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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해외핫이슈] '알프스 소녀' 하이디, 파란만장했던 80년 회상2008.04.03 AM 10:05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명작 동화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실존 모델이었던 하이디 슈발러 할머니(92)가 스위스의 루에탈이라는 한 마을에서 편안하고 조용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요한나 슈피리가 집필했던 이 감동적인 동화는 스위스 동부 알프스의 한 산골 마을인 마이엔펠트에서 자란 하이디 슈발러 할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모델로 삼았다고 스위스 국제방송이 2일 전했다.
슈발러 할머니에 따르면, 80여년전 취리히에 살던 작가 슈피리는 마이엔펠트로 여름 휴가를 와서 만난 하이디와 그의 할아버지에게 끌렸고, 1년간 교과서를 사주는 등 하이디를 많이 보살폈다.
슈발러 할머니는 "슈피리 부인이 아름다운 옷들을 입었던 게 가장 기억난다"면서 "취리히는 당시 우리가 살던 깊은 산골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으며, 그녀는 자주 우리들을 찾아와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고 회상했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출판돼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면서 슈발러 할머니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나, 이런 유명세로 인해 역설적으로 슈발러 할머니의 지난 인생은 파란만장하게 전개됐다.
인터뷰를 통해 슈발러 할머니는 "할아버지는 내가 어린 만큼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도록 노력했으나 나는 좀 더 성장하자마자 스스로 유명인이 되고자 했고, 곧 상류사회 사람들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유르크 보슝이라는 매니저를 두고 '귀한 손님'으로 초청받아 전 세계를 여행하는 등 1930년대에 절정의 인기를 누렸으며, 1950년대에는 매년 2주 동안 브루나이에 가서 왕가의 어린이들을 상대로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다.
어린 시절 절친한 벗으로 목동이었던 페터와 약혼까지 했으나, 슈발러 할머니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매니저의 끈질긴 설득으로 파혼을 했으며, 나중에 매니저와 결혼을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슈발러 할머니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이후 내 주변 상황은 많이 변했다"면서 "나는 평화가 오면 고향으로 돌아가 정착하기를 간절히 바랬다"고 말했다.
고향 마이엔펠트로 돌아간 그녀는 그 때까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목동 페터와 재혼을 하고 멋진 집을 새로 짓고,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고 모처럼 단란한 행복을 누렸다.
슈발러 할머니는 "우리는 돈도 풍족했고 아이들도 낳아 처음 몇년간은 행복했다"면서 "그러나 놀고 먹는 것이 점점 더 페터에게 나쁜 영향을 주었고 결국 페터는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고 털어 놓았다.
두 부부는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페터가 198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마지막 20년을 별거했다.
그녀는 "브루나이에서 했던 일과 같이 기회가 닿는 대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손자.손녀들을 돌보는 일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고 그 시절은 정말로 즐거웠다"고 옛 일을 떠올렸다.
얼마전부터는 어린이 자선사업에 기금 모금 활동을 벌이거나 3명의 증손주들을 포함해 가족들과 자주 만나고 있으며, 자신에게 오는 팬메일에 답장을 하고 산책하는 것으로 소일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사진은 1974년 일본에서 방영된 알프스 소녀 하이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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