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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그럴 듯 하지만 틀린 국민소득계정 항등식과 GDP의 관계2023.08.25 PM 07:04
출처 : 『양영빈』 님 트위터
딱딱한 경제학 신화 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국장을 역임한 피터 나바로 교수는 경상수지 적자가 GDP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다음의 나바로 교수의 주장은 "순수출이 마이너스이면 이것은 GDP에서 빠지게 된다. ... 무역수지적자를 줄이면 GDP 성장을 증가하게 된다."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의 주장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틀린 주장이며, 경제학자들도 종종 이러한 오류에 빠지곤 합니다.
국민소득계정(National Income and Product Accounts) 항등식은 거시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봤을 법한 Y ≡ C + I + G + EX - IM 입니다.
나바로 교수가 그런 주장을 한 것은 위의 항등식에서 수입(IM) 앞에 마이너스 부호가 있기 때문입니다.
직관적인 해석이지만 항등식에 대한 오해로부터 비롯된 그릇된 해석입니다.
항등식은 Y를 C, I, G, EX - IM으로 회계학적으로 나누어서 보는 것만을 의미합니다. 항등식 자체만으로는 C, I, G, EX - IM 사이의 인과관계를 말해 주지 않습니다.
C, I, G, EX - IM 사이의 인과관계는 새로운 이론 및 검증 절차를 거쳐야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남는 문제는 왜 수입(IM)을 빼주는가에 있습니다.
이것은 Y 또는 GDP의 정의로부터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는데 GDP는 바로 Gross "Domestic" Product 이기 때문입니다.
GDP는 우리말로 "국내" 총생산인데 국내에서 생산한 것만 보겠다는 개념입니다.
무역을 하지 않는 나라는 없으며 무역을 하면 수입 및 수출을 하게 되고 이중 수입품을 가계의 소비, 기업의 투자, 정부의 재정지출에 쓰이는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C(총소비) = C_d + C_f,
I(총투자) =I_d + I_f,
G(총재정지출) = G_d + G_f
로 분해해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_d는 국내 생산 상품, _f는 해외로 부터 수입한 상품을 의미합니다. (domestic vs foreign)
그러면 한 경제가 순수하게 국내에서 생산한 GDP 는 C_d + I_d + G_d + EX 가 됩니다.
그런데 GDP 통계치를 작성할 때 지출의 관점에서 총소비, 총투자, 총재정지출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 수입한 것 IM = C_f + I_f + G_f는 빼주어야 합니다. 회계적으로 이중 계산을 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C=100, I=30, G=50, EX=20, IM(포도주)=50 인 경제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경제의 GDP = 150(= 100+30+50+20-50)입니다. 나바로 교수의 말대로 포도주(전액 소비품) 수입을 금지했다면 GDP= 150(50+30+50+20) 그대로 입니다.
GDP 관점에서는 수입을 금지하는 것에 관계없이 여전히 같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물론 현실은 이 보다는 훨씬 복잡합니다. 수입품이 모두 소비재도 아니고 투자재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생산할 수 없는 또는 국내생산가격보다 낮은 투자재를 수입하는 이유는 다음 기간의 생산을 늘리기 위함입니다.
수입을 줄여야 GDP가 오른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삼성이 반도체 기계를 수입하지 말아야 GDP가 오른다고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무역적자는 GDP와는 단기적으로 직접적으로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GDP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것도 반드시 일률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무역적자가 누적되는 경우 그 반대급부로 부채가 쌓이고 부채에 대한 원금 및 이자 상환을 해야 하지만 생산업체라면 적자가 생기더라도 장기적으로 생산 증가가 debt service를 초과하면 현재의 무역적자는 감수할 만한 것이 됩니다.
개인의 관점에서 이것을 본다면 개인의 소득(Y)은 세금을 무시하면 소비(C)와 저축(S)으로 분해해서 볼 수 있습니다.
즉, Y ≡ C + S가 되는데 소비를 늘리거나 또는 저축을 늘리면 소득이 늘어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Y ≡ C + S 항등식은 Y를 어떻게 나누어 지출했나를 보여 주는 것이지 C, S가 Y를 결정한다는 인과관계가 아닙니다. 소비지출을 늘렸다고 회사가 월급(Y)을 절대로 올려 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실례로 미국 자료를 보면 GDP 성장률과 경상수지(GDP 대비) 사이에는 미국의 경우에도 특별한 관계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가끔 경상수지가 좋아지면 GDP 성장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https://fred.stlouisfed.org/graph/?g=184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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