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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너네는 M7에서 빠져'...시총 1위· ‘천슬라’라더니 곡소리나는 애플, 테슬라2024.03.22 PM 02:26
혁신의 상징이던 시총 1위의 굴욕...“애플은 이제 성장주 아닌 가치주”
”혁신 없고 중국 판매도 부진한 테슬라, 결국 내년엔 마이너스 성장할 것”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M7)은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7개 빅테크 기업(▲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해 미국 증시 상승 랠리는 대부분 M7 기업들이 주도했다.
그런데 미국 시장에서는 M7 중 애플과 테슬라는 빠져야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올해 들어 60% 가까이 폭등 중인 엔비디아, 오픈AI 투자로 생성형 AI 열풍을 불러온 MS와 달리 애플과 테슬라는 실적이나 비전은 내놓지 못하거나 미래 사업을 접고, 상품가격을 내리고 있어서다.
◇혁신의 상징이던 시총 1위의 굴욕...“애플은 이제 성장주 아닌 가치주”
21일(현지 시각) 애플의 주가는 이전 거래일보다 4.09% 급락한 171.37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정부가 애플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우 평균에 들어 있는 주식 중 이날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약 10%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지난해 8월 4일(4.8% 하락) 이후 하루 최대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면서 “시장 가치는 1120억 달러가 사라졌다”고 썼다. 애플의 시가총액(약 2조6000억 달러)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지만, 마이크로소프트(약 3조2000억 달러) 보다 한참 뒤졌다.
애플은 한때 시가총액 3조달러(약 3940조원)를 넘어서며 뉴욕증시 시총 1위이자 혁신의 상징으로 불렸지만, 다 옛날 얘기가 됐다. 가장 큰 이유는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 있다. 최근 미국 대형 정보기술 기업(빅테크)들이 나날이 인공지능(AI) 혁신을 보여주지만 애플은 그 대열에 끼지 못한데다 최근 ‘애플카’ 사업까지 접었다.
더욱이 주력사업도 흔들리고 있는데,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아이폰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신통치 않고, 야심작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판매도 기대만 못하다. IT 리서치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첫 6주 동안 중국 내 아이폰 판매가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중국 업체인 비보와 샤오미의 스마트폰 판매는 같은 기간 각각 15%, 7% 감소하는 데 그쳤고 화웨이 출하량은 같은 기간 64% 폭증했다.
미국 자산관리사 오자이크의 란덴버그 칼먼 증시 담당 최고 전략가는 고객 메모를 통해 애플이 단기간에는 AI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 애플은 코카콜라같은 가치주에 가까워졌다”면서 “애플이 대규모 주식 매수세를 자극할 만한 소식을 내기 전까지 투자자로서 기대할 만한 점은 단기 불확실성에 대비하며 시중 금리 수준의 수익률을 주는 방어주로서의 역할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카콜라는 올해 주가가 0.10% 올랐다.
미국 주식투자자들 사이 떠돌고 있는 밈. 행복해보이는 엔비디아를 테슬라가 슬프게 쳐다보고 있다. /레딧 캡처
◇”혁신 없고 중국 판매도 부진한 테슬라, 결국 내년엔 마이너스 성장할 것”
테슬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날 미국 상원에서는 테슬라가 상장 기업의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이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을 증권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촉구했는데, 이로 인해 테슬라의 주가는 1.62% 하락했다. 이 날만 보면 적게 떨어진 것 같지만 사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주가가 약 30% 가량 하락했다.
지난달 2일 테슬라는 데드크로스까지 형성했다. 이는 주가의 50일 이동평균이 200일 이동평균 아래로 떨어질 때 발생하는 것으로, 대규모 손실을 의미한다. 테슬라의 데드 크로스는 202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를 주목하는 48개 증권사 가운데 웰스파고를 포함한 9개 증권사가 최근 테슬라에 대해 ‘매도’ 혹은 ‘비중 축소’ 등급을 부여했다. 이렇게 매도 의견이 많은 건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올해 매출 성장은 ‘제로(0)’일 것이며, 내년에는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테슬라 부진의 첫번째 이유로는 중국 판매 부진이 먼저 거론된다. 중국에서 전기차 공급 포화로 인한 수요 둔화에 더해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에 테슬라가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중국판 테슬라’를 내건 비야디(BYD)가 추가 가격 할인을 선언한 가운데 샤오미가 저가 전기차 시장에 새로 뛰어들면서 매수세를 끌어모으면서 주가도 테슬라와는 대비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올해 초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을 낮춰 판매하기 시작했다. 전기차 산업의 둔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자, 시장에선 테슬라가 올해 전기차 사업에서 적자를 낼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혁신도 한계에 부딪쳤다. 머스크는 AI를 통한 혁신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인간의 뇌에 마이크로칩을 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뉴럴링크, 인간을 닮은 로봇인 옵티머스와 더불어 테슬라의 자율주행에 활용하기 위해 수백만개의 영상으로 인공신경망을 훈련시켜 인간의 뇌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 ‘도조’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머스크는 올해 초 도조에 수천억을 쓰겠다는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더욱이 테슬라에 오픈AI를 통합하려던 계획에 실패하면서 샘 알트먼 오픈AI CEO와는 소송전을 벌이고 나섰다.
이런 이유로 M7에서 애플과 테슬라를 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올해 초부터 거센데,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상승가도를 달리는 엔비디아에게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블룸버그는 “애플과 테슬라 역시 얼마 전까지 기술 혁신의 꿈으로 여겨졌다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땅으로 굴러떨어진 케이스”라며 엔비디아처럼 AI 반도체칩들을 만들고 있는 후발주자들의 굴기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통신은 “엔비디아를 AI 미래의 무한한 베팅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냉철하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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