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테슬라마저 인력 10% 해고… ‘캐즘’에 전기차 업계 감축 칼바람2024.04.17 PM 12:38
테슬라 1분기 인도량 1년새 8.5%↓
머스크 “성장 위한 조직 정비” 밝혀
대규모 구조조정에 주가 5.6% 급락
포드-리비안-폴스타 등도 감원 돌입
미국의 테슬라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전 세계 사업장에서 직원 1만4000여 명 해고에 나선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으며 잇달아 인력을 감축했는데 순수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마저 버티지 못한 것이다. 연초부터 ‘전기차 업계 피바다’ 경고가 꾸준히 제기됐는데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내가 이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도 “약 5년에 한 번씩 성장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회사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고 적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1만4000명 이상이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말 테슬라 직원 수가 14만473명이라는 점을 고려한 추산이다.
테슬라가 인력 감축에 나선 데는 실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올 1분기(1∼3월)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6810대에 불과했다. 시장 전망치(46만 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이후 전년 대비 인도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도 테슬라의 대규모 감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전기차 업황이 좋았다는 차이가 있다.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업계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테슬라 주가는 5.6% 급락했다. 수년간 이어질 전기차 수요 부진의 여파를 테슬라도 피하지 못한다는 위기 신호로 해석한 것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는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수요 둔화, 전기차 할인 경쟁으로 촉발된 수익성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를루스 타바르스 스텔란티스 CEO는 1월 “테슬라가 계속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면 전기차 업계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 전기차 업체 엑스펑의 허샤오펑(何小鵬) CEO도 신년 서한을 통해 “올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피바다로 끝날 수 있는 격렬한 경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반영하듯 테슬라 이외 전기차 업체들도 일제히 감축에 돌입했다. 1월에는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생산량을 줄이면서 해당 생산 공장 직원 1400명에 대한 전환 배치 및 해고를 단행했다. 2월에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이 직원 10% 감축을 통보했고, 3월에는 스텔란티스가 소프트웨어와 엔지니어 등의 인력 400여 명을 해고했다. 또한 독일의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100억 유로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고, 스웨덴의 폴스타도 올해 전 세계 사업장 근무인력의 15%(450명)를 감축할 예정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도 한동안 안 좋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계속되자 생존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당장 상황이 어렵지는 않지만 전기차 수익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