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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카메라 든 괴물2024.05.14 AM 12:15
카메라 든 괴물
오늘은 내 사진 장비 인생을 괴롭히고 있는 요소를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대안을 강구해야 할 사안도 있고, 반성해야 될 부분도 있고, 여러 가지야. 그럼 시작한다!
첫째. 난 감히 135mm가 내 최애 렌즈라고 떠벌렸어. 135mm로 제대로 연습한 적도 없으면서. 반성합니다. ...오늘 135mm로 소녀상을 찍어봤거든? 한 번은 서서, 한 번은 무릎앉아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줄 몰랐어. 난 135mm가 망원이라 믿었기에, 앉아서 찍으나 서서 찍으나 어디서 찍으나 비슷한 느낌을 줄 것이라 생각했기에, 너무나도 안일하게 찍어왔어. ...물론 24mm나 50mm만큼의 왜곡은 아니다만, 135mm 또한 촬영 높이에 따라 사진 분위기가 달라진다. ...너무 당연한 사실인가!
그래서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들어? (...) 난 결정을 못 내리겠어. 24mm, 50mm 경우 난 무릎앉아 높이에서 촬영했을 때가 더 마음에 들었거든? 그런데 135mm는 꼿꼿이 서서 촬영한 사진도 매력이 있는 것 같아. 무릎앉아 촬영본 보다 좀 더 단아하다랄까, 여성스럽다랄까. 물동이를 든 소녀를 찍는다면 난 서서 촬영한 사진을 선택하고 싶어.
여하튼 135. 난 왜 135를 사랑할까?
...그래, 눈동자. 눈동자였어. 난 눈동자를 잊고 있었어. 135mm로 상대의 얼굴, 상반신을 찍었을 때 용안처럼 빛나는 눈동자... 그런데 왜 난 135mm로 굳이 전신을 담으려고 했던가! ...아! 그렇다고 해서 135mm로 전신을 담지 마라는 뜻이 아니라, 내 경우는 그렇다는 거야. 내 선호, 취향에서의 135mm 활용법. 이해하시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이해해 주실 거죠? (...)
둘째, 캡쳐원에서 출력한 DNG파일, 라이트룸에서 인식이 제대로 안 됐어.
사진이 온통 녹색으로 변하더라고. 그런데 재밌는 점, 라이트룸 디노이즈는 또 먹혀.
캡쳐원과 라이트룸을 병행하려고 부단히도 애썼건만, 안 될 것 같아. 내가 캡쳐원을 계속 쓰는 한 라이트룸 AI 디노이즈는 포기해할까... 아니! 디노이즈 포기 못 해! 그래서 내놓은 대안, 라이트룸에서 디노이즈를 거치고, 색온도까지 잡고, 그 후에 TIFF로 출력해서 캡쳐원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써보려고. 혹시 더 좋은 방법 아는 분? (...) ...다들 나의 무운을 빌어줘.
셋째. 소니 카메라 펌웨어 업데이트 이후 플래시 연동 속도가 느려졌어. 내 증거영상까지 만들었어.
오늘 부산 소니매장에서 실험했어. 매장에 배치된 카메라 펌웨어는 예전 1.30이야. 확실히 플래시 기동 속도가 2.01대비 빠르지? (...) 그야 세세히 따지자면 정확한 실험은 아냐. 1.30은 세로그립과 메모리카드가 장착되지 않은 상태이고, 2.01은 모두 갖춘 상태이니까.
그럼에도 이 속도는 용납이 안 된다. 소니는 개선 펌웨어를 하루 빨리 내놓아라! 못 하겠으면 예전 펌웨어로 복구라도 해 달라! 나 돌아갈래!
넷째, 난 괴물이 된 걸까... 사진 욕심에 인간성을 상실한 걸까... 그제 토요일 있었던 라그나로크 코스프레 행사 촬영. 난 과연 인간답게 행동했는가? 스스로 반문 했을 때, 한 치 부끄럼 없이 인간답게 행동했다고 당당히 대답을 못 하겠어. ...난 파파라치였나? 내 갈증만 사그라뜨리려 했나? ...그랬던 것 같아.
난 묻고 싶어. 나 때문에 포토존에 근접하기 어려워 하셨던 일반 관광객 분들에게 심정을 여쭙고 싶고, 나와 같이 촬영하셨던 분들에게도 내 행태에 대해 묻고 싶고, 특히 모델 분들에게 묻고 싶어. 난 열정적이었나, 아니면 미친놈이었나..
그렇습니다. 에휴...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는 정리하지 못 했어. 나 혼자서는 정리 못할 문제일까나. ...에라이! 이렇게 된 거 라그나로크 행사장에 한 번 더 가련다! 다시 그 장소에서 내 행태를 관찰하련다! 혹 알아, 모델님께 내 행동거지에 대해 여쭤볼 기회가 생길지... 아무튼. 밀린 보정 다 끝내면 당장 가 보련다! 이왕이면 비가 퍼붓는 날이면 좋겠네! 그래야 조금이나마 관광객이 적을테니까! 내 민폐도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짝!)
이상 저는 밀린 사진 보정하러 가보겠습니다. ..는, 벌써 밤 12시! 졸음이 솔솔 온다! 대체 보정 언제 다 하니! 살려줘! 아악! 존슨!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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