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풍자쇼] 사랑니 뽑고 5일째

사랑니 뽑고 5일째

어느덧 사랑니를 뽑은 지 5일째 밤. 별 통증 없이 무난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 제일 고비라는 ‘3일째’도 넘겼고 말야.

3일째? 그게, 치과쌤이 그러셨거든. 발치 후 3일 뒤가 가장 아프다. ...쌤이 넌지시 건넨 경고에 내가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몰라. 사랑니 뽑고 나서 이틀간은 금식마저 했다니까. 그렇게 3일째 아침을 맞았을 때, 어? 하나도 안 아팠다! 선생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제게 거짓경고를 날리신 건가요!

그러고 보니 난 왜 발치 후 3일째가 최대 고비인지, 이유조차 몰랐어.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아봤지. 왜 이를 뽑고 나서 3일째가 가장 아픈가! 인터넷 거대 집단 지성이 답하길, ‘드라이 소켓’! 우리말로 ‘치조골염’ 때문에 그렇다!

사랑니를 뽑고 나면 그 자리에 ‘혈전’이라는 핏덩어리 딱지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해. 그러나 흡연, 침 뱉기, 잘못된 양치, 과도한 가글 등으로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네? 그러면 뼈가 그대로 외부 환경에 드러나고, 각종 음식물 세균 바이러스의 번식장이 되고, 썩어 들어가는 악취와 함께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엄습한대. 그리고 이 치조골염은 보통 발치 후 3일째부터 증상이 나타난대.

아하! 치과쌤이 내게 3일을 유독 조심하라고 했던 이유가 치조골염 때문이구나! 이제 이해했어. ...나야 워낙 조심성이 많은 인물이라, 치과에서 하라는 대로 다 했거든. 침 안 뱉고, 양치도 안 하고, 맵고 짜고 딱딱한 음식 안 먹고, 보들보들한 식빵조각만 먹고, 운동 안 하고, 흡연 안 하고!

참고로 흡연이 치조골염의 최대 원인이래. 흡연 자체가 몸에 해로운 것에 더해, 담배를 쪽쪽 빨 때마다 입 속 압력이 들락날락 거리면서 혈전보호막을 똑 하니 떨어뜨려 버리니까.

다만, 치조골염에 완벽하게 대비했던 나지만, 딱 1번은 아찔했어. 바로 재채기! 갑자기 코가 간지러워서 입안 가득히 음압을 내뱉었걸랑. 피 섞인 침을 토했을 때는 정말 걱정이었어. 혈전 떨어졌을까 봐.

뭐, 다행히 괜찮네! 만약 내가 재채기 때문에 치조골염에 걸렸다면 지금 여러분 앞에 서 있지도 못할 거야. 그만큼 치조골염이 아프대. 죽는대. 진통제도 안 먹힌대.

아하, 치조골염에 걸리면, ‘어? 혹시?’ 가 아니라, ‘슈발, 솥됐네’ 소리가 나오는구나.

그나저나 치과쌤이 처방해 주신 약 중에는 항생제 5일치가 포함되어 있었어. 사실 난 발치 당일 하루만 항생제만 먹을 생각이었다? 왜냐! 나는 약을 멀리하는 사람이니까! 특히 항생제라면 더더욱 거리를 두는 사람이니까!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슈퍼 박테리아의 출현! 두고 볼 수 없다! 이 한 몸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항생제를 하루만 먹고 만다!

...는, 얄팍한 지식이었어! 쌤이 항생제 5일치를 지어주었으면 5일치 다 먹는 게 정답이었어! 왜냐? 항생제를 애매하게 먹다 도중에 끊어버리면 오히려 내성균을 더욱 퍼뜨리는 꼴이라는 거야. 항생제를 쓴 이상 정해진 양과 기간을 지켜서 확실하게 세균을 죽여야 한다는 거야. 최대한 내성균이 생기지 않게. ...그렇네! 머리를 탁 칩니다.

아무튼. 사랑니를 뽑고 나서 맵고 뜨거운 음식을 먹지 못 했어. 괜히 못 먹으니까, 괜히 더 끌린다? ...발치 후 일주일부터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어도 된다니까, 다음 주 월요일이면 나도 일주일이 되니까. 그때면 떡볶이라도 사 먹을까! 아니면, 낙곱새?

나 부산사람이건만 제대로 낙곱새를 먹어 본 적이 없어! 그래, 다음 주에는 낙곱새다!

사랑니 발치보다 더 아픈 드라이소켓 #shorts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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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받은 항생제 다 먹어야 하는 이유... | 우리가 몰랐던 항생제 내성균의 위험성 (youtube.com)
[PDF] Dry Socket Etiology, Diagnosis, and Clinical Treatment Techniques | Semantic Scholar

[Live is]

저도 작년 10월부터 사랑니 발치+어금니 신경치료 중인데 사랑니는 반매복에 누워서 나면서 뿌리도 휘어져 있어서 근 40분을 분해해서 뽑은 것 같네요. 근데 의외로 발치 중이나 발치 후에 통증이 거의 없어서 의아했던

[풍신의길]

사랑니를 뽑는데 40분이나 걸렸다니요! 고생하셨습니다. 그만큼 상처가 많이 났을 테고 통증이 심할 것 같은데, 통증이 없었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