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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늑페셜 시즌3] 티뷰론 스페셜 복원기 #2 리스토어 업체 선택하기2023.02.20 PM 09:12
2012년에 폭스바겐 본사에서는 마이크로버스 리스토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마이크로버스 제조사인 폭스바겐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차대만 남아있더라도 본사로 차량을 보내면 출고상태로 완벽하게 복원하여 오너에게 되돌려준다. 손익을 떠나서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상에 남아있는 차량이 한대한대 줄어드는 것을 가슴아프게 생각할 때 차대만 갖고 있으면 어떻게든 살려주겠다는 본사의 의도가 너무 고마웠었다.
출처: https://www.motortrend.com/news/rebuild-my-bus-volkswagen-launches-factory-restoration-program-for-microbus-123173/
[사진 1. 마이크로버스 팩토리 리스토어 프로그램, 2012년, Volkswagen]
티뷰론 스페셜 리스토어 두 번째 이야기는 리스토어 업체 선택하기이다.
리스토어 업체 선택하기
나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현대자동차 사업소'에 작업을 맡기고 싶었다. 이미 사설 정비소에서 두 번의 실패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어떻게든 정식 사업소에서 복원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했다. 현대자동차 사업소에 맡기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어느 사업소에서 작업을 하는가가 문제였다. 처음엔 티뷰론 스페셜이 태어났던 울산 공장에 있는 사업소에서 작업을 하길 희망했었다. 티뷰론이 태어난 곳에서 리스토어를 하고 싶은 낭만을 생각했었다.
[사진2. 정기검사. 2020년]
그렇게 울산 사업소에 연락을 했고, 이때부터 시작된 업체 선택은 수 년이 지나서야 마무리 되었고, 실제 작업은 차량을 입고 시킨 후 1년 반이 지나서야 시작되었다.
현대자동차 H-리스토어 캠페인 (2018)
잠시 다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현대자동차역시 폭스바겐의 Factory Restoration Program과 비슷한 리스토어 프로그램을 했던적이 있다. H-리스토어라는 이름의 캠페인은 올드카 오너들의 사연을 받고 그 중에서 차량을 선택, 현대차 드림팀이 자동차를 복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드디어 현대자동차도 헤리티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올드카 모델 소유자를 신경쓰기 시작했다고 생각했었다.
[사진3. 현대자동차 H-리스토어, 2018년]
그런데, 이 H-리스토어 캠페인은 소셜 버즈를 위한 단발성 이벤트일 뿐 현대자동차가 올드카 헤리티지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이벤트는 2018년 기준으로 1999년 1월부터 2008년 12월 31일까지 출고된 차량만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누구도 출고한지 10년밖에 안된 차량 수리를 리스토어라고 부르지 않는다.
10~20년 사이의 자동차는 올드카는 커녕 영타이머라고도 부르지 않는다. 내 티뷰론 스페셜은 1998년 12월 19일 출고되었는데, 단 13일이 초과한 덕분에 H-리스토어 프로그래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다. 정말로 리스토어라는 말을 쓰고 싶다면 최소한 20세기에 출고된 차량이 대상이어야한다.
또한, 나는 이 H-리스토어 프로그램이 현대자동차의 재능기부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재능기부라고 부르려면 차량 메이커인 현대차는 사설 공업사는 엄두도 내지 못할 수준의 리스토어를 통해 현대자동차가 왜 완성차 탑5인지를 보였어야 했다.
현대자동차 사업소 컨택
다시 리스토어 업체 선택으로 돌아와서....
나는 현대차 사업소에 전화를 걸었다. 리스토어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부식 수리가 대부분이었기에 1998년식 티뷰론 부식 수리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업소는 내 요청을 단번에 거절했다.
처음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언급하며 새 차를 사는 것이 낫다면서 거절했다. 리스토어는 시간과 돈과의 싸움이다. 비용을 따져가며 복원과 차량 구매를 비교했다면 이런 리스토어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비용은 얼마가 들던 상관하지 않으니 부식 수리를 맡기고 싶고, 진심을 다해 현대 사업소에서 내 티뷰론이 수리되길 원한다고 설득했으나, 사업소는 자동차를 한번 보지도 않고 거절했다.
현대차 사업소를 연락할 당시 나는 해외에 있었고, 차량은 지인의 차고에서 보관중이었다. 리스토어를 상담하기 위해서는 원격으로 차량 탁송을 불러서 사업소로 보내고, 사업소에서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나면 다시 차량 탁송을 불러서 지인 집으로 돌려보냈다. 내가 직접 나서지 못할 뿐 아니라 시차도 있기 때문에 한번씩 차량을 사업소로 보내는건 정말 큰 일이었다. 때문에 사업소와 사전에 차량 상태를 설명하고, 내가 원하는 작업을 이해시키는 과정은 정말 중요했다. 차량의 전체적인 모습과 부식이 많이 일어난 부위를 사진으로 보여주고, 전화로 전화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일을 사업소마다 연락을 했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거절당했다.
내 상식으로는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차량을 현대자동차 사업소에서 수리를 거절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기분이다. 단종된지 20년이 지난 자기 회사 제품을 아직까지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고마워서라도 책임을 지는게 제조사 근본이 아니었나? 나는 포기하지 않고 수리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계속해서 거절당했다. 그당시 나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다음 방법으로 본사에 클레임을 걸기로 했다. 사업소가 안해준다면 현대차 본사는 당연히 도와줄 것으로 기대했다. 나는 현대차 본사에 전화통화로 여러 차례 티뷰론 스페셜 부식 수리를 요청했고, 1:1 민원에도 글을 올렸다.
아래는 내 요청에 대한 현대차의 답변이다.
[사진5. 티뷰론 부식수리 요청에 대한 현대자동차 답변. 2019년 10월]
본사 고객센터에서는 가장 먼저 내 지역을 묻더니 가장 가까운 사업소 연락처를 알려주면서 사업소와 얘기하라고 돌려버렸다. 그리고 사업소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연락했던 것 처럼, 우리는 이런 작업 받지 않는다며 번번히 거절당했다. 사업소 뿐 아니라 블루핸즈 2차 정비소에서도 마찬가지로 거절당했다.
그나마 한 사업소에서 거절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려줬다.
"우리는 이정도로 교환을 해야 하는 차량이 입고되면 기본적으로 전손처리를 합니다. 저도 이곳에서 20년 넘게 판금을 해왔고 제 업무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이정도 부식 수리를 해본 경험이 없어서 작업을 해줄 수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장안평 같은 사설 업체에 맡기시는게 좋습니다."
이게 제조사 직할의 사업소에서 고객에게 할 말인가 싶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사업소는 차량 자체를 보려고 하지 않았고, 현대차 본사는 사업소와 얘기하라면서 내 요청 자체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지루한 핑퐁이 계속 되던차에 이 대답을 모 사업소 판금반장에게 들은 후 나는 현대차 사업소에서 작업을 의뢰하는 것을 포기했다.
사설업체 선택하기
이미 두 번에 걸쳐 사설 업체에 맡겼다가 돈, 시간, 자동차를 모두 날렸는데, 다시 한번 사설 업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현대자동차 사업소는 수리에 대한 퀄리티 컨트롤이 되지만, 사설은 업체마다 작업 환경, 도구, 작업자의 성격, 숙련도가 천차만별이어서 결과가 좋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가뜩이나 몇 대 남아있지도 않은데 작업이 잘못되는 상황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티뷰론 리스토어'라는 제목으로 정말 많은 업체들과 블로그, 카페글들을 검색했다. 작업자의 숙련도와 마무리를 판단할 수 없다면, 좋은 시설에서 제대로된 장비를 갖추고 똑같은 차량을 작업해본 업체에 맡기고자 했다. 업체가 보유한 장비부터 시작해서 어떤 작업들을 해왔는지 인터넷 검색을 하기도 했고, 때로는 직접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기도 했다. 레이싱 바디만 전문적으로 작업하는 업체도 컨택해봤고, 대구에 포니 리스토어로 유명한 업체도 연락해봤다.
급하게 서두른건 아니지만, 정말 오랫동안 꾸준하게 업체들을 찾아다녔다. 내 기억에 대략 2년이 넘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최종 3개 업체로 줄였다. 업체 모두 컨택해서 티뷰론 스페셜 사진과 함께 작업 요청서를 보냈고, 작업 과정과 사용하는 장비 등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 그러면서 100% 복원에 자신있어하는 업체는 목록에서 제외했다.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고 작업에 대한 충분한 고민도 설명도 없이 무조건 완벽을 말하는 업체들에게는 두 번이나 실망을 했기에...
[사진6. 카오라이너를 보유하고 있었던 복원업체]
업체들 중에서 나와 동일한 티뷰론 스페셜을 리스토어해봤고, 리어 펜더와 사이드 스커트 부식 수리 경험이 있고, 리스토어만큼은 사장님이 직접 작업한다고 응답한 업체를 선택했다.
사설에 티뷰론 스페셜을 맡기고 처음 리스토어를 시도했던 것이 2014년 여름이었고(늑페셜 시즌1), 이 업체에 차를 맡겼던 것이 2021년 3월이었다. 믿지 못하겠지만 2번의 실패 후 업체 선택만 7년이 걸렸다.
이주넷 한마리늑대.
- 어져스터
- 2023/02/20 PM 09:41
몇년전에 보낸 97년식 티뷰론TGX가 생각나는군요.
어머니에게서 저에게 우리가족 오랜 예쁜이였지만
새차를 추가하며 주차압박으로 여기저기 돌다 20대 청년이
강원도로 가졌던 추억의 뷰롱이 ㅜㅜ
- dandyppp
- 2023/02/20 PM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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