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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재용도 콕 집은 사우디서 ‘K-굴착기’ 열풍…네옴 호재까지2023.10.02 PM 06:02
올해 1~8월 사우디 수출액 지난해 전체 앞질러
인프라 투자 증가로 건설기계 수요 늘어나
네옴시티 진행 시 한국 굴착기 수출액 증가 예상
HD현대인프라코어의 디벨론 53t 대형 굴착기. [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굴착기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기 반등을 위한 개발이 끊임없이 진행되면서 굴착기 수요가 지속 늘어난 결과다. 사우디아라비아 미래 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에 힘입어 향후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되는 한국 굴착기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추석 연휴 기간 ‘네옴’ 건설 현장을 찾을 정도로 이 시장이 미래 먹거리로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굴착기의 사우디아라비아향 수출액은 1억788만달러(약 1454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9839만달러, 1326억원)을 일찌감치 넘었다.
2년 전인 2021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굴착기의 사우디아라비아향 수출액(7397만달러, 1000억원)은 1억달러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33% 상승하더니 올해는 4분기 이전에 1억달러를 초과하는 수출액을 달성했다.
네옴 프로젝트 건설현장의 모습. [네옴 유튜브 캡처]
미국, 유럽과 함께 한국 굴착기의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은 크게 위축됐다. 올해 1~8월 중국향 수출액은 4375만달러(약 590억원)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1~8월(2327억달러)과 비교했을 때 크게 상승했지만, 2년 전인 2021년 1~8월(1억6538억달러) 대비 무려 74% 감소했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엇갈린 경제 상황이 굴착기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현지 건설기계 시장이 위축됐다. 이와 달리 사우디아라비아는 경기 부흥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지방 인프라 구축을 위해 106억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프로젝트로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공장소 개발 및 도로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계속되는 인프라 건설에 사우디아라비아 내 건설기계 수요는 자연스레 증가했다.
두산밥캣 미니 굴착기. [두산밥캣 홈페이지 캡처]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되는 한국 굴착기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5000억달러(약 674조원)를 투자해 미래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를 준비하고 있다. HD현대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미 현지 대형 고객사와 네옴시티에 투입될 53t 대형 굴착기 30대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네옴시티 인근에 딜러사의 신규 지점을 오픈하고 서비스 인력을 늘리는 등 고객 맞춤형 전략을 펼쳐 계약을 따냈다. 또 다른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도 올해 8월 네옴시티 건설현장에 사용될 40t급 굴착기 12대의 공급을 완료했다. HD현대는 추가 수주를 위해 주요 공항에 옥외 광고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HD현대는 더 나아가 네옴시티에 무인·자동화 건설기계 솔루션인 ‘콘셉트-X2’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콘셉트-X2는 드론이 미리 습득한 지형 정보가 종합 관제 시스템인 X-센터에 전달, X-센터에서 분석된 데이터를 건설장비들이 전송받아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상의를 통해 실증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미에서 소형 굴착기를 생산하는 두산밥캣도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두산밥캣 소형 건설기계는 북미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시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난 후 네옴시티에 제품 공급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州)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NEOM)’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편 이재용 회장은 1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점검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중동 지역을 찾아 현지 사업을 살펴보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네옴시티’를 구성하는 4개 구역 ▷더 라인(거주 공간) ▷옥사곤(친환경 산업 단지) ▷트로제나(산악 휴양·레저 단지) ▷신달라(해양 리조트 단지) 중 ‘더 라인(거주 공간)’의 하부 교통망 및 인프라 시설 ‘스파인(Spine)’의 일부 구간 터널공사를 지난해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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