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 [번역] 하야세 미사 -하얀 추억 #122017.10.09 PM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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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편지 #04

 

 

 스웨터 너무 고마워. 지난번에 보내준 머플러와 함께 극관기지 당직을 설 때에는 꽤나 도움이 되고 있어. 극관기지는 1년 내내 얼음으로 둘러싸여 있으니까, 이 둘은 늘 가지고 다녀. 또 신간 서적 보내준 것도 고마워. 신문 서평을 보고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들 뿐이야. 특히『슈비 보츠 그 표백과 고독의 생애』는 너무 재미있었어. 너도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할게. 

 화성 기지에서의 생활은 변함 없이 판에 박힌 듯 한 규칙적인 생활이야. 그렇지만 지구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매일 신문 일면은 불안하게끔 만드는 제목으로 가득 차 있어. 각지에서의 게릴라전으 변함 없는 것 같고, 민족 해방 전선도 건재하고 있는 것 같아. 지구에 있었을 때는 평범한 사건이었기에 신경쓰지 않았는데, 화성에 있다보니 크게 신경쓰여. 이대로 지구는 괜찮은걸까? 신문을 볼 때면 가장 먼저 제목에「도쿄」라는 글자가 있는지 부터 찾게 되고, 없으면 안심하고 읽곤 해. 어떤 때는 그런 기사부터 읽을 때도 있어. 네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닌지 확인하기 위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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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 빠르죠. 오늘로 벌써 1년이 되었어요. 언젠가, 무더웠던 신쥬쿠 교엔에서 당신에게서 화성에 가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죠. 오늘도 그날과 마찬가지로 무더운 하루였어요.

 어째서, 그때 저는 말하지 못 했을까요?

「가지 말아요. 저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라고. 

 그래도, 말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당신이 전부터 바라고 있었던 것이라 저로서는 말릴 수 없었어요.

 오늘은 우울하네요. 

 상복(喪服)을 입고서 세상을 떠난 첫사랑을 떠올리고 있어요.



(이 편지는 전송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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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바빠서 편지를 보내지 못 해서 미안해요. 주위 사람들을 따라잡기 위해 자유시간에도 공부에 매달렸기 때문에 눈 깜짝 할 사이에 시간이 지나가버렸어요.

 요즘 지구는 전보다 더 불안해져 있어요. 요즘에 와서 깨닫게 된 게, 신문 제목도 어두운 게 많이 보여요.

 SDF-1(동료들 사이에서는 이것을 엄청나게 커다란 배의 약칭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어요: 원문은 凄くでっかい船로 로마자 표기로 하면 Sugoku Dekkai Fune) 개수 계획은 대폭으로 늦춰졌고, 예산은 천문학적 단위로 초과해버렸어요. 한편으로 우주 함대 건조로 방위비는 증대되었고, 군사 예산 전체가 급격하게 늘어났어요. 당연히 이러한 상황은 세계 재정의 악화를 초래하게 했어요.

 이따금 들리는 소문으로는, 수수께끼로 싸인 계획(그랜드 캐넌 계획: 편집부주)에 의해서 군사비가 대폭으로 늘어났다는 설이 있어요. 사실일까요? 

 맞아, 사복이라 하니 생각났는데, 엄청나게 유감스러운 일이 있어요. 당신이 선물해 준 파란색 옷을 이제 입을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살이 찐 건 아니예요. 정말로...). 아직 저는 성장하고 있는 중이니까, 당연한 게 아닐까 싶지만, 미안하게 되었어요.

 억지로 입으면 어떻게든 입긴하겠지만, 무려 소매부터 팔이 꽉 끼고, 스커트 자락이 너무 짧아졌어요. 그런 모습을 친구들이 보고 말아서, 한동안「파란 옷의 미사짱」이라 불렸었어요. 

 유감스럽지만, 그 옷은 이제 옷장 한 구석에 놓여 있답니다. 제 딸이 그 옷을 입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때 다시 꺼내어보겠죠? 그때까지는 이별이예요.

 그런데, 우리들 아버지들이 하고 계시는 일들이, 어째서 이런식으로 비난받지 않으면 안 되는걸까... 하고, 여기까지 쓰고서 다시 읽어보았어요. 저는 엄청나게 지리멸렬한 이야기를 편지로 쓰고 있었군요.

 아마, 오늘 주간지에「이것이 사관 후보생 양성소의 실태다!」같은 식으로 써서, 있지도 않은 일을 써놓았기 때문일 거예요. 양성소 사람들도 화가 잔뜩 나 있어요.

 정말이지... 11월이 되면서부터, 우리들 주위는 갑자기 분주해졌어요. 이대로 어떻게 되는걸까요?

 

 P.S: 동봉한 사진은 친구들과 찍은 사진이예요. 잘 봐요. 정말로 많이 자랐죠(살 찐 건 아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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