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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흥분의 위내시경2024.03.28 PM 11:05
흥분의 위내시경
경축. 오늘 제 생에 처음으로 위내시경을 받았습니다. 조직검사와 헬리코박터 균 검사까지 한꺼번에 살펴봤습니다. 박수 주세요! (...)
위내시경하면 수면과 비수면이 있지.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호해? (...) 나는 선택의 여지없이 비수면을 택했어. 왜냐하면 비수면이 수면보다 더 저렴하더라고. 수면제를 사용하지 않은 만큼 비용이 줄어드나봐. 거기다 수면은 보호자를 필수로 동반해야 되더군. 나는 세상에 홀로 서 있기에 비수면!
사실 처음부터 비수면을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어. 나는 내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의 상태에 들어가기 싫어. 내 몸은 내 것이다! ...또, 비몽사몽 상태에서 내가 무슨 말을 내뱉을지 두려워. 혹시 추악한 본성을 드러낼지도 모르잖아? 간호사님, 절 사랑해주세요, 앙! (짝!)
아무튼. 나는 정신 멀쩡한 상태에서 위내시경을 받았어. ..뭐, 별거 없더만! 아프지도 않더만! 물론 내시경이 내 식도를 처음으로 관통할 때는 울컥했어. 딱 그때만 빼고는 진심으로 버틸만했어. 진짜야.
만약 내시경이 아팠다면 내가 고래고래 눈물을 흘리느라 딴 생각을 못 했겠지? 그러나 현실은 별별 잡생각을 다 했어. ..내 위는 어떻게 생겼을까? 어제 먹은 치킨 가스가 아직 남아 있지 않을까? 검사 끝나고 뭐 먹을까? ...여기까지는 그나마 정상적 사고였어.
이후 검사가 진행될수록 성적 망상이 요동쳤어. (...) 아니 그럴게, 어여쁘신 간호사님이 내 손을 꼭 잡고 계시지, 의사쌤은 내 목 깊숙이 내시경을 집어넣으며 날 칭찬하시지, 환자분 잘 참으시네요, 검사 잘 받으시네요, 캬! ...여기서 오는 쾌감! 마치 내가 애니 속 아헤가오 캐릭터가 된 기분이었다고. (짝!)
농담이 아니라, 검사가 끝나고 나서야 참았던 침을 한 움큼 내뱉었는데, 오우야, 그냥 침이 아니었어. 러브젤에 비견될 점성과 투명도를 지닌 침덩이가 꿀렁 나왔어. 여기서 나는 또 한 번 짜릿함을 느꼈지. (...)
그래서 말인데, 성인물 중에 ‘깊은 목구멍’ 장르가 있잖아? 혹시 이 장르의 개척자는 의사님들 아닐까? 위내시경과 함께 한 역사 아닐까? 위내시경을 받고 흥분감을 느낀 몇몇에 의해 탄생한 장르. 동의? (짝!)
한편, 나도 언젠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날이 올 테고, 혹시나 그때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뜰까 기대 반 두려움 반이야. ...아참, 대장내시경이 아닌가? 전립선 검사가 각성의 요인인가? 정확히 아시는 분? (짝!) ...농담입니다.
여하튼. 내 생에 최초로 받아 본 위내시경. 부디 위장에 아무 이상이 없기를 빌어. 우리 모두 건강 합시다! 끝으로, 자신의 목구멍까지 활용하며 열연하시는 배우님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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