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삼바 찾아 '한계 돌파하자' 말한 이재용...바이오에 힘 더 실리나2024.02.17 PM 09:45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5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사업장을 방문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관련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이후 첫 국내 현장 경영 장소로 택한 것인데, 삼성 그룹 내에서도 바이오 사업 입지가 더 단단해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런 해석은 이날 이 회장의 행보를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 회장은 이날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5공장 현장과 현재 본격 가동 중인 4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 중장기 사업전략을 보고 받았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고 회사 측 관계자는 전했다.
바이오 산업은 반도체와 비교하면 시장이 두 배 이상 크다. 초창기 위탁주문 생산에서 반도체 실력을 다진 삼성에겐 도전해볼 영역이다. 하지만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통한다. 글로벌 상위 10위권 제약기업에는 미국, 유럽 기업만 들어가 있다. 삼성의 입장에선 반도체처럼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할 사업인 셈이다.
삼성 그룹이 미래 동력으로 지목한 바이오 사업을 이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은 2010년 바이오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시작했다.2016년 상장 당시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은 7년 만에 약 3조7000억원으로 약 12배 커졌다. 투자를 지속해 2022년 생산 능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7000억원과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 중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삼성 그룹이 입장에서 바이오 사업에 계속해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명분에 ‘파란불’이 켜진 셈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실제 최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후발 주자들이 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과감한 투자와 시도, 혁신을 통해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결과를 내려는 ‘초격차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32년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캠퍼스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서 11만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하고, 이곳에 5·6공장 등 공장 4개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쓰겠다는 것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5공장이 내년 완공되면 총 78만4000L로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에 방문해 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최고경영자(CEO), 조반니 카포리오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 CEO, 모더나 공동 창업자인 누바르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 잇따라 만나기도 했다.
글로벌 3위 대형 제약사인 J&J는 삼성의 주요 고객사이며 BMS는 지난 2013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처음으로 의약품 생산 발주를 넣은 첫 고객이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합작 설립했던 인연이 있다. 오가논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미국과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전문 투자사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은 모더나에 투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조성해 미래 기술에 선제 투자했다.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조성한 2400억원 규모의 펀드로, 유망한 바이오 기술 기업 지분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시장 선점을 위해 제2바이오캠퍼스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준공을 목표로 인천 송도에 ADC 생산시설도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ADC는 마치 미사일(항체)이 표적(암세포)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가 탄두(약물)를 터뜨리듯 암세포를 탐색하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서 암세포에 보내 필요한 부위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항암제 기술이다. ADC 의약품 생산을 위해서는 여러 방면의 제조 능력이 요구된다. 이에 기업 간 협업, 인수합병(M&A) 등이 활발한 추세다.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