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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늘어나는 극한 기후…‘대재해 채권’ 캣본드 급성장2024.03.13 PM 07:16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캣본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형 재난재해의 발생 진도가 낮고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크지 않던 과거와 달리 갈수록 대규모 재해 발생이 빈번해지면서 캣본드의 기대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한경ESG] 돈 되는 ESG ETF
미국 전역에 북극한파와 겨울 폭풍이 몰아쳐 육로, 항로 등의 교통편이 마비됐다. 2024년 1월 15일 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폭설로 대로변에 고립된 차량을 사람들이 밀고 있다. 사진=AP연합
2024년 1월 전 세계적으로 극한 기상현상이 발생해 이목을 끌었다. 우리나라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까지 하락하며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왔다. 2023년 12월 초만 해도 우리나라 기온은 영상 20℃를 기록해 ‘가장 더운 12월’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불과 2주일 만에 기온의 변동 폭이 무려 40℃를 기록한 것이다.
유럽에서는 겨울 폭풍 ‘이샤(Isha)’가 최대 시속 160km의 강풍을 몰고 오며 영국뿐 아니라 아일랜드의 기상도 악화시켰다. 영국 국내선 비행기는 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으로 회항했고,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그뿐 아니라 열차 운행도 중단됐고, 정전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계를 덮친 겨울 폭풍과 혹한
미국에서도 한 주 동안 한파가 들이닥쳐 8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추위로 인한 저체온증,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이 대표적 사망 원인이었다. 미국에서도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혹한과 함께 찾아온 폭설이 영향을 준 것이다. 미국 주정부는 혹한이 물러간 뒤에는 홍수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극한 기후’는 사회적·경제적 피해를 야기한다. 홍수, 산불, 지진, 가뭄 등에 의한 직접적 재산 손실뿐 아니라 농수산업의 생산 변동에 따른 식자재 가격 급등락, 기상이변에 따른 공정 지연과 안전사고 노출에 따른 비용 상승, 운송수단 차질로 인한 공급망 내 추가 비용 발생, 재해로 인한 보험 비용 상승, 재고 손실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사상자 발생, 주거환경 악화, 사회 보건·안전 시스템 붕괴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기후변화의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대표적 산업은 ‘해상운송’이다. 2023년 세계 3대 운하 중 하나인 파나마운하가 위치한 파나마 지역에 역사상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운하 운영에 필요한 담수가 부족해지자 1년 가까이 하루 18척밖에 운항하지 못하는 통행량 제한이 유지되고 있다. 이는 통행 제한 조치가 있기 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해상운송
파나마운하는 아메리카대륙의 남부와 북부를 연결하는 파나마지협을 종단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장장 82km의 운하다. 매년 약 1만3000척의 선박이 이곳을 지나는데, 통과하는 물동량이 2.9억 톤으로 추산돼 전 세계 교역량의 약 3%를 담당하고 있다.
파나마운하가 가뭄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은 이유는 갑문식으로 운영돼 물 소비량이 많기 때문이다. 갑문식 운영은 선박이 갑실에 들어오면 갑문을 닫고 물을 공급해 다음 갑실과 수위를 맞춘 뒤 갑문을 열어 다음 갑실로 이동시키는 형태다. 선박 한 척이 운하를 통과할 때 약 2억 리터의 물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물소비량이 많은데도 운하의 운영이 가능했던 이유는 파나마가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강수량이 많은 지역이었기 때문인데, 2023년 극심한 엘니뇨에 따른 가뭄 심화로 운영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 파나마운하청은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무게에 제한을 두는 것을 시작으로 수위 하락에 대응했으나, 수위가 개선되지 않자 통행량을 줄이는 조치를 추가했다.
통행량 제한 조치는 물동량 하락과 항로 우회에 따른 운항 거리 증가, 가용 선박 감소에 따른 운임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파나마운하에 더해 최근 수에즈운하 이용이 예멘 후티 반군과 미국, 영국 간 충돌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어 근시일 내 해상 운임의 안정화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캣본드 기대 수익률 상승
한편, 아직 개인이 투자하긴 어려운 상품이지만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캣본드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캣본드(catastrophe bond, 대재해 채권)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보험사들이 리스크를 금융시장으로 이전하기 위해 개발한 대표적 보험연계증권(Insurance-Linked Securities, ILS)의 일종이다. 만기 전에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재해가 발생할 경우 원금 일부는 물론 전액 손실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캣본드는 전통적 채권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들이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대형 재난재해의 발생빈도가 낮고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크지 않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대규모 재해의 발생이 더 빈번해짐에 따라 캣본드의 기대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손실 발생 요건은 더욱 까다롭게 변해가며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기후변화의 영향을 반영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ETF로는 FIXT, BDRY, BOAT, SEA, BWET 등이 있다. FIXT는 ‘The Procure Disaster Recovery Strategy ETF’의 티커이며, 이 ETF는 허리케인, 산불,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 발생 시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BDRY와 BWET는 각각 벌크선 운임 지수인 BDI와 탱커 운임 지수를 추종하고, BOAT와 SEA는 글로벌 운송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고배당 ETF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ESG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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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Most Profitable Hedge Fund Strategy Trades Cat Bonds Using Science
https://www.bloomberg.com/features/2024-catastrophe-bonds-fermat/
(블룸버그 팟캐스트) The Big Business of Catastrophe-Betting
https://omny.fm/shows/the-big-take/the-big-business-of-catastrophe-betting
[人사이드 人터뷰] 존 서 퍼맷캐피털 CEO "금융위기와 허리케인, 둘 다 관리 가능한 재해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501239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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