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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초저금리 빚투시대 끝 … 향후 5~10년 금리 3~4% 오갈것2023.12.19 PM 02:02
'월가 투자 전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
지금은 10년 만의 투자전환기
차입 말고 가진 돈으로 투자를
수익률 목표 7~8%가 적절
7~10년 만기 회사채 유망해
금리 3~4%는 높은수준 아냐
영끌족 외 경제 충격 없을 것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이 미국 뉴욕 오크트리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내년 경제 전망과 투자전략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초저금리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 5~10년간 금리는 3~4%에 안착할 것이다. 투자 환경이 달라졌으니 7~10년 만기 8% 수익률 회사채를 추천한다."
'월가 투자 전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77)이 지난 12일 미국 뉴욕 오크트리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경제금융 환경과 투자 노하우를 들려줬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하 계획을 선언했지만, 막스 회장은 지난 10년간 이어져온 제로 금리 시대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패러다임'이 새로운 10년 금리 정상화로 바뀐다는 말이다. 막스 회장은 앞으로 차입투자는 빛을 잃고 대여투자가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의 핵심 개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 철칙으로 "좋은 시절보다 어려운 시절의 투자 성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익 극대화보다 안전 보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앞으로 미국에서 금리는 어느 수준에 안착할 것으로 보나.
▷2009~2021년 미국 기준금리는 평균 0.5%였다. 이 같은 저금리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작년 12월 메모를 통해 기준금리가 앞으로 5~10년 동안 2~4%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내가 예측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확성을 갖춘 것이다. 1년이 지난 지금은 3~4%에 안착할 것으로 본다.
―금리 3~4% 시대에 투자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꿔야 하나.
▷2008~2016년 미국 기준금리는 제로였다. 이런 초저금리는 빌리는 사람에게 유리하고, 빌려주거나 저축하는 사람에게 불리하다. 돈을 은행에 저축하거나, 돈을 누군가에게 빌려줘도 이자를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빌린 사람은 이자를 안 낼 수 있어 좋았다. '차입투자(leveraged investment) 전략'이 이 시기에 탄생했다. 자금 조달비가 줄어드니 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기준금리 0.5%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 차입투자 전략은 성공하기 어렵고, 가진 돈을 굴리는 대여투자 전략이 성공하게 된다. 이것이 확실한 투자 패러다임 전환의 대전제다.
―차입투자 전략이 실패하는 이유는.
▷예를 들어 당신이 연간 6%의 수익을 내는 회사를 찾았다고 치자. 당신은 2%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다. 그러면 당신은 최대한 자금을 빌려 이 회사에 투자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대출금리가 7%로 올랐다. 당신이 투자한 회사는 이자를 충당하지 못한다. 은행은 대출 만기가 돌아와도 연장을 해주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이 주택 구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결국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때문에 구매한 집을 처분해야 할 것이다.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오랜 기간 유지되면 이자 부담이 늘어난 개인과 기업은 어려워질 텐데.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3~4%는 고금리가 아니다. 익숙했던 과거 금리보다 높지만 더 긴 시계열로 보면 높지 않다. 3~4% 금리가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변동금리로 많은 돈을 빌린 그들이 금리가 언제나 바닥에 머물 것으로 가정했다면 손해를 볼 것이다. 그들은 누구인가. 제로 금리를 믿고 최대한 돈을 차입해 자산을 구매한 가계, 기업 그리고 투자자다.
―투자자가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일반 투자자의 실수 중 하나가 상황이 좋으면 계속해서 좋을 것이라고 믿는 점이다. 즉, 금리가 낮으니까 계속 낮을 것으로 믿는다. 키가 6피트(약 183㎝)인 사람도 '평균 수심 5피트(약 152㎝)'인 호수를 건너다 익사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돈을 빌리는 것은 배낭에 돌을 채운 채 개울을 건너는 것이다. 평균 수심보다 더 깊은 곳에 이르면 익사한다. 그 깊은 곳은 금리가 2%에서 7%로 오르는 날 찾아온다. 신중한 사람이라면 이익과 리스크 사이에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이익만 극대화하는 것은 초저금리 때 돈을 마구 빌렸다가 금리가 오르면 위기에 직면하는 것과 같다.
―과거보다 금리가 올라가면 주식보다 채권이 더 유리한가.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이, 수입, 재산, 가족, 특히 리스크에 대한 성향 등에 따라 다르다. 미국 주식시장의 대표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100년 동안 연간 평균 약 10% 수익률을 올렸다. 개인투자자는 주식시장에 모든 돈을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는 현금, 예금, 채권 등에 넣을 것이다. 개인투자자는 10% 수익률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개인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채권을 담은 포트폴리오로 7%를 목표로 할 수 있다. 이게 핵심이다. 현재 미국 하이일드 채권은 수익률이 약 8%다. 여기에서 수수료 등을 제외한 7%는 훌륭한 수익률이다. 주식은 잘될 때는 채권보다 수익률이 훨씬 좋다.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더 높다. 그러나 채권은 훨씬 더 안정적이고 믿을 수 있다.
―채권은 금리가 올라가면 가격은 하락한다. 이 경우 손실을 보지 않나.
▷그것은 손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 손실은 해당 채권을 팔았을 때 발생한다. 만기까지 채권을 들고 있으면 발행기관이 약속한 돈을 돌려준다. 일시적 가격 하락과 진짜 손실을 구분해야 한다. 개인투자자나 대형 기관투자자에 가격 등락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에 얼마나 갖느냐다. 수심이 너무 깊어 익사하면 안 된다. 포트폴리오에서는 생존력이 중요하다. 어려운 시기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안정된 12% 수익률보다 불안한 15% 수익률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러분이 15%를 위한 불안을 견딜 수 있느냐다.
―채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장단기, 회사채, 국채 중 무엇을 추천하나.
▷넘버원은 회사채다. 국채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지 않다. 현재 국채는 4%대다. 나는 8%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8% 수익률을 얻기 위해 약간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간은 7~10년 만기를 추천한다. 1년 만기는 이익을 오래 즐길 수 없고, 30년 만기는 너무 길고 만기까지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다.
하워드 막스 회장
월가의 대표 가치 투자자다. 1995년 설립한 오크트리캐피털은 1830억달러(약 236조원)를 굴리는 초대형 대체투자운용사로 글로벌 채권·주식·부동산 시장에 두루 투자한다. 하워드 막스 회장이 자신의 투자 인사이트를 담아 발표하는 '메모'는 워런 버핏 회장이 "메일함에 막스 회장의 메모가 있으면 그것부터 읽는다"고 할 정도로 투자자 사이에서 영향력이 크다. 194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금융을 공부했고, 시카고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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