. ...그렇다고 알리발 묻지마 매직암 샀다간 큰일 난다고. 꺾여! 직접 경험한 거야!
3번 후보. 맨프로토 플렉서블 암!
이걸 코브라라고 부르던가? 위치 조절하기에는 제일 편하겠어. ...그러나 최대 적재 중량이 0.5KG에 불과한 점이 걸려. 몇몇 반사판은 자체무게만 0.5KG을 넘어버리니까. 여기에 집게발 무게까지 따져야 하니까. ...이게 또 싼 것도 아니다? 맨프로토라고 5만원이 넘어. 야이!
4번 후보. 슈퍼클램프!
비록 각도 조절은 힘들겠지만, 가장 단순하고 튼튼할 것 같아. 마침 내가 슈퍼클램프를 보유한 탓에 따로 추가지출 할 필요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고. 슈퍼클램프에 대해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알리에서 파는 상품 사이에도 품질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 이왕이면 돈 좀 더 주더라도 레오포토나 AOKA 제를 추천해.
이렇게 반사판을 꽉 물어줄 장치를 구상할 무렵, 아뿔싸, 몇몇 반사판은 1/4 또는 3/8인치 나사구멍을 탑재하고 있더군! 이처럼!
맨프로토 HALO COMPACT. 손잡이에 1/4인치 나사구멍을 갖추었어. 고정하기에 딱이네! 더욱이 이 제품은 반사판 외부 프레임을 완전히 분리할 수 있어서 휴대성이 좋더라고. 당장 지르고 싶은데! ...는, 82cm 반사판이 10만 4천원! 맨프로토 이 쌍쌍바 자식들! (...)
되레 잘 됐어. HALO COMPACT 쓸 때마다 외부 프레임 하나하나 펼쳐야지, 반사막 끼워야지, 접으려면 지금까지의 과정 반대로 해야지, 분명 엄청 귀찮을 거야.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못 쓸 제품일 거야. ...그치?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 (...)
나사 구멍을 갖춘 또 다른 반사판, 스몰리그 반사판!
스몰리그에서 반사판마저 만드는구나. 이번에 조사하면서 처음 알았어. 어쨌든 스몰리그 정도면 품질 괜찮을 테고, 가격 18달러로 그나마 혜자인 편이고, 손잡이에 3/8인치 나사구멍 있고, 괜찮네?
...는,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 (...?) 스몰리그는 5 in 1, 반사판 하나에 디퓨져, 금색, 은색, 흰색, 검정색, 다섯 가지 기능을 보유했어. 다양하니까 좋은 거 아닌가? 했는데, 기능을 다양하게 한 만큼 반대급부로 단점이 생기더라고.
영상처럼 5 in 1 제품은 겉에 거죽을 지퍼로 벗기고 입히는 방식이야. 첫째, 이 과정이 귀찮아. 둘째, 200그램 정도 무게가 늘어나. 셋째, 이게 가장 아쉬운 부분인데, 반사판을 펼치더라도 내부에 반사천이 빳빳하고 탱탱하게 당겨지지 않는대. 흐음... 난 차라리 기능을 포기하고 단순함을 택하겠어. 어차피 난 흰색과 은색, 금색 정도만 쓸 작정이걸랑.
참고로 금색, 누러딩딩한 반사판을 왜 쓸까, 의문을 가졌었거든? 근데 의외로 많은 프로 작가들이 금색 반사판을 사랑하시더라고. 대체 왜? ...알고 보니 금색 계통의 반사판을 써야 피부톤을 살릴 수 있는 있는 경우가 생긴대. 특히 창창한 하늘 아래에서 반사판을 쓰면, 푸르른 하늘빛이 자칫 피부 색온도를 낮춘다나? 그때 황금빛으로 피부를 황금황금하게! (...)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나도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거야! 나 반사판 써 본 적 없어! 에헴.
다음, 포토다이나믹에서 나온 반사판. 80cm 기준 약 1만 6천원!
그립 갖추었고, 3/8인치 나사구멍 있고, 흰색과 은색 단순한 조합이고, 그리고 “원형”이고! 좋네! ...아참, 이것도 인터넷에서 언덕너머로 배운 거야. 반사판의 모양이 결과물에 영향을 준대. 네모, 세모, 원형으로 눈동자에 들어가는 빛이 달라진대. 이 중 보편적으로 가장 선호되는 모양은 원형! 그래서 나도 원형 반사판을 선별했어.
여하튼. 모든 조건을 따지면 포토다이나믹 반사판이 내게 가장 적합한 것 같아. 그런데 왜 이렇게 맨프로토 HALO COMPACT에 욕심이 갈까나. 아잇... 이 놈의 허세! 그저 비싼 거에 눈이 돌아가서!
이상, 장비 이야기 했더니 분량초과 하는 줄도 모르고 떠들었네. 죄송합니다. ...구상은 열심히 하는데, 답은 여전히 모르겠어. 내 주머니사정으로는 이리저리 시행착오 겪어 볼 여건이 안 되거든. 한번 살 때 제대로 사야 하니까, 고민이 한가득 늘어나는 것 같아. 후우...
여태까지 장시간 제 고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다음 주에도 장비스러운 이야기를 계속 들고 오겠습니다. (...) 다음 한 주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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