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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中 경제 바닥 지났나… 산업생산·소매판매, 예상치 ‘훌쩍’2023.09.15 PM 01:39
8월 소매판매·산업생산, 예상치 상회
中 정부 경기 부양책에 계절 요인 작용
일부는 여전히 부진… 투자·고용 발목
빠르게 추락하던 중국 경제가 겨우 안정화 조짐을 되찾았다.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시장 전망치를 훌쩍 웃도는 양호한 성적을 내면서 바닥은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부동산 부문의 침체로 인해 민간 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청년 실업률도 공개가 어려울 정도로 암울해 중국 경제가 완전히 반등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났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9%)를 0.6%포인트 웃돌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상승폭(3.7%)보다 0.8%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월간 국내총생산 격인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으로, 고용과 평균 소득 등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4월 5.6%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3%대로 떨어졌는데, 다시 반등한 것이다.
중국 내수경기의 가늠자인 소매판매도 8월 전년 동기 대비 4.6% 오르며 역시 시장 전망치인 3.0%를 1.6%포인트 뛰어넘었다. 전월 증가율(2.5%)과 비교해도 2.1%포인트 커졌다. 지난 4월 18.4%를 기록했던 소매판매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며 7월 2.5%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이번에 4개월 만에 반등하면서 소비 회복 흐름을 되찾았다.
중국 전년 동기 대비 기준 산업생산/소매판매 증가율 추이
8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살아난 것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와 여름 여행 수요 등 계절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중국 정부는 가전제품·가구·자동차 등의 소비 촉진부터 인프라 투자를 위한 특별채권 발행, 대도시의 주택 구입 요건 완화 등의 정책을 내놨다. 시장에 돈도 적극적으로 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지난 15일부터는 금융기구 지급준비율까지 0.25%포인트 낮췄다. 지준율은 은행이 보유한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율을 뜻한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은행은 자금 여유가 생겨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수치는 중국 경제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잠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경제 일부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부양책의 온기가 골고루 전달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읽을 수 있는 1~8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2%로 시장 전망치(3.3%)를 밑돌았다. 올해 1~2월(5.5%)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로, 부동산 부문 투자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특히 국영기업은 투자를 7.4%나 늘렸지만, 민간 기업은 오히려 0.7% 투자를 줄여 둔화세에 일조했다.
청년(16~24세) 실업률 역시 문제다. 국가통계국은 지난달부터 돌연 청년 실업률을 비공개했는데, 이번에도 전체 도시 실업률(5.2%)이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는 점만 발표하고 청년 실업률을 포함한 연령대별 실업률은 내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청년 실업률은 6월치로, 당시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했다. 올해 여름 대학 졸업생이 사상 최다 수준인 1158만명에 달하면서 청년 실업률이 더욱 치솟았고, 결국 공개하기 어려운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국가통계국은 “8월 주요 지표가 개선됐고 국민경제 회복세가 긍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다만 외부의 불안정·불확실한 요인이 여전히 많고, 국내 수요도 부족해 경제 회복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자들이 여행, 외식 등 서비스 지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지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고용 시장의 전망도 암울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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