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美 주택 시장, 재고 부족한데...넓은 집 가진 베이비붐 세대, 집 팔 생각 없어2024.04.17 PM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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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넓은 집을 주로 소유하고 있는 ‘베이비 부머’ 세대(부머 세대)가 아이들을 독립시키고도 여전히 집을 팔거나 옮기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침체된 미국 주택시장에서 이들이 향후 주택을 내놓아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지표상으로는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금 미국 주택시장은 주택 재고가 적고, 비싼 가격에 이자율까지 높아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부머 세대는 넓고 비싼 집을 소유하면서 시장의 선두로 꼽힌다. 부머 세대는 통상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1946년부터 1964년 사이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 말인데, WSJ는 이제 노년층에 접어든 이들이 부부 둘이 사는데도 넓은 집을 시장에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의 주택 매매 표지판. /연합뉴스

 


미국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의 2022년 인구조사 데이터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주택시장에서 3개 이상의 침실이 있는 주택을 대형 주택으로 분류할 때 대형 주택의 약 28%는 혼자 살거나 둘이 살고 있는 60~78세 사이의 사람들이다. 부머 세대는 자녀를 독립시켰기 때문에 주로 1인이나 2인 가구가 대부분이다. 반면 자녀를 독립시킨 다음 세대인 X세대(현 32~47세)는 혼자 살거나 둘이 살면서 대형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10%밖에 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는 아직 자녀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대형 주택에 사는 비율도 14%로, 부머 세대보다 훨씬 적다.





특히 WSJ가 인용한 미국의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메이의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미국인 대부분은 이사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큰집에 만족하고, 현재 소유한 집에 대한 부동산 대출금을 모두 갚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이 집을 팔더라도 이와 같은 환경의 주택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 이동에 대한 수요가 없다.


10년 전 당시 67~84세 범위에 있었던 부머 세대의 앞세대인 ‘침묵 세대(Silent generation)’는 방이 3개 이상인 주택의 16%만 소유했었다. 하지만 같은 나이가 된 부머 세대는 미국 대형 주택 네 개 중 한 개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레드핀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서도 부머 세대는 미국 전체 주택 자산 32조 달러 중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머 세대가 가진 대규모 주택이 아이들을 독립시킨 이후 가족 규모가 줄어들면 한번에 주택시장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레드핀에 따르면 과거의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포기할 수 없고, 새로운 집을 구매하기에는 주택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고령의 부머 세대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들이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조사 데이터는, 이들이 죽기 전까지는 신규 공급이 없어 거래가 급감한 현 주택 시장에 앞으로도 재고가 많이 쌓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택가.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및 주택 시장의 침체로 시장의 신규 공급은 사상 최저치만큼 줄어들면서 주택 부족 현상의 악순환이 이어져 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2년간 연준이 급격한 금리상승을 감행하면서 주택 시장에 신규 진입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부머 세대가 살던 집을 내놓는다 해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기 어려운데, 이들이 소형 주택 시장에 진입하면 이들 주택에 대한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머 세대는 자신의 주택을 되팔지 않은 덕분에 다른 어떤 세대보다도 많은 부를 축적했다고 WSJ는 설명한다. 현재 주택의 평균 가격은 부머 세대가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시기인 1970년대 초반 대비 10배 이상 올랐다. 어떤 자산보다 규모도 크고 상승도 빠른 편이다. WSJ는 “현 주택시장의 상황은 모든 세대에 대해 암울한 상황”이라며 “세입자는 첫 주택을 구입할 수가 없고, 주택 소유자는 이사할 수가 없으며, 나이가 많은 주택 소유자는 성인 자녀가 근처에 살 여유가 없어 우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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