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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번역] 하야세 미사 -하얀 추억 #112017.10.08 PM 11:09
하얀 편지 #03
메리 크리스마스, 미사.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라.
실은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부터 해가 바뀔 때까지 극관기지에 가 있었어. 때문에 편지를 받은 건 해가 바뀌고 나서야. 나는 답장을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은 했지만, 매일 받아봤자 어쩔 수 없다고 쓴 기억은 없어. 네가 사관 후보생 양성소에 입소할 수 있었다는 소식엔 너무 기뻤어. 축하해. 나는 너의 행동력에 그저 감탄할 뿐이야. 너는 정말이지 한 번 말하고나면 물러서는 법이 없는 것 같아. 내게 너의 행동력의 1/10이라도 있으면 아버지께서 좀 더 마음에 들어하시는 인간이 되었을텐데. 정말이지 너의 손톱의 떼만큼도 못 따라가는 것 같아.
극관기지에서의 생활은 예상 외로 괴로웠어. 모든 것이 얼어붙어있어서 새하얀 얼음으로 되어 있어. 내쉬는 숨결조차 코 끝에서 고드름이 되어버릴 정도야. 날씨를 관측하고 얼마간 활동할 수 있는 동안에 히트 플레이트를 설치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 열명 정도의 스태프들이 열심히 움직여도, 하루에 설치할 수 있는 히트 플레이트는 3개 정도야. 그래서 아직 설치율은 50퍼센트에 못 미쳐. 어쨌든 매일매일이 추위와의 싸움이야. 네가 여기서 크로스 컨트리 같은 걸 했다가는 얼음기둥이 되어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걸? 그정도의 추위야.
이제 보고서를 써야하니, 오늘은 이만 줄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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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던 편지가 오지 않아 쓸쓸했을테죠. 실은 마지막에 쓴 편지에도 써놓았듯이, 중학교 2학년이 끝남과 동시에 저는 통합군 극동지부의 사관 후보생 양성소에 입소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떠나 여자 기숙사에서의 삶. 지금까지는 저 혼자뿐이라, 시간이 날 때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여기서는 그럴 수 없어요. 다섯명이 한 방을 쓰기 때문에, 모두의 생활에 맞추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교련 수업은 솔직히 말해 힘들어요. 교양 수업은 의무 교육 수료자가 대상이기 때문에, 본래라면 중학교 3학년인 저로서는 어려운 것 뿐이예요. 급우들(이런 단어를 쓸 수 밖에 없어요. 말 그대로 급우들이니까)은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그 비슷한 나이대인지라, 공부 레벨이 차이가 많이 나요.
그래도 모두들 귀찮을텐데도 자주 도와주고 있고, 선생님도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있어요(후훗, 바로 따라 잡을거라구요 왓슨 군).
특히 몸을 쓰는 야외 훈련이 가장 힘들어요. 장비는 무겁지, 옷은 툭하면 진흙 투성이지, 하루에 몇킬로그램이나 되는 것을 매고 달리지, 교관은 봐주지 않고...(이런 말을 하면 아버지께서 한숨 쉬시겠지만, 제가 좀 거칠어진걸까요?) 좋은 일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어요.
요전번의 편지에 쓴대로, 앞으로 많은 날이 남았기 때문에 마이페이스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할꺼예요. 하지만, 때때로 스스로도 무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도 녹초가 되거나 하는 일은 없어요. 왜냐면 이젠 어엿한 군인이니까.
미안해요. 지금 침대 속에서 웅크린 채로 회중전등 불빛에만 의지한 채 이 편지를 쓰고 있어요. 그걸 선배한테 들켜버렸어요. 내일은 아침부터 교련장을 다섯바퀴 뛰어야 하네요. 그럼, 이만 줄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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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라이버 플루링 소위.
자네의 귀중한 의견에 감사의 뜻을 전하네. 확실히 딸 미사를 의무 교육 과정도 수료케 하지 않고 사관 후보생 양성소로 입소시킨 것은 너무 일렀던 게 아닐까 싶네. 또, 지적한대로, 그때 나의 정치력으로 특례를 준 것도 사실일세.
딸바보라 어쩔 수 없었네. 그런 딸이 자신의 의지로 내 뒤를 따르겠다는 게 기뻤네. 때문에, 녀석을 위해서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볼 셈이네.
부모의 도움에 의해서 자기 실력 이상의 양성소에 있는 것은, 그 아이에게 있어서 불행이라 지적했네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딸의 실력을 아버지 입장에서 평하자면, 나이가 어리다는 핸디캡을 떠안더라도 충분히 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고 있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내가 따로 손 쓴 것은 아니네만, 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관도 적당히 봐주면서 하고 있는 것 같고, 다른 후보생들도 좋은 집안 출신 아가씨의 놀이 정도로 밖에 생각지 않나 보네.
애당초 자네는 그 아이가 총을 들고 전장을 누비는 게 가능하다 생각하는 건가? 우리 하야세 가문은 조부 때부터 직업 군인인 가계(家系)이고, 딸도 그런 집안에 부끄럽지 않은 인간으로서 키우고 싶다 생각하네. 허나, 그 착한 아이가 직접 살인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네. 같은 군인이라면, 양성소를 졸업하면 위관(尉官)이 되어서 실전에는 참전하지 않는 지위로 빨리 올라갔으면 하네.
물론, 지기 싫어하는 아이인지라, 내가 손을 써뒀다는 것을 알게되면 반발하게 될껄세. 그러니 자네에게는 모쪼록 말을 조심해줬으면 하고 부탁하고 싶네. 또, 자네도 신뢰하고 있기에, 이 편지의 내용에 대해서는 모쪼록 비밀로 부쳐줬으면 하네.
군인이 아니라, 딸바보로서...
추신: 이 편지는 읽은 뒤에 소각시키도록!
- 하야세 타카시.
- hinamania
- 2017/10/08 PM 11:36
- 바위군
- 2017/10/08 PM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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