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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동 긴장…불길한 징후 '금 4000달러 간다' 2024.04.13 PM 12:10
<4월 12일 금요일>
뉴욕 증시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예상보다 높은 3월 소비자물가(CPI)에 냉각됐던 시장 분위기는 ▶11일 희망적 3월 생산자물가(PPI) 발표 및 부활한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되살아났었습니다. 하지만 ▶12일(미 동부시간) 새벽부터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란 뉴스가 쏟아지면서 긴장감이 뉴욕 금융시장을 휘감았습니다. 이런 지정학적 긴장 외에도 몇 가지 악재가 겹쳐 나왔습니다.
① 이란의 공격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새벽부터 이스라엘이 앞으로 48시간 내 자국 영토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을 폭격한 데 대해 보복을 예고해왔죠. 백악관은 이란의 보복 공격 위협이 "진짜"(real)라면서 중동에 군 자산을 증강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국제 유가가 급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7달러, 브렌트유는 92달러를 넘기도 했습니다. 6개월 내 최고입니다. 래피단 에너지의 밥 맥닐리 사장은 CNBC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공격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WTI는 0.75% 상승한 배럴당 85.66달러, 브렌트유는 0.8% 상승한 배럴당 90.4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덕분에 상승 폭이 약간 줄였습니다.
블룸버그의 애나 윙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잠재적으로 1970년대 인플레이션 (2차 상승)과 같은 분위기가 있다. 지난 2년간 유리했던 기저효과가 거의 사라져가고, 오일 쇼크가 발생하려고 하는 순간에 Fed는 완화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유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Fed가 금리를 내리면 1970년대처럼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얘기죠. 그동안 월가는 1970년대는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인해 인플레가 반등했다며, (오일쇼크가 없고, 기름이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 만큼) 올해 인플레이션은 계속 둔화할 것이라고 관측해왔습니다.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
(1970년대 ~ 1980년 초 vs 2010년 ~)
시카고 연방은행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동 불안정은 유가와 천연가스 측면에서 Fed에게 와일드카드다. 원자재 가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 부정적 공급 충격은 좋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소비자물가(CPI)에 대해 "원했던 것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여러 번 있었지만,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더 나은 척도"라고 밝혔습니다. 굴스비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얻기 시작한다면 훨씬 더 기분이 좋아지겠지만, PCE가 다시 부풀어 오르면 우리는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전자산' 금은 장중 온스당 2448.8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 2400달러 선을 넘었습니다. 금은 그동안 중국 등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미 중앙은행(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 등이 합쳐져 급등세를 보여왔죠. 세계금협회는 중국 런민은행이 지난달까지 17개월 연속 금 보유를 늘렸다고 집계했습니다.
골드만삭스, 금 가격 연말 목표치 2700달러로 상향
→ 연준 기준 금리 인하 시 금 ETF 매수 증가할 것
골드만삭스는 금값의 연말 목표치를 2300달러에서 2700달러로 높였습니다. 이번 강세 주기에서 지금까지 금 ETF의 금 매입은 많지 않았지만,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서면 매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은 "시장이 점점 더 적은 Fed의 금리 인하, 더 강력한 경제 성장 추세 및 기록적 주식 가격을 책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은 지난 두 달 동안 20% 상승했다"라면서 "역사적으로 Fed가 완화하면 금 ETF는 긍정적 매수 모멘텀을 보여왔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은 또 "금은 중동, 우크라이나에서 지속하는 지정학적 문제에 대한 헤지로서 가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대선을 앞두고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 역풍이 인해 금 소매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UBS는 금이 2~3년 이내에 지금의 두 배인 40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익을 실현할 신호는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변하고 경기 침체가 완전히 시작될 때이다. 실질 금리는 지금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경기 침체는 굉장히 멀어 떨어져 보인다. 이번 금 랠리의 끝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통상 금의 상승 돌파는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한 불길한 신호인데, 지금 맥락에서 다양한 지정학적으로 위험한 시나리오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후 들어 실제 공격이 이뤄졌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 진지에 수십 발의 로켓과 드론을 발사한 것이죠. 이스라엘이 요격해서 큰 충돌은 없었습니다.
또 이란이 사전에 미국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제한된 수준의 공격만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감이 약간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이란도 이번 공격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은 막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니까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이스라엘을 조만간 (sooner rather than later) 공격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말라. 이란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만약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확대된다면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겐 총체적 위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유가가 폭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고, Fed의 올해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갈 수 있습니다.
폭스뉴스의 찰스 가스파리노 기자는 "백악관에서 들으면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지만,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은 여전히 이란에 '파괴적'일 수 있으며, 이는 분쟁을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경제적 영향도 커질 것이다. 유가, 금리 등이 대폭 급등하여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라지고 바이든의 대통령직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② 미·중 갈등 유탄 맞은 반도체
지정학적 긴장은 중동, 우크라이나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WSJ은 아침 단독 기사로 " 중국 정부가 올해 초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국영 이동통신사에 장비를 점검하고 외국산 CPU를 2027년까지 교체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정부 컴퓨터와 서버에서 미국산 칩을 단계적으로 제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이 통신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한 가운데 중국도 이에 대응해 주요 인프라에 대한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이죠.
WSJ은 세계 서버 CPU 공급을 과점해온 인텔과 AMD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서버용 CPU 시장은 인텔이 71%, AMD가 2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주가는 아침부터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인텔은 5.16%, AMD는 4.24% 떨어졌습니다.
③ 막오른 어닝시즌…어두운 은행 실적
JP모건,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은행의 실적 발표를 필두로 1분기 어닝시즌이 개막됐습니다.
JP모건 1분기 이익 늘었는데…순이자 이익 부진 전망에 주가 급락
JP모건(-6.47%)은 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하는 등 실적 측면에서는 월가 기대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 이익(NII) 전망이 기대를 밑돌아 주가가 6.58% 급락했습니다. 1분기 NII가 232억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1% 증가했지만, 전기 대비로는 4% 감소해 우려를 불렀습니다. JP모건은 지난해 지역은행 위기로 자금이 대형은행에 몰리면서 NII가 급증했지만 이런 추세는 지속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금리 상승으로 고객 예금을 유지하기 위해 더 큰 이자를 지급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손충당금도 18억8000만 달러를 쌓아 월가 추정보다 많았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CEO는 "예금 마진 압박과 낮아진 예금 잔고로 인해 전 분기 대비 NII가 4% 감소했다. 앞으로 NII, 대손 비용 모두 정상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이먼은 또 "미국 경제와 은행이 여전히 건재하지만 여러 가지 중요한 불확실한 요인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라며 지정학적 위험 증대, 지속적 인플레이션 압력, Fed의 양적 긴축(QT)을 3대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오늘 인플레이션을 위험으로 꼽은 월가 빅샷은 다이먼뿐이 아니었습니다. 역시 실적을 공개한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은 둔화했고 우리는 물가가 낮아질 거라고 말해왔지만 Fed가 목표하는 2%로 내려올지는 의심스럽다. 2.8~3% 사이의 안정적인 물가를 계속해서 얻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해 "두 차례는 인하할 것 같다"라고 예상했습니다.
블랙록 핑크 회장 "연준 올해 2번 금리 인하, 인플레 목표는 달성 어려워"
웰스파고(-0.39%)도 역시 실적은 예상을 상회했지만, 금리 상승과 고객 예금이 고수익 금융 상품으로 이동함에 따라 NI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올해 NII는 7~9% 감소할 수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씨티그룹(-1.70%)은 강력한 구조조정 속에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습니다. 다만 이는 월가 예상보다는 많았습니다.
WSJ은 은행 실적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모기지 사업은 여전히 침체 상태에 있다.
▶1분기 주식 및 채권 시장은 평온했고, 이로 인해 트레이딩 매출은 둔화했다.
▶투자은행 사업은 다시 한번 현금을 긁어모으고 있다. (IPO, M&A 활발)
▶대형은행들은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오늘 어닝시즌 분위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주가를 보면 투자자 반응도 부정적입니다. 은행뿐 아니라 지난 수요일 델타항공도 좋은 실적을 내놓고 급락했지요. 하지만 어닝시즌 초반 은행 실적 부진은 예상되어온 것입니다. AI 붐을 등에 업고 있는 기술주들이 실적을 공개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월가는 기대합니다. 팩트셋은 오늘까지 실적을 공개한 S&P500 기업들은 1분기 이익이 월가 추정보다 0.9% 더 많게 나왔는데, 이를 과거 추세와 비교해보면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7.3% 증가할 것으로 봤습니다.
S&P 500 이익 성장률 추정치 (UBS)
UBS는 1분기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작년 4분기와 비슷한 7~9%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익 성장세가 이번 분기부터 매그니피선트 7 이외의 주식으로 확대되고, 그런 추세는 연중 내내 가속화될 것"이라며 "우리의 상승 시나리오에서는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5500에 도달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UBS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레프코비츠 주식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빨리 완화되거나 기업 이익 성장이 예상보다 강하다면 그러한 결과는 달성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④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리키는 경제 데이터
미시간대 4월 소비심리 예비치 77.9...직전월 79.4보다 하락
미시간대가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는 77.9로 직전 달 79.4보다 1.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락 이유는 휘발유 가격 오름세가 지속하면서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때문입니다. 단기(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월 2.9%에서 4월 3.1%로 올라갔고요. 장기(5년) 기대 인플레이션 예비치는 2.8%에서 3.0%로 상승했습니다. 미시간대는 "4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소폭 오른 것은 인플레이션 둔화 정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다가오는 선거를 앞두고 경제에 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장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이번 사이클 초기보다는 낮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는 Fed의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예비치 3.1%...직전월의 2.9%보다 상승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예비치 3.0%...작년 11월 3.2% 이후 처음으로 다시 3%대를 기록
3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4%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3개월 연속 상승세로 월가 예상치 0.3% 상승도 상회했고요. 전년 동기 대비로도 0.4% 올랐습니다. 수입물가가 전년보다 오름세를 보인 것은 2023년 1월 이후 처음입니다.
美 3월 수입 물가 전월比 0.4%↑…예상치 상회
→ 에너지 수입 물가 상승이 주요 원인
에너지 수입 가격이 4.7%로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던 게 가장 큰 상승요인입니다.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2월 0.2%보다 둔화한 것이죠. 역시 에너지가 문제인 셈입니다. 그러나 식품, 사료, 음료수 수입 가격도 3월 1.6% 상승해 2023년 7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수입물가 인플레이션의 증가는 CPI, PPI와 함께 경제 전반적인 가격 압력의 상승을 보여줬다. Fed의 금리 인하는 2024년 하반기로 연기될 것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다 보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국채에 대한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5.8bp 내린 4.518%, 2년물은 6.7bp 하락한 4.894%를 기록했습니다.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올라간 게 국채 수익률 하락 폭을 제한했습니다.
美 국채 10년물 수익률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매수로 하락
미시간대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낙폭 제한
여러 가지 악재로 인해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종일 맥을 추지 못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0.3~0.9% 하락세로 출발했고 오후에 들어가면서 내림 폭은 더 커졌습니다. 주말 사이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에 투자자들은 계속 매도에 나섰습니다. 결국, 다우 지수는 1.24%, S&P500 지수는 1.46% 내렸고, 나스닥은 1.62% 떨어졌습니다.
S&P500 11개 업종 전체가 내리는 등 내림세는 광범위했습니다. IT(-1.64%) 커뮤니케이션 서비스(-1.61%) 등 기술주 하락 폭이 컸습니다. 애플(0.86%)만 제외하고는 빅테크도 모두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반도체 주가도 큰 폭 하락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3% 이상 내렸습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이번 전쟁은 사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빠른 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오늘 S&P500 지수는 50일 이동평균선(5115)을 깨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연말 목표 5400을 고수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200일 이동평균선(4669) 테스트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아직 다우 지수에 대한 공매도를 커버하지 않았다. 어제 랠리는 표면적으로는 좋아 보였지만 속으로는 조정받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만 따라잡는 형식이었다. 강세장 내에서 조정이 형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S&P500 지수의 5~8% 하락은 정상이다. 1년물 국채 수익률은 '탄광 속의 카나리아'다. 시장은 그동안 국채 수익률과의 역상관 관계에서 분리되어 움직였다. 그것은 오랫동안 계속될 수 없다. 금리가 높다는 것은 완고한 인플레이션을 뜻하며 이는 Fed의 완화가 더 늦춰진다는 의미"라고 주장했습니다.
달러 강세는 이어졌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69% 올라서 106.01을 기록했습니다. 5개월 내 최고치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중앙은행의 비둘기파적 메시지가 달러 랠리에 힘을 더한 가운데, 중동 긴장까지 '안전자산' 달러를 뒤에서 밀고 있습니다. ING는 "한동안 지정학은 외환 시장에서 부차적 역할만을 해왔다. 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긴장 고조로 인해 유가가 더 높아질 수 있으며 이 둘은 모두 단기적으로 달러에 이익이 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다음주는 15일부터 시작됩니다. 15일은 미국의 세금 납부 마감일로 통상 이날이 지나면 주가가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과연 올해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다만 올해는 4월 15일까지 다른 해보다 월등히 상승률이 높다는 게 차이점이긴 합니다.
S&P 500 4월 계절성
→ 하반기부터 상승하는 경향
경제 데이터로는 3월소매 판매, 3월 산업 생산과 기존 주택 판매, 주택착공 및 허가 건수 등 주택 데이터들이 발표됩니다. 월가는 3월 소매 판매가 0.4% 증가했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는 명목 수치이므로 3월 CPI 인플레이션이 0.4%나 증가한 상황에서 정체를 의미합니다. 또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주택 데이터도 약하게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닝시즌은 가속합니다. 골드만삭스가 월요일 결과를 발표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존슨앤드존슨, 유나이티드헬스,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익스프레스, ASML, TSMC, DR호튼, 넷플릭스, P&G 등도 실적 공개에 나섭니다.
오늘 애플은 매그니피선트 7 주식 중 홀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AI를 뒷받침할 새로운 M4 칩을 내놓는다는 보도에 어제 4% 넘게 뛴 데 이은 것인데요. 이처럼 전반적으로 AI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달 보고서에서 생성 AI가 향후 10년간 미국 노동생산성을 대략 매년 1.5%포인트씩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이는 지난해까지 10년간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연평균 1.3%였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도약입니다.
그런데 오늘 ING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라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AI가 기업이나 특정 부문뿐 아니라 국가 전체에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우선 기술 혁신이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는 지연되어 나타난다고 밝혔습니다. 전기는 19세기 말 도입되었지만,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1차 세계대전 이후 구체화하였고, 1980년대 초 인터넷과 개인용 컴퓨터의 도입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1995년부터 가시화됐다고 밝혔습니다. 즉 미국의 생산성은 1985년부터 1994년까지는 연평균 1.3% 증가했는데 1995년부터 2005년까지는 훨씬 더 높은 연평균 2.3% 늘었다는 것이죠. 이처럼 전기와 컴퓨터의 발명 모두 약 20년 후에 생산성 붐으로 이어졌다고 ING는 분석했습니다.
기술의 발명과 생산성 향상에는 시차가 있음 (예 : 개인용 컴퓨터)
이는 기본적으로 'J 커브' 때문인데요. 신기술 도입은 처음엔 생산 방식, 기업 조직, 인적 자본 투자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먼저 생산성 감소를 부르고 시간이 흐른 뒤 이후 두 번째 단계에서 증가한다는 것이죠. AI에서도 초고속 GPU, 데이터 센터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생산 방식 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ING는 "AI가 생산성 데이터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인터넷 혁명 때보다 아마도 더 짧으리라 생각하지만, 즉각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거시 데이터에서 생산성 붐이 실제로 보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기업 조사에서 AI를 도입하면 컨설팅 업무에서 수행 속도가 25% 빨라지고, 코딩의 경우 최대 2배 빠른 속도로 코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ING는 "AI를 최초로 도입한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AI가 사용되면 특정 회사, 특정 부서는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겠지만, 모든 부서나 기업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일부 부문과 일부 회사에서는 그 효과가 훨씬 더 작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거시경제 수준에서 생산성 통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인구 감소와 노령화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해 상쇄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공지능 vs 저출산/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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