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역시 오일머니'…재계는 지금 '리야드 엑스포' 주판알 굴린다2023.11.29 PM 02:25
사우디, 2030년까지 4300조 투자 계획
'제2의 중동 붐' 기대감 속 건설주 '훈풍'
전 세계 이목을 모은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최종 결정됐다. 사우디는 엑스포 개최를 위해 국가 전역에 우리 돈 4300조원 규모의 투자를 구상 중이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권을 가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이 대규모 투자의 수혜를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이란 평가다.
초점은 이 같은 사우디의 '오일 머니'를 한국 기업이 얼마나 가져올 지로 쏠린다. 부산 엑스포 선정은 좌절됐지만 향후 사우디에서 엑스포 관련 다양한 건설 수주 물량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최종 확정됐다. ⓒ로이터=연합
"새로운 사우디"…리야드 엑스포로 '비전2030' 과시
29일 새벽 '리야드 엑스포' 최종 결과를 받아든 사우디는 "국제사회가 우리의 '비전2030'에 신뢰를 표현해 줬다"며 "기대에 부응하는 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 일환으로 사우디는 2030년까지 사우디 전역에 3조3000억 달러(한화 약 4296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78억 달러(약 10조1000억원)를 엑스포를 위해 쓰기로 했다.
'비전2030'은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새로운 사우디'를 건립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체질을 개선해 궁극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함이다. 주로 문화‧관광 산업 육성화나 스마트 신도시 개발 등 비석유 산업을 추진 중이다. 2030엑스포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시기상 리야드 엑스포가 비전2030의 결과물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평가다.
비전2030의 대표적인 사업이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다. 네옴시티는 사막 한 가운데에 계획된 미래도시로,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규모의 부지에 1조 달러(약 1400조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대규모 프로젝트다. 각국이 수주전에 뛰어들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앞선 외교전으로 한국과 사우디 양국 기업은 39조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영빈관을 방문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금리 인하, '제2의 중동 붐' 기대감에 건설주 '훈풍'
당장 증권가에서 수혜주로 떠오르는 업종은 건설주다. 건설주는 이미 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하면서 이달 들어 큰 상승폭을 보인 상태다. KRX200 건설지수는 이달 들어 15% 안팎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에 더해 네옴시티와 리야드 엑스포 건설 수주 기대감이 더해진다면 건설업에는 더 큰 훈풍이 불 것이란 관측이다.
구체적 종목으로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설비사업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건설과 네옴시티 더라인의 스파인 일부 구간 터널 공사를 수주한 삼성물산 등이 거론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과 관련해 "내년부터 네옴시티 인프라 관련 수주가 본격화해 성장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네옴시티나 리야드엑스포 등 사우디의 대규모 투자 사업이 장기전으로 계획된 만큼, 당장 건설주의 본격적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침체된 상황이라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며 "펀더멘탈(기초여건)이 받쳐주지 못하면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분석했다.
한편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관련 테마주로 언급된 종목들은 이날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전 10시45분 현재 전시 문화 사업체인 시공테크와 메쎄이상은 각각 21.93%와 8.21% 하락했고 영남 최대 민영방송사로서 광고 사업 수혜를 기대했던 KNN은 2.28% 내렸다.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기대감을 업었던 부산산업과 동방선기 등도 7%대 하락세다.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