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7-080] 부모 욕 하는 요즘 아이들2013.10.22 PM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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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몇년간 일을 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봤네요.

생각나는 아이들 이야기를 적어볼게요.



1. 여자아이 둘이 있었습니다.

둘이 단짝친구처럼 붙어다녔어요.

어느날 이 아이들이 다른 여자아이(좀 둔하게 생기고 뚱뚱한)를 "병.신"이라고 욕하더군요.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그건 나쁜 말이라고 했더니 도끼눈을 뜨고 쳐다보더군요.

그래서 병.신은 이런 사람을 보고 하는 말이고,

누구나 원치 않더라도 불의의 사고로 병.신이 될 수 있다고 말해줬죠.

너희들도 너희들의 부모들도 그렇게 될 수 있으니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날 어떻게 됐을까요?

난리 났습니다.

그 여자아이들이 집에 가서

"학원쌤이 엄마아빠보고 병.신이래!!"

라고 했던겁니다 ㅋㅋ



겨우 수습은 했습니다만..

전 그 부모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차마 할 수가 없었죠.



왜냐면 그 여자아이들이 학원에 와서

자신의 부모들을 "병.신"이라고 욕하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혹시 얘들이 그 말의 뜻을 모르고

자신의 부모나 다른 아이들을 그렇게 부르는가 생각하고 말했던건데..



그 여자아이들의 부모는 자신의 딸이 "천사같고 너무 착하고 부모를 걱정한다"라고 하더군요.

허허..

이런 경우 뭐라고 해야할까요..



2. 부모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

한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생긴건 깜찍하게 생겼는데 이 아이의 입에서 깜짝 놀랄 말이 튀어나옵니다.

학원의 원어민 선생님 앞에서

"이 쌤은 자기 나라에서 제대로 적응을 못해서 여기 와서 빌빌대고 사는거래요.

자기 나라에선 찌질인데 여기선 잘난척 하고 산대요.

못나서 학원강사하는 건데 왜 나한테 잔소리하는건데요?

자기 나라에나 갈 것이지!"

이런 말을 하더군요.

그 원어민 선생님.. 한국말 잘 합니다.

그 학원의 계약기간이 끝난다음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업해서 해외지사에서 일하기도 하셨죠.

누구나 부러워하는 그 대기업이요.

너무 미안해서 제가 대신 사과를 하고 아이에게는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그런다고 될까요? 평소에도 "너는 학원강사 주제에 까불지 말라"는 포스를 뿜고 다니는 아이인데?

집에 말해봤자 소용이 없을것 같아 부모님께 이야기를 안 했는데..

같이 있던 아이들이 집에 가서 이야기를 했는지 돌고돌아 결국 그 아이의 부모님 귀에 들어갔나봐요.

그 부모님은 또 엄청 왜곡된 이야기를 듣고 학원에 따지러 오셨더라고요.



그래서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머리는 참 좋은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학원강사라고 무시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교육의 효과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죠.

부모님이 비웃더군요.

원어민 강사가 그런 사람인 건 사실 아니냐고 ㅋ

당신도 잘난게 없어서 학원강사나 하고 있지 않냐고 ㅋㅋ



네..

뭐 저 잘난거 없습니다만..

그렇게 학원강사나 학교에서 일하시는 비정규직 강사(방과후교사등등)을 무시하는 생각을 아이들의 머리속에 심어두면 결국 손해는 아이들이 본다는 걸 왜 모르실까요?

아이들이 상대를 함부로 생각하게 되면..

그 선생님이 가르치는 공부 또한 함부로 생각하게 되고..

결국 학교성적은 엉망이 되겠죠.



그 아이도 그랬습니다.

누구나 초등때는 공부 잘한다고 하죠?

그 아이의 성적은 기본 50 이하였습니다.

그러면 그 부모는 학원을 원망하죠.

그러면서도 계속 학원에 보냅니다. ㅋ

이 학원 저 학원 돌리다가 다시 또 제가 일했던 학원에 돌아오더군요. ㅋ



부모님 잘난 분들 많죠.

그래서 사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투자할때는 투자비를 뽑을 수 있도록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3. 아낌없는 사랑을 받은 아이.



이 아이는 장남입니다.

부모님이 이 아이가 어릴때 어린이집과 학원을 시작했기 때문에

외가집의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컸어요.

부모님이 하는 일이 잘 되어서 꽤 돈을 많이 만지게 되었고요.

어릴 적에 못 챙겨줬던 것이 미안해서인지 장남에게 꽤 투자를 많이 하시더군요.



그러면 뭐하나요.

부모가 강사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 장남은 자신이 원장인 줄 착각하고 학원 강사들을 무시하고 공부는 절대 안 합니다.

장남이 머리는 좋더군요 부모 닮아서..

그러다보니 더 공부 안하고 머리 하나 믿고 놀아요.



부모님은 수성구 유명학원에 아이를 보냅니다.

보내면 뭐합니까 안에서 새던 바가지 밖에서도 마찬가지죠.

수성구의 선생님들 꽤 노련하시죠?

아이의 나쁜 면은 말하지 않고 교묘하게 "아이가 숙제를 안한다. 노력을 안한다" 기타등등으로 말을 돌려 알아서 학원을 끊도록 만들더군요 ㅋ.

그러다보니 수성구의 유명학원을 열심히 돌아다니다 다 나오고..

아빠가 하는 학원으로 왔습니다.



이 아이는 아빠가 조기유학을 보내서 영어는 어느 정도 하는 편인데요.

다른 아이들 앞에서 유학에서 배워온 쓰레기 영어를 큰소리로 외칩니다.

평소 듣지 못했던 욕에 아이들이 호기심을 보이면 열심히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요.



만약 부모님들이 보내는 학원에서 아이들이 욕을 배워온다면..

조기유학에서 욕만 배워온 아이가 있다면..

그 학원에 당신의 자녀를 보내겠습니까?



그래서 그 장남에게

"여기는 너 아빠 학원이잖니. 너가 물려받을수도 있다. 그리고 아빠 사업인데 도와주면 안 될까?" 라고 했지만..

"그딴 좆.밥.새.끼한테 내가 왜요?"

라고 하더군요.



아빠가 능력이 좋습니다.

학부모들을 워낙 잘 구워삶아서요.

자신의 어린이집에서 인연을 맺은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주더군요.

그 학부모들은 원장 하나 믿고 원장이 운영하는 학원에 계속 아이를 보냅니다.

그래서 그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원장부부와 어릴때부터 너무나 잘 알고 지냈습니다.

당연히 장남도 너무나 잘 알고 있고요.



그런 아이들 앞에서 장남 이 녀석은

아빠를 좆.밥.새.끼라고 부르고

엄마를 병.신.년이라고 부릅니다.

매일 욕을 하는데 그 욕은 이렇습니다.



"병.신.년이 나 학원 안간다고 지랄. 관광시켜 버릴라."

"좆.밥.새.끼 돈만 쳐아는 새끼가 왜 나한테 공부 안한다고 하는데. 돈이나 물려주고 뒤지지."



요것도 그나마 좀 약한걸로 뽑았습니다 ㅋ

이 장남이 일베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차마 적지 못할 말을 많이 했어요.

보다못해서 한마디 했습니다.

너의 부모를 그렇게 나쁘게 말하면 넌 그 나쁜 XX들의 자식이 되는거다.

다른 애들도 다 아는데 왜 그러냐?고요.



"그러면 그러라죠 뭐 ㅋ"

이러고 끝이더군요...



그것뿐이 아니었어요.

그 장남의 작은 아빠. 그러니까 원장의 남동생도 학원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형은 바빠서 학원에 없으니까 실질적으로 원장 역할을 다 하고 있었죠.

그 작은 아빠에게 맨날 용돈을 뜯어내면서 뒤로는 아이들에게 작은 아빠의 욕을 하고 다니더군요.

아빠도 그렇게 욕하는데 작은 아빠가 인간으로 보일리가 없죠 ㅋ



안되겠다 싶어서 원장에게 슬쩍 돌려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원장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아이들의 나쁜 행동은 다 학원 강사의 책임이다!" 라고요.

네 뭐 어쩌겠습니까 ㅋ

남의 집안일에 더 이상 관여하면 나만 미친년이 되는데요 뭐..



이젠 이 원장집안과 인연이 없습니다.

그리고 위에 이야기한 다른 집과도 인연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을.. 전 주변에서 흔하게 봅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철썩같이 믿고 있는 부모님들도 흔하게 봅니다.

아이의 진실을 말해주는 사람을 도로 욕하는 부모님들도 흔하게 봅니다.



여기 오시는 부모님들..

자신의 아이들을 믿으시죠?

그런데 이거 아시나요?

그 아이들이 집밖에 나간 순간..

그 아이들은 당신과 떨어진 독립적인 한 인간이 된다는 사실을..

그리고 바깥세상에서 벌어진 일들은 당신과 상관도 없고 알릴 필요도 없는 일이 된다는 사실을..

다른 아이들 앞에서 허세를 떨기 위해 당신 하나 쯤이야 우습게 뭉개버릴수도 있다는 사실을..
댓글 : 12 개
하 그 아이에 그 부모죠.
요즘 세상이 참 이상해요.
다른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서 왜 조금이라도 더 생각해보지 않을까요..
요즘 아이들 몇명 만나보면 어찌나 순진한지 지들이 불리해질거 같은 상대에게는 꼬리를 흔들고, 무시해도 될거 같은 상대는 사회에서 없어져도 된다는 식으로 대하더군요.
순진한 것도 정도가 있지.
너무 순진해서 지들이 뭘 잘못하는지도 모르는 애들이 너무 많음.
그건 순진한게 아니고 어설픈 잔머리로 가려보려는 무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순진하다면 모든 이들한테 일관적으로 대해야죠. 바퀴벌레를 죽이든, 사람을 죽이든..... '왜 바퀴벌레는 죽여야 하고, 사람은 죽이면 안 돼?' 이렇게 물어본다면 순진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만...;;; 예가 좀 무섭군요;;;
사람들이 배우는게 많아지면 현명해져야지 점점 멍청해져가는거 같아서 슬프네요
결국은 아이에 대한 무한애정이 되려 아이를 망치는거죠. 우리 세대가 늙어갈 즈음 폐륜범죄가 더 늘어날것 같네요 에휴
이건 뭐 뭐라 할말이 없네요;;;
이건 뭐 뭐라 할말이 없네요;;;
요즘 아이들 인성교육이 잘 안돼있죠.. 가정교육 부터 문제이고요.. 부모들이 잘 해야 아이들도 잘 할수있는데...
걍 부모들이 애를 잘못키우고있음
저도 사춘기시절에 혼잣말로 부모님 욕도 하고 그랬지만...저렇게 남들 앞에서는 안했는데....;;;
저 아이들 분명 나중에 자라서 후회하게 되겠죠...
  • NISS
  • 2013/10/22 PM 09:47
아니땐 굴뚝에 연기 날일이 없는거죠. 윗물이 더러운데 아랫물이 깨끗할까...옛말에 틀린거 하나 없습니다. 허허...
쓰레기들은 그렇게 자라게 둬요. 쓸어내야지 기회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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