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출시된 지 25년인데 여전한 인기… ‘국민 민속놀이’ 된 스타크래프트2023.07.08 PM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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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이제는 남녀노소 모두 즐긴다

PC게임 ‘스타’의 롱런 비결은

 


배우 이시아가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 모습. 이시아는 APM 200이 넘는 빠른 손놀림과 외계 종족 저그를 능수능란하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선보여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유튜브

 

 

“고인물 가득한 스타크래프트를 4년 만에 이 정도로 하다니... 더 고인물 같네요.”


물이 고이면 썩는다. 특히 온라인 게임 사용자들에게 ‘고인물’은 경멸적 단어다. 한 게임만 주야장천 오래한, 나이 들고 고리타분하고 정체된 게임 사용자나 집단을 비하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고인물’이 칭찬이 되기도 한다. 최근 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능수능란하게 플레이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선보인 배우 이시아의 영상에는 ‘고인물처럼 플레이한다’는 찬사가 이어진다. 스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4년밖에 안 된 여배우에겐 수십년 경험을 쌓은 실력자 못지않다는 격찬과 같다.


2011년 걸그룹 멤버로 데뷔해 배우로 활동 중인 이시아는 최근 스타크래프트 덕분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1월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을 때만 해도 구독자는 1만여 명에 불과했는데, 3주 전부터 스타를 플레이하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자 오래된 스타크래프트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급기야 유튜브에서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랐고, 약 2주 새 구독자는 7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게임 업계에선 “이시아 열풍을 보며 스타의 여전한 인기와 영향력에 놀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e스포츠의 아버지에서 민속놀이로

 


스타크래프트 인기가 최절정이던 2007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에 5만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1998년에 등장한 스타크래프트가 올해로 출시 25년을 맞았다.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출시되자마자 대학생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외국에서는 2000년대 들어 인기가 잦아든 것과 달리 한국에선 프로게이머들이 기량을 겨루는 ‘스타 프로 리그’가 출범하면서 인기가 더 치솟았다. 게임 업계에선 “오늘날 한국의 거대한 e-스포츠 산업과 PC방 문화를 만든 건 스타크래프트”라고 말한다.


하지만 2010년 일부 유명 프로게이머가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팬층이 크게 이탈했고, 현재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지배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일명 ‘롤’)’가 2011년 출시되면서 새로운 사용자 유입이 더 줄었다. 그야말로 ‘고인물’ 게임이 돼버린 것. 제작사인 ‘블리자드’가 2010년 야심 차게 출시한 ‘스타크래프트2′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에도 스타는 기존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조용한 인기’를 유지했다. 출시됐을 때부터 꾸준히 즐긴 현 3040 사용자들이 스타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실시간 전략 게임을 찾지 못한 것. PC방에 ‘리그 오브 레전드’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무수한 온라인 게임이 출시됐지만, 스타는 20년 넘게 PC방 점유율 10위권을 유지했다. 지난 4일 기준으로도 여전히 PC방 점유율 10위다.


2017년 블리자드가 최신 그래픽과 사양에 맞춰 업데이트한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하면서 스타는 ‘중흥기’를 맞았다. 과거 리그를 호령하던 유명 프로게이머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게임 방송이 줄줄이 시작되고, 유튜브에 스타 관련 영상이 쏟아지면서 향수에 젖어든 ‘올드 팬’들이 돌아온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10~20대 젊은 사용자들이 새롭게 유입되는 상황. 사용자들 사이에선 “이제 스타는 국민 민속놀이”라고 말할 정도다. 서울 마포구 한 PC방 직원은 “드물지만 40~50대 아버지가 아들에게 스타를 가르쳐주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며 “명절에는 아빠, 삼촌, 아들, 조카 등 가족 단위로 스타를 한다”고 말했다.


배우 이시아도 “중학교 3학년 때 삼촌한테 처음 배웠고, 4년 전 친구들과 다시 해보니 재미를 느껴 쭉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 A씨는 “‘가족 내 전수’뿐만 아니라 인터넷 방송이나 유튜브 영상이 크게 늘면서 게임을 더 쉽게 배우고 입문하기 수월한 환경”이라고 했다.

 

 

◇폼은 일시적이나 클래스는 영원하다



PC게임 스타크래프트 중 프로토스 종족이 저그 종족의 기지를 공격하는 장면. 업계에서는 “출시 25년이 지났지만, 아직 스타를 능가할 실시간 전략 게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스타의 인기가 이렇게 오래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완벽한 게임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타에 등장하는 세 종족인 테란(인간)과 외계 종족인 프로토스, 저그의 전력적 균형이 거의 완벽에 가깝다는 것. 업계 관계자 B씨는 “다른 실시간 전략 게임의 경우 특정 종족이나 전투 유닛이 강해서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타는 25년간 별다른 수정 없이도 세 종족의 전력 균형이 거의 완벽하고, 이런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유저 등이 전투 지도 등 외부적 요소들을 끊임없이 개발해 밸런스를 보완했다”며 “어떤 종족을 선택하더라도 불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명작”이라고 했다.


바둑처럼 전략이 무수히 많고 끊임없이 새롭게 발전한다는 점도 특징.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20년 넘게 스타를 했다는 영상 개발자 김모(37)씨는 “지금도 사용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전략이 초 단위로 개발되고 논의되는 게임”이라며 “바둑처럼 수가 무한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투 유닛들을 어떻게, 언제 생산해서 조합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판도가 바뀐다는 점에서 스타에서 구현되는 전략은 무수히 많을 수밖에 없다.


건물을 짓고 병력을 생산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리는 다른 실시간 전략 게임에 비해 스타는 게임 진행 속도가 빠르고 유닛을 직관적으로, 세밀하게 조종할 수 있다. 속도감과 승부성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기질과 딱 들어맞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광활한 우주에서 세 종족의 생존 경쟁과 영웅적 희생을 다룬 게임 배경 스토리는 “영화로 만들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배경음악 역시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명작으로 꼽힌다. 특히 테란 종족의 배경음악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애국가 5절로 지정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19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오케스트라가 스타 배경음악을 연주한 콘서트가 대흥행해 작년에 앙코르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B씨는 “축구에서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는데, 스타를 설명하기에도 적합한 말인 듯 하다”고 했다.

 

 

#ATVI #RTS #스타크래프트 

댓글 : 1 개
스타를 해서 인기가 있는 게 아니라 게임이라곤 접해보지 않았을 것 같은 여성 연예인이 스타를 꽤 잘하기에 인기가 있는 것이죠. 스타의 재미나 게임계의 위상은 동의하지만, 해당 기사는 유튜브 떡상의 이유를 잘못 짚은 것 같네요.

스타하는 여자라면 소수의 프로게이머나 아니면 그 당시 공대를 다니면 학우들과 밥 내기를 하던 공대생들을 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연예인이- 그것도 브이로그 같은 게 아니라 게임 영상을 올리니 변별력이 생긴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신분의 특성상 욕지거리가 난무하는 게임영상에서 생글생글 잘 웃는 것 역시 차밍포인트가 되었을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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