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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뜨거운 CPI에도 금리 떨어진 이유…어닝시즌 직전 씨티의 '경고'2024.01.12 PM 12:11
<1월 11일 목요일>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11일(미 동부시간) 오전 8시 30분 미국 노동부는 12월 소비자물가(CPI)를 발표했습니다. 예상보다 살짝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CPI가 중요한 것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금리 유지)이나 마찬가지이고, 시장이 인하를 기대하는 3월 FOMC까지는 1월, 2월 CPI 등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추가로 나옵니다.
12월 CPI 세부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2월 미국 CPI 전년대비 3.4% ↑...시장 전망치 3.2%를 상회
근원 CPI 전년대비 3.9% ↑...시장 전망치 3.8%를 상회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4% 올라 월가 예상인 0.2%, 3.2%보다 높았고요. 11월(0.1%, 3.1%)보다 확연히 올라갔습니다. 근원 물가는 0.3%, 3.9% 올라 역시 월가가 예상한 0.3%, 3.8%보다 전년 대비 수치가 높았습니다. 11월에는 0.3%, 4.0%였습니다. 근원 CPI는 4% 미만(3.93%)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긴 합니다.
12월 미국 CPI 전월대비 0.3% ↑...시장 전망치 0.2%를 상회
근원 CPI 전월대비 0.3% ↑...시장 전망치 0.3%와 일치
에너지 가격이 0.4% 오른 게 헤드라인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가장 큰 이유이고요. 휘발유 가격은 11월 6% 하락 후 12월 0.2% 상승했습니다. 가장 비중이 큰 구성요소인 주거비가 0.5% 올라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절반 이상(0.16%포인트)을 차지했습니다. 주거비 중 렌트는 0.4% 올랐고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가 0.5% 상승했습니다. 중고차, 신차, 의류, 호텔비, 의료비, 항공료, 자동차보험 등도 모두 올랐습니다.
12월 CPI 항목별 전월 대비 상승률
상품과 서비스로 나누면 근원 상품 물가는 전달과 같았지만, 근원 서비스 물가는 0.4% 상승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 이른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도 한 달 전보다 0.4%나 올랐습니다.
3개월 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근원 물가는 3.3%로 11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지만, 6개월 치를 환산하면 3.2%로 0.3%포인트나 올라갔습니다. 인플레이션 하락 경로가 순탄하지는 않다는 것을 뜻합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컨센서스 예측보다 아주 약간 높지만, 지배적인 시장의 내러티브나, 통화정책 내러티브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여기부터 더 어려워진다는 점을 알려주는 약간의 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경직된 서비스 인플레이션과 완고한 소유자의 등가 임대료 등이 포함된 12월 CPI 보고서는 3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기상조였음을 나타낸다. 인플레이션 둔화의 마지막 마일(last mile)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리어브릿지의 제프 슐츠 전략가는 "오늘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직선이 아닐 것임을 확인시켜 준다. 이는 Fed의 추가 인내심을 요구한다. 가장 큰 장애물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주거비다. 주거비 구성요소 중 가장 중요한 OER은 0.5%로 강세를 유지했다. 작년 3월부터 월 0.4~0.6%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슈퍼 코어 물가도 0.4% 상승해 Fed의 2%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을 넘었다.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깨고 보합세를 보였는데 가장 큰 요인은 중고차 등 자동차였다. 자동차 업종의 가격 결정력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합적으로 이른 금리 인하에 대한 단기 기대가 소폭 후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UBS의 브라이언 로즈 이코노미스트는 "큰 그림에서 볼 때 인플레이션, 노동 시장, 경제 성장에 대한 데이터는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에는 여전히 너무 강하다고 본다. 우리의 기본 사례는 Fed가 5월에 첫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연말까지 100bp 인하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속도와 시기는 앞으로 데이터가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앞으로도 인플레이션은 추세적으로 완화될 것이다. 에너지는 안정세를 보이지만 식품 물가는 계속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특히 자동차 가격은 공급망 개선과 수요 둔화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시차로 인해 주거비 둔화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며, 더 균형 잡힌 노동 시장도 물가 압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2023년보다 인플레이션 개선 속도가 느려지고 더딜 가능성이 크다. Fed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빨리 2%로 돌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Fed 위원들의 반응도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오늘 CPI는 올해 인플레이션 경로를 명확히 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바킨 총재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승하고 상품 인플레이션이 훨씬 약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예상대로'"라면서 "상품과 서비스 사이에는 여전히 단절이 있다. 월간 개선이 더 광범위하다면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해 더 많은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12월 CPI 보고서는 할 일이 더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면서 "3월은 아마도 금리 인하를 예상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본다. 좀 더 많은 증거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노동 시장도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PI와 같은 시간 발표된 지난주(~6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그 전주보다 1000건 줄어든 20만2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계속 실업급여를 청구한 건수도 183만 건으로 그 전주보다 3만4000건 감소했습니다. 이는 작년 10월 말 이후 최저치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도 있습니다.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나가는 상선을 공격하는 사태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해운사 머스크의 빈센트 클럭 CEO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홍해를 언제 다시 이용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으며, 현 상황이 세계 경제 성장에 상당한 파급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오늘 이란이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이어진 오만만에서 미국의 유조선을 나포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91% 상승한 배럴당 72.02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홍해 위기로 해상 화물 운임 급등
그러나 3월 첫 금리 인하를 내다보는 진영도 의견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데이터가 약간 뜨거웠던 것은 대부분 에너지 가격이 우리 추정보다 높았기 때문"이라며 "CPI 보고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밝혔습니다. 근원 CPI의 지난 3개월 치를 연율 환산하면 11월보다 0.1%포인트 감소한 3.3%로 줄었다는 것이죠. 또 "이번 달 강세의 대표적 원인인 중고차 가격은 다음 몇 달 동안 하락할 것"이라면서 여전히 3월 25bp 인하 예상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CPI 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는 (1월 말 발표될) 12월 근원 PCE 물가가 전달보다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기존 3월 첫 인하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Fed의 물가 벤치마크는 근원 PCE 물가이며, 월간 0.2% 증가는 연간 2%대에 근접하는 것이니까요. CPI와 PCE 물가는 계산할 때 주택, 자동차 등 주요 구성요소에 대한 가중치가 다릅니다.
주거비도 시차 탓이지 몇 달 안에 둔화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둔화하고 있고요. 12월 주거비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로는 6.15% 올라 11월 6.51%보다 낮아졌죠. 2022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채권왕'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는 "헤드라인 CPI는 아마도 3개월 동안 현 수준에 머물다가 Fed가 원하는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다. 3분의 1 비중을 가진 주거비가 앞으로 계속 하락할 것이고 올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주거비 인플레이션은 시차를 두고 실시간 임대료를 따라 둔화할 것 (CEA)
그래서인지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 3월 금리 인하 베팅도 전날 67%에서 오늘 71%로 오히려 조금 높아졌습니다.
기본적으로 12월 CPI 데이터가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진 않았습니다. 오늘 데이터는 예상보다 살짝 높은 수준이어서 1월 말 FOMC에 미치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요. 3월 FOMC가 열리는 전까지는 △12월 PCE 물가(1월 26일) △1월 CPI(2월 13일) △1월 PCE 물가(2월 29일) △2월 CPI(3월 12일) 등이 추가 발표되기 때문입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는 12월 CPI 보고서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CPI 보고서가 Fed의 단기 정책 전망을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 위원들은 1월 30~31일 회의에서 금리를 변경할 가능성이 없으며 다른 인플레이션 척도인 PCE 물가를 사용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결정한다. 그 지수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라고 적었습니다.
데이터 발표 전 소폭 하락하던 금리는 즉각 보합권으로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오전 내내 강보합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1시 발표된 미 국채 30년물 경매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나자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응찰률은 2.37배로 지난 6회 평균(2.39배)보다 살짝 낮았습니다만 발행 금리는 4.229%로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 4.230%보다 0.1bp 낮게 결정됐습니다. 일부에서 약간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였습니다.
12월 CPI 발표 ↑, 30년물 국채 경매 성공적 ↓
오후 5시께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6.2bp나 떨어진 3.968%에 거래됐습니다. 오늘 장중 4.068%에 달했었습니다. 2년물은 12.2bp나 급락한 4.249%를 기록했습니다. 유럽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보리스 부이치치 위원은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이상적인 나의 견해는 25bp씩 낮추는 것"이라면서도 "데이터가 그러한 조치를 보증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50bp 인하 조치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는 그러한 조치는 경제가 '연착륙'보다 훨씬 더 나쁠 경우에만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부이치치의 발언에 유럽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고, 미국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후에 미 재무부가 12월 재정 적자 상황을 발표했는데 12월 한 달 동안 재정 적자가 1294억 달러가 발생해서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수는 4290억 달러(-5.6%)였는데, 총지출은 5590억 달러(+3.5%)에 달했습니다. 팬데믹 이전까지 통상 12월 적자는 100억~200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초기에 부양책으로 막대한 돈을 썼을 때 최고 기록인 1400억 달러에 달했죠. 그런데 경기가 괜찮은 상황에서 거의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낸 것입니다. 국채 발행 증가 우려가 커질 만도 했지만, 대부분 예상해온 내용이어서 그런지 수익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주가는 약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까지는 약세를 지속했지만, 오후 장 들어 회복세를 나타냈습니다. 30년물 경매 결과로 인해 (뜨거운 CPI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영향이 컸습니다. 다우는 0.04% 강보합세로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0.07% 내렸습니다. 나스닥은 0%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늘 장중 마이크로소프트(+0.49%)가 애플(-0.32%)을 제치고 시가총액 정상에 잠시 오르기도 했습니다. 2021년 11월에 이어 약 2년 2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다만 장 후반 애플이 다시 역전했습니다. 결국, 애플은 2조 89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2조 8600억 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MS는 클라우드 컴퓨팅 및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질주하고 있지만, 애플의 성장에 대한 의구심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지난주 바클레이스와 파이퍼 샌들러는 아이폰 판매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투자 등급을 낮췄지요.
MS, 한때 시총 1위 탈환…2년 만에 애플 제쳤다
테슬라(-2.87%)에 대해선 세 가지 악재가 동시에 터졌습니다. 먼저 아침부터 허츠가 테슬라 모델3 등 전기차 2만 대를 처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보유 중인 6만 대의 3분의 1을 없애는 겁니다. 허츠는 전기차의 수리 비용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높고 충전 불편함 등으로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허츠는 전기차 매각 대금으로 휘발유 차량을 더 사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는 테슬라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의 생산직 직원 임금이 인상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말 미국 자동차노조(UAW)와 디트로이트 '빅3'가 대규모 임금 인상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죠. 이미 도요타 현대 등도 임금을 올려줬습니다. 이는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비용 상승과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베를린 공장에선 2주 동안 가동 중단 소식이 나왔습니다. 홍해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 오는 부품 운송 등이 지연되고 있는 탓입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불과 8거래일 만에 8.56% 떨어졌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4만9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ETF 거래량은 오늘 35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향후 12개월 이내에 15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월가 주류에서는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뱅가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팔지 않기로 했습니다. 뱅가드는 "뱅가드 플랫폼에서는 현물 비트코인 ETF를 구매할 수 없다. 우리는 또한 뱅가드 비트코인 ETF나 기타 암호화폐 관련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 없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우리의 관점은 이런 상품이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의 구성요소로 간주하는 주식, 채권, 현금과 같은 자산 클래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뱅가드, 비트코인 현물 ETF 매수 차단 ... "회사 장기 투자 철학에 부합되지 않아"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그룹(ISG)의 샤민 모사바-라흐마니 대표는 오늘 미디어라운드테이블에서 "비트코인은 투자할만한 자산 클래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도박을 좋아한다면 라스베이거스에 가면 된다. 비트코인을 사는 것은 투자가 아니며 사람들은 투자의 일부로 비트코인 ETF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에 기본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부가 가치는 무엇이고 그게 존재하고 실제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전체적으로 보면 투자할 자산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내일부터는 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됩니다. JP모건 웰스파고 씨티 등 금융사와 함께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헬스도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씨티그룹은 오늘 갑자기 4분기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공개한 뒤 1.77% 내렸습니다. 최근 아르헨티나 페소의 평가절하로 인해 약 8억 8000만 달러의 손실이 생겼고, 실리콘밸리 은행과 시그니처 은행 부실로 인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지급한 특별수수료가 예상보다 많은 17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다른 대형 금융사들도 마찬가지?). 은행 구조조정 비용도 총 7억 8000만 달러를 썼습니다. 이는 은행주 전반의 주가 하락을 불렀습니다.
美 은행주 약세
→ 시티그룹 일회성 비용 발생 이슈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월가 콘센서스는 (전 분기 대비) 이익 감속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S&P500 기업의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보다 6%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는데, 이는 3% 추정 상회를 뜻합니다.
23년 4분기 S&P 500 주당순이익 추정치 -6% (3분기 이후)
→ 4분기 평균 추정치 하락폭 -4%보다 큰 조정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EPS 추정치를 지난 석 달 동안 6%가량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역사적 평균인 4% 하향 조정보다 더 큰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그러나 화이자, 머크를 제외하면 이익 하향 조정 폭은 -4%"라고 지적했습니다.
4분기 추정치 하향 조정 폭, 화이자/머크를 제외하면 -4%
→ 역사적 평균에 부합
현재 콘센서스는 4분기 EPS가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23년 4분기 S&P 500 EPS, 전년 대비 2.1% 성장 예상
2020년 팬데믹이 터진 뒤 기업 이익은 급감했다가 역사적 평균보다 훨씬 빨리 회복되고 있습니다.
S&P 500 12개월 후행 EPS, 하락 속도보다 반등 속도가 더 빠름
그리고 마진도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4분기 마진은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적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높긴 하지만요. 인플레이션 및 수요 둔화 속에 가격 결정력이 약화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S&P 500 분기 마진, 23년 4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것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발언은 소비자 기업들에게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비재 기업들이 수요 약화를 언급한 횟수
수요는 서비스 업종에서 여전히 강하지만 S&P500 기업은 미국 경제(서비스 70%)와 달리 서비스 비중은 49%이고 상품 비중이 51%로 더 높습니다.
S&P 500 기업 비중 (서비스 49% vs. 상품 51%)
미국 경제 비중 (서비스 70% vs. 상품 18%)
11개 업종 가운데 4개 업종만이 4분기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7개 업종이 증가할 것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S&P 500 업종 11개 가운데 4개 업종의 이익 증가 예상 (4Q23E)
S&P 500 업종 11개 가운데 7개 업종의 이익 증가 예상 (1Q24E)
기업 이익에는 경제 성장이 중요하겠지요. 블룸버그의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지수는 여전히 플러스 영역에 있고요, 이는 역사적으로 추산해서 EPS가 예상을 4% 상회할 것이라는 걸 가리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지수 (+)
24년 1분기 EPS 성장률 4%와 일치하는 수준
기업들은 가이던스를 내놓을 텐데요. 통상 12월부터 2월까지 나오는 가이던스가 보수적이고 약합니다.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는 12월 ~ 2월에 가장 약함
어닝시즌과 관련,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4분기 이익에 대한 월가의 컨센서스 기준이 너무 낮고 이러한 실적 발표에 대한 매수 노출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약간의 FOMO(추격 매수)로 인한 상승이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며칠 전 도이치뱅크도 비슷한 전망을 했었지요.
S&P 500 마진 (금융 & 유틸리티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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