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中 소비자물가, 2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 디플레 공포 현실화2023.08.09 PM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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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CPI -0.3%, PPI -4.4% 집계

CPI·PPI 동반 하락은 2년8개월 만

디플레 우려에 장기침체 전망도






중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하고 생산자물가지수도 10개월째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두 물가지수가 모두 하락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사실상 진입했다는 분석과 함께 최악의 경우 일본이 수십년간 헤어나오지 못했던 장기 침체의 늪에 중국도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0.3% 하락했다고 9일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추정치(-0.4%)는 가까스로 상회했지만, 2021년 2월(-0.2%) 이후 2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에 따른 1~7월 누적 CPI 상승률은 0.5%에 그쳐,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CPI 상승률 목표치인 ‘3%’는 실패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중국 CPI는 2021년 1~2월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이다 3월부터는 지속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특히 올해 들어선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효과에 힘입어 1월 2.1%로 출발했다. 그러나 2월 1.0%로 상승폭이 절반가량 꺾인 뒤 3월부터 1% 미만에 그쳤고, 6월엔 결국 0%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진입 신호탄을 쐈다.

 





품목별로 보면 식품·담배·술의 가격이 0.5% 떨어졌다.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26% 급락해 전체 식품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생활용품 및 서비스의 경우 0.2% 하락했는데, 이중에서는 가전제품(-1.8%)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교통 및 통신(-4.7%)을 끌어내린 것은 자동차 등 교통수단(-4.4%)과 교통수단용 연료(-13.2%)였다. 다만 의류(1.0%), 거주(0.1%), 교육·문화·엔터테인먼트(2.4%), 의료(1.2%)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함께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4% 하락했다. 시장 추정치(-4.0%)에 못 미친 것은 물론, 지난해 10월(-1.3%)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에 갇혀있다. 단 지난 6월 기록한 -5.4%보다는 다소 축소돼 지난해 12월(-0.7%) 이후 6개월간 이어지던 낙폭 확대 흐름을 끊어냈다.


주요 산업별로 보면 석유·천연가스 채굴업(-21.5%), 석탄 채굴 및 세광업(-19.1%), 석유·석탄·기타연료 가공업(-18.3%),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 제조업(-14.2%), 철·금속 제련 및 가공업(-10.6%) 등의 하락폭이 컸다. 총 30개 산업 중 22개 산업이 하락세였고, 상승세를 보인 8개 산업마저도 가장 높은 상승률이 6%에 불과했다.


이날 CPI까지 마이너스로 전환한 만큼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싱자오펑 중국 전략가는 “전년 동기 대비 CPI와 PPI 모두 마이너스로 떨어져 디플레이션이 확인됐다”며 “하반기 CPI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품 가격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면 소비자들은 지출을 미루게 되고, 경제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응해 기업들은 다시 물건 가격을 낮춰야 해 투자와 일자리를 축소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일본이 수십년간 겪었던 장기 침체를 따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막기 위해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부진으로 경기 모멘텀이 계속 약화하고 있는데, 최근 발표된 정책들이 경기 모멘텀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며 “디플레이션으로 추가적인 재정 부양책에 대한 압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도하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국가통계국의 둥리쥐안 수석 통계학자는 “지난해의 높은 기저효과가 점차 사라져 CPI는 점차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0.4%에서 7월 0.8%로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생활용품, 식품, 운송 가격은 위축됐지만 서비스 지출 가격은 상승세를 보인 점을 언급하며 “비록 부진하긴 하지만 경제의 기본적인 수요는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싱 전략가는 “여름철 관광 수요 덕분에 근원 CPI가 상승한 것이며,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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