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사려 얕은 정책2024.05.25 AM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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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 얕은 정책

 

 

여러분은 병원으로부터 문자 안 받았어? (...) 난 2통이나 받았어. 병원 올 때 꼭 신분증 지참하시라, 안 그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일명 ‘건강보험 본인 확인 강화 제도’가 5월 20일부터 시행됐기 때문이지.

 

정부가 밝히길, 건강보험 부당수급자를 걸러내기 위해서,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본인 확인을 강화했대.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는 바야. 그런데 왜 난 정부의 태도에 아니꼬운 생각부터 들까...

 

내가 불편해져서? 병원 갈 때마다 신분증을 챙겨야 해서? 그런 부분도 있고, 한편으로 고령인 분들, 스마트폰이 없는 분들이 걱정돼. 이 분들은 정보를 미처 받지 못할 거야. 병원 갈 때마다 신분증을 깜빡하기 쉬울 거야.

 

더불어, 아파서 병원 갈 때조차 자격을 따져야 하는 현실이 슬퍼. 남녀노소 불문하고 아프면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건강보험 부정수급자 잡자고 병원문턱을 올려버린 데에 난 반발심이 들어. (...) 아잇! 그래 내가 박애 평등주의자다! 혁명적으로! (짝!)

 

 

아직 내 불만은 끝이 나지 않았어. 최근 정부가 65세 이상 운전자의 운전면허 제한을 검토한다고 했지. 물론 워낙 반발이 심하자 정책 발표 하루 만에 말 바꾸기에 들어갔지만 말야. ..고령 운전자만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고위험’운전자 운전면허를 제한하자는 거다. ...그래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운전면허 제한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내 이해가 안 가서 여러분에게 묻는 거야. (...)

 

고위험 운전자에 대한 운전면허 제한. 이 제도 역시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는 바야. 도로안전을 높이겠다는데 누가 반대하겠어. ...는, 내가 반대한다! 세상에는 65세 이상임에도 운전을 해야만 하는 분들이 계시잖아? 생계가 걸린 분들, 그 분들 노후를 정부가 책임지고 나서 운전면허를 제한하겠다는 건가?

 

...근데 갑자기 고령운전자를 옹호하고 있는 내 자신이 황당해. 나도 줏대 없는 놈이지. 언제는 언론에서 고령운전자 사고를 보도할 때면 고령운전자를 비난하던 나였어. 그런데 이제 와서는 그 분들의 입장을 헤아린다? 이 무슨...

 

반성합니다. 저는 사건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에서 말하는 논지대로만,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으로 사건을 파악했습니다. 세상은 그렇지 않은데, 거미줄의 이슬보다 얽히고 얽힌 곳이 삼라만상인 것을..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고령운전자가 자신의 판단 하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거야 박수 드려야 할 일이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면서까지 공동체 안전을 위하셨으니까. ..그러나 국가가 강제로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를 제한한다? 이건 다른 차원의 간섭 아니니? 자유를 지상최대의 목표로 삼는 정부치고 너무 빨강빨강한데? (짝!)

 

 

끝으로 해외직구야 내가 여기서 떠들 필요조차 없을 거야. 여전히 취지는 좋아. 국민 안전을 위해 해외직구 검사를 강화하겠다. 누가 반대해. ..는, 내가 또 반대하지! 난 직구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고! 난 가난하기에, 알리 테무에 있는 제품조차 세일기간에나 지른다고! 생필품 전반을 중국 노동자님들께 의존한지가 오래됐다고! 난 지금 내 몸의 안전보다 통장잔고를 더 신경써야 한다고! (짝!)

 

..뭐랄까, 병원 본인 인증 확인이나, 고령자 운전면허 제한이나, 해외직구 금지나, 사려 깊지 못한 정책인 것 같아. 가난한 사람, 정보에 어두운 사람, 몸이 아픈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추진한 정책이랄까..

 

이 책임을 정부 및 공무원 전체에게 물어야 하겠지. 근데 난 우리나라 공무원들을 믿거든? 열심히 공부해서 공무원 되셨는데, 서민들 입장을 헤아리지 못할 만큼 단순무식하지는 않으리라 굳게 믿어. (...) 그래서 말인데, 이 모든 문제는 더 상위의 인간, 이를테면 대통령실의 뻘짓이 아닐까? (짝!)

 

에라이! 이렇게 된 거 오늘 끝까지 가 보자! 공정과 상식, 자유는 개뿔! 땅 가진 사람만을 위하고, 검찰만을 위하고, 기재부 카르텔만 위하고, 대기업만을 위하고, 주식으로 돈 만지는 사람만 위하고, 자기 가족만을 위하고, 기득권만을 위하는 일례가 지금껏 얼마나 많았나! (짝!)

 

..죄송합니다. 즐거워야 할 금요일 밤에 불편을 끼쳐드렸습니다. 옛날 성격 나왔습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요! 공직자 여러분 파이팅! 머리가 이상하면 손발이라도 고생해야 합니다! (짝!) 끼요옷!



 

 

"사진으로 찍은 신분증도 되나"…내일부터 병원 본인 확인 Q&A | 중앙일보 (joongang.co.kr)

"없으면 병원 못 간대"…다운로드 폭주한 스마트폰 앱 - 머니투데이 (mt.co.kr)

고령운전자 ‘조건부 면허제’ 검토…‘음주 재범자’ 방지장치 의무화 | KBS 뉴스

'고령자 조건부 면허' 번복? 직구사태 며칠 만에 또‥ (imbc.com)

‘안전 인증’ 없으면 해외직구 금지…유모차·전기매트 등 80종 (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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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 개
고령운전자에 대한 건. 이미 고령들에게는 일년에 한번씩이던가.. 갱신 검사 같은 걸 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아직은 제가 고령이 아니라 모르겠지만 아직 운전을 하고 다니시는 아버지가 그리 말씀하신 적이 있네요. 아버지 나이를 생각하면 하루빨리 완전한 자율주행이 나왔으면 합니다. 이미 이전 세대 부양에 소극적인 시대가 된 마당에 아버지뿐 아니라 앞으로 나이를 먹어 고령이 되는 세대들 전체를 위해서도요.

건강보험 신분증 체크는 뭐. 그냥 국가 시스템이 후퇴하니 사회적비용이 증가하는 거죠. 사회적인 신용도가 높아지면 여러가지 절차가 간소화되고, 구성원들은 그만큼 편해지고 사회적 비용은 감소하죠. 대표적인 예로 코로나 초기시 전국민 재난지원금 실시의 신속한 시행과 그다지 혼란없는 진행과 마무리가 그 예고.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인 격리상태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그간 쌓인 사회적인 시스템이 정말 한몫 한거고요. 전국민 건강보험이 시행되고 있는 지금, 신분증 체크해봐야 생활고로 인한 건강보험료 체납으로 적용에 제한을 받는 내국인들만 피해볼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상은 그들이 더 아픈 사람들이 많을텐데 말이죠.

직구나 건강보험이나 운전면허나 정말 몇년전엔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 대해 속도는 늦더라도 하나하나 대처하며 시스템을 정비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시스템이 뭔데? 나때는 말이야~라면서 그렇게 해!식으로 시스템을 무시하고 망가트리는게 너무 명백해보여서 매우 떨떠름합니다. 마치 '우리가 알이백을 왜 알아야 하죠?' 같은 겁니다. 매일매일이 새로운데 새로운 걸 알려고 안하고 어찌 새로운 날을 살려는지 원..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이미 고령 운전자에 대한 사고방지책(?)을 시행하고 있군요. 여기에 더 강한 제약을 걸기 전에 정부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았을텐데요. 말씀대로 자율주행기술이 운전안전에 새로운 묘수가 되겠군요.

신뢰! 신뢰측면에서 건강보험 본인 확인을 따져볼수 있군요! 신뢰를 할 수 없으니 사회적 비용이 늘어났군요. 어쩌면 우리나라의 비극일까요. 이렇게보니 정부정책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신중하지 못한 정책, 너무 단순하게 문제를 파악하고 내놓는 정책, 마치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는 정부인 것 같아서 걱정반 분노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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