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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본여행 때 샀는데 3개월만에 수익률 46% 찍었네'2024.02.28 PM 10:12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찍은 日 증시… ‘일학개미’ 수익률 보니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일본 여행 갔다가 경기가 좋아 보여서 샀는데 3개월도 안돼 수익률 46% 찍었네요.”
직장인 이모씨는 요즘 자신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볼 때마다 뿌듯한 마음이다. 일본 반도체 종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넣은 연금 500만원이 700여 만원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 평균이 지난 22일 버블 경제 시기를 넘어 역사적 고점을 찍고, 26일과 27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일본 증시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 국내 상장된 일본 관련 ETF 12종목의 순자산은 연초 5020억원 규모였는데 2개월도 되지 않아 지난 26일 7038억원으로 불어났다.
일본 주식의 경우 국내와 달리 최소 매매 단위(통상 100주)가 있어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소액으로 투자하기엔 불편하다. 그래서 일본 증시에 투자할 때 국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매수 단위가 작아 소액 투자가 가능한 ETF를 찾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주가지수나 반도체 종목에 투자한 일학개미(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는 재미를 보고 있지만, 엔화에 투자한 일학개미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고 있다.
◇지수 레버리지 상품 86% 수익률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에 투자하는 국내 ETF는 연초 이후 16~21%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이 ETF들은 지난달 10일까지만 해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1~3%였는데 한 달여 만에 수익률 반전에 성공했다. 그사이 AI(인공지능)용 반도체를 만드는 미국 엔비디아 주가가 45%나 오르고 실적도 좋게 나오면서 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디스코, 도쿄일렉트론 등 일본 반도체 기업 주가들도 동반해서 오름세를 탔다.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토픽스나 닛케이 평균 같은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TF들도 올 들어 두 자릿 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토픽스 수익률의 두 배를 따르는 ‘ACE 일본 토픽스 레버리지’는 1년 수익률이 86%에 달한다.
그래픽=백형선
◇엔테크 개미는 ‘눈물’
하지만 기록적 엔저(低)가 이어지는 가운데 엔화 가치 상승에 베팅한 일학 개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엔화 환율은 연초 달러당 140엔 초반 수준이었는데 최근 150엔 선까지 올랐다. 그만큼 엔화 가치는 떨어졌다.
작년 말 출시된 ‘KBSTAR 미국채 30년 엔화 노출’ ETF는 지난 26일 기준 순자산이 1177억원으로 국내 상장된 일본 투자 ETF 12종목 전체 순자산의 17%나 된다. 연내 미국 연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이며 연초 이후 수익률은 약 -10%를 기록하고 있다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내리는 데 따른 미국 국채 가격 상승과 엔화 가치 상승을 동시에 노리고자 하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 . ‘TIGER 일본 엔 선물’ ETF도 1년 수익률이 -10% 수준이다.
엔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ETF 중에서도 환율 변동에 노출된 ‘TIGER 일본니케이225′ 수익률은 올 들어 13%대이지만, 환헤지(환율 위험 분산) 상품인 ‘ACE 일본 니케이225′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17%를 기록하는 등 격차를 보였다.
그래픽=백형선
◇“제조업·소비재·금융도 주목”
전문가들은 앞으로 엔화 가치가 오르면 환 차익은 생길지 몰라도 엔화 약세를 기본으로 호실적을 냈던 일본 기업들이 부진해지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유의하라고 했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 담당은 “연내 엔화 강세로 빠르게 전환할지는 아직 확신이 없다”면서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수출 기업이 많이 포함된 일본 주가 지수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상장된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ETF는 아직 주가지수나 반도체 부문에 국한돼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퍼디난드 척 수석 부사장은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일본 주식시장에서 매우 다양한 종목을 선택할 수 있다”며 “제조업, 소비재, 금융 부문도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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