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플래시, 과연 필요한가?2023.08.30 AM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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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과연 필요한가?

 

 

오늘 역시 카메라 장비 썰. 이번 주제는, 과연 나에게 플래시가 꼭 필요한가!

 

우선 왜 내가 플래시를 갈구하게 됐는지부터 설명할게. 때는 7월 말, 부산 벡스코에서 WCG 2023이 열렸어. 거기서 난 악명 높은 벡스코 실내조명과 맞닥뜨렸지.



속수무책이었어. 사진이 죄다 보라딩딩 거무틔틔 정육점 코너에서 찍은 것처럼 나왔거든. 압도적 무력감에 셔터를 누르기조차 싫더라고, 결국 난 제대로 된 사진 하나 남기지 못한 채 도망쳐 버렸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조명에 빠진 거야. ..언제까지 도망칠 수는 없다!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열악한 실내조명을 뛰어넘을 수 있는 빛! 혼자서 기꺼이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벼우면서도, 석양처럼 부드러운 빛! ...여러 고민 끝에 플래시를 선택했어.

 

그런데 막상 플래시를 지르려고 보니 심장이 덜컥하는 거야. 플래시가 한두 푼 비싼 것도 아닌데, 내 대부분의 재산을 불살라버릴 행위인데, 정말 내겐 플래시가 필요한가? 플래시가 아닌, 다른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빛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후보정”으로 말야.

 

 

가령, 역광과 같이 배경과 인물 간 노출차이가 심한 경우, 플래시 대신에 HDR 촬영을 하면 어떨까? 노출 브래킷을 이용해서, 한 장은 배경에 노출을 맞추고, 다른 한 장은 인물에 맞추고, 이를 합성하면 전체적으로 노출이 맞는 사진을 얻을 수 있잖아?

 

아닌가? 시시각각 움직이는 인물을 대상으로 브래킷 촬영을 했다간 사진이 흔들려버릴까? (...) 하긴, 선명한 브래킷 결과물을 얻으려면 삼각대를 쓰는 것과 동시에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는 대상을 찍어야 하니까. ...는 잠깐, 그럼 HDR 동영상 촬영은 어떤 원리람? 사진과 달리 영상은 화면이 계속해서 변화하는데?



알고 봤더니, 센서 자체가 SF-HDR, 싱글 프레임 HDR을 구현한대. 찍을 때부터 밝은 노출, 어두운 노출, 2장면을 동시에 찍어서 섞어버리는 거지. 기술의 발전이 놀랍구나.

 

 

아니면, 배경이 중요하지 않은 경우, 아예 배경을 날려버리는 건 어떨까? 오로지 인물에만 노출을 맞추고, 배경은 AI님에게 맡기는 거지.

 

포토샵이나, 파이어플라이나, 루미나르나, 요즘 생성 이미지 기능이 대단하잖아? ...사실 난 포토샵 “생성형 채우기”에 의구심이 많았어. 해봤자 어색하겠지. 과장광고겠지. ...는 천만에! 충격 그 자체였어!






부산코믹월드, 용과 같이, 마지마 고로를 코스프레하신 하내린 님입니다. 박수! ...이 정도면 창조주 수준 아니니? 배경을 쫙쫙! 자연스럽게!

 

 

한편 캐치라이트는 어떨까? 이마저 플래시를 쓰지 않더라도, 포토샵에서 쓱싹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그래, 캐치라이트가 뭐니. 후보정을 통해 피부색을 바꾸고, 옷 색깔을 바꾸고, 빛의 방향을 바꾸고, 어둠을 밝히고, 노이즈를 줄이는 시대니까...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어느덧 현타가 찾아왔어. ...난 과연 플래시가 필요한가? 사야 하는가? ...물론 플래시 있으면 좋지. 허나 플래시 살 돈으로 차라리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하는 게 낫지 않나? AI 시대를 대비한 고성능 그래픽카드, 앙? 혹은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에 투자하거나?

 

말 나온 김에, 요즘 그래픽카드 가격은 어때? 좀 떨어졌어? (...) 어디보자, 4090이... 여전히 200만원이 넘구나. 하! 그만 알아보자! 컴 업글을 무슨! 황 회장 호루라기! 갑자기 플래시가 선녀처럼 보이네! 에라이!

 

그렇군. 플래시, 어쩌면 가장 저렴하게 사진 품질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몰라. 그래서 난 어떤 플래시를 질러야 할까! 가슴이 원하는 56만원 짜리 소니 플래시? ...혹은 냉철한 머리가 외치는 고독스 V1? V1의 경우 알리익스프레스 세일 기간을 이용하면 17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겠더라고.

 

참, 조명에 대한 고민을 끝냈다고 안심했건만, 여전히 마음이 싱숭생숭해. 후아... 이상! 어쩌다보니 하소연으로 흘렀구나. 죄송합니다! 내일은 즐거운 장비 이야기로 찾아뵐 것을 다짐하면서,

 

예고! 소니 신제품 A7C2, A7CR, 1635GM2에 대해 내일 내 입장을 여과 없이 털어놓겠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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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4 개
올려주신 벡스코 조명이면 플래시여도 조졌을 겁니다. 그리고 저런 행사 같은 경우 촬영까지는 허용하는데, 플래시는 안되는 곳들이 대다수고요. 만약 주최측이 라이브 송출하거나, 사진찍어 남긴다 그러면, 순간광 뜨는 순간 다 버려야되거든요.
플래시로도 벡스코 조명은 극복하기 어렵군요! 따흑.
아차, 사진 때문에 오해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무대나 부스에서는 플래시를 절대 쓰지 않겠습니다! 주변에서 일반 코스프레어를 촬영할 기회가 생겼을때 ,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서 플래시를 써볼까 고민중입니다. 고민만 산더미고, 선택이 쉽지 않네요.
고맙습니다!
보조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반사판이 참 좋죠.
으아, 제가 혼자 다니다보니 반사판조차 쓰기가 상당히 난관이더라구요. 어찌저찌 모노포드에 연결해서 쓸 구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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