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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KB증권) UAW 파업이 연방정부 셧다운과 맞물릴 위험2023.09.11 PM 10:54
자동차 산업에서는 노사, 의회에서는 여야가 부딪히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경기 불확실성
— 초읽기에 들어간 전미자동차노조 (United Auto Workers)의 파업. 이번주 목요일까지 임금계약에 합의하지 못하면 GM과 포드, 스탤란티스 노조가 모두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숀 페인 UAW 위원장이 밝힘. 숀 페인 위원장은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했지만, 여전히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서 파업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들이 많아지고 있음. UAW는 시간당임금을 최대 46% 인상하고 주당노동시간을 32시간으로 단축하며 퇴직연금도 기존 방식 (DB 확정급여형)으로 복귀하고 은퇴 후 의료보험도 다시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 그러나 세 회사가 제시한 임금 인상률은 성과급을 포함해서 10% 중반. 이 요구 사항을 모두 받아들일 경우, 4년 동안 800억 달러의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자동차 제조사들은 평가. UAW의 요구사항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큰 폭의 임금 인상에 합의한다면, 미국의 임금 상승률은 다시 한 차례 높아질 전망. 장기 임금계약을 한 자동차 노조는, 다른 산업과는 달리 팬데믹 시기에 임금이 크게 높아지는 수혜를 거의 누리지 못했음
—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으면 큰 영향은 없을 전망. 컨설팅사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GM과 포드, 스탤란티스가 10일 동안 파업하면 미국 GDP가 56억 달러 감소하고, 세 회사의 공장이 밀집해 있는 디트로이트 (미시건주)는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14.4만명으로 집계되는데, 조합원들이 받지 못하게 되는 급여는 8.59억 달러. 여기에 회사의 손실 9.89억 달러를 더하면 18.48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전망. 그리고 산업승수 1.9를 곱해서 연관 산업들의 피해를 포함하면 35.1억 달러, 그리고 소비자와 딜러의 손실 21.1억 달러를 더하면 총 56.2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앤더슨은 추정.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자동차 회사들과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에 그칠 전망.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면 철강 등 중간재의 수요도 함께 감소하지만, 파업 이후 생산이 재개되면 이연된 생산 수요가 파업 시기의 빈 자리를 메울 것이기 때문.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재고가 크게 줄지 않는다면, 판매 차질에 따른 영향도 과대평가됐을 수 있음. 자동차 딜러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차량은 약 210만대로 추정. 약 58일 분량으로 비교적 넉넉한 편인데, 특히 세 회사가 미국에서 주로 판매하는 픽업 트럭의 재고는 그보다 훨씬 많은 상황. GM의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 시에라 트럭은 약 80일 분량, 포드의 F-150은 98일 분량, 스탤란티스의 Ram 1500은 107일 분량의 재고가 남아 있음
—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 숀 페인 위원장은 UAW 87년 역사상 처음 조합원 직선제로 선출된 위원장. 올해 3월 말에 열린 결선투표에서 레이 커리 당시 위원장에 505표 차이 (득표율 0.4%p 차)로 승리. 패배한 기존 지도부가 지금은 파업을 지지하고 있지만, 숀 페인 위원장은 UAW 위원장으로서의 지도력을 확고하게 보여줘야 하는 상황. 따라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 UAW는 조합원들에게 11주 동안 매주 500달러씩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짐. 파업 장기화에 대비한 포석. 자동차 제조사들도 주요 모델들의 재고가 충분한 만큼, 금융위기 이전까지 회사에 부담이 됐던 DB형 퇴직연금과 은퇴 노동자 의료보험 부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버틸 것.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철강처럼 자동차와 밀접한 산업들 역시 타격을 입으면서, 미시건주 뿐만 아니라 오하이오주와 위스콘신주도 타격을 받을 전망. 모두 내년 대선에서 경합주로 분류되고 있는 지역.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이었던 미시건주 출신 진 스펄링을 교섭관으로 임명해서 노사간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이번주 화요일부터 하원 일정이 시작되는데, 이달 내로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을 마치거나 임시예산안을 편성해서 미루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폐쇄. UAW 노사 협상과 연방정부 폐쇄가 맞물린다면, 자동차노조원 뿐만 아니라 공무원 급여 지급이 중단되면서 경제에 타격이 있을 전망. 8월 경제지표 좋아도 경기민감주 비중 확대가 적절하지 않은 이유
- KB증권 크로스에셋/해외주식 Strategist 김일혁, CFA, F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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