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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美 ‘피벗’에 中 경제 호조까지...글로벌 증시, 채권시장 훈풍2023.12.16 PM 03:02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이어 부진에 빠졌던 중국 경제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산타랠리(연말 강세장)를 보이고 있고, 채권 금리도 빠르게 하락(채권가격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고, 중국 경제도 명암(明暗)이 공존하는 상황이어서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그의 발언에 연준의 긴축 기조가 끝나간다는 기대감이 커져 이날 글로벌 증시가 상승했다./AP 연합뉴스
◇美·中 호재에 금융시장 훈풍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시장 전망치(5.6%)를 1%포인트 웃돈 것으로, 2022년 2월(7.5%)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1월 소매판매 증가율(10.1%)은 시장 전망치(12.5%)를 밑돌았지만, 지난 8월(4.6%)과 9월(5.5%), 10월(7.6%)보다는 높아졌다. 지난달 실업률은 9~10월과 같은 5.0%를 기록했다. 중국은 올해 코로나 봉쇄를 해제한 후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지난 10월 재정 지출을 늘리기 위해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소매판매 증가 폭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지만 중국 부양책이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3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데 이어 중국 경제지표가 호전되자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미국 다우평균은 지난 13일 사상 처음 3만7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14일에도 전날보다 158.11포인트(0.43%) 오른 3만7248.35에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지수도 최근 6거래일(지난 7~14일) 연속 상승하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15일 아시아 증시에서는 홍콩 항셍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 등이 1~2%가량 상승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9.38포인트(0.76%) 오른 2563.56에 마감했다.
채권시장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채권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4일 전날보다 0.103%포인트 내린 연 3.921%를 기록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7월 31일(연 3.967%) 이후 거의 5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하락이 본격화하며 채권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더 일찍, 더 빠르게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래픽=김성규
◇과도한 기대는 금물
시장에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비관론도 적지 않다. 중국 경제의 경우,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이 많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세 차례(7, 10, 11월)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동산 침체 등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5월 -0.1%를 기록한 이후 올해 5월, 6월을 제외하고 지난달까지 내내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러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먀오 오양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중국 지표는 (명암이) 혼재돼 있다”며 “전체 데이터를 보면 내수는 여전히 취약해서 (정부는) 경기 부양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P모건자산운용의 옥사나 애로노브 수석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고질적으로 높은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이 내년 말까지 완화적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은행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호재를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반영하고 있다”며 “투자 비중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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