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美 압박에도 2조 순익... K배터리 충격 빠뜨린 中 CATL의 독주 비결2024.04.23 PM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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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압박·전기차 소비 둔화에도 1분기 순이익 2조원

 

 




지난 15일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선전 증시에 상장된 CATL 주가는 하루 만에 4.6% 급등했다. 한국 배터리 업계는 충격을 받았다. 작년 말 시작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올해 대규모 적자가 예상돼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CATL은 미국의 강력한 대중 규제에도 분기 2조원 순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사인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미국 보조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고, SK온은 올해 수천억 원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CATL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CATL의 작년 매출은 76조2945억원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합계 매출인 총 69조3510억원보다 많았다.올해 전체 전망도 밝다. 글로벌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인 블룸버그 컨센서스를 보면, CATL은 올해 매출은 6%, 영업이익은 25% 올라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들어 중국 내에서뿐 아니라, 중국 밖의 시장에서도 LG엔솔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안착하면서 ‘안방 호랑이’라는 오명도 벗고 있다. 해외 매출 비율은 35%다.


미국의 중국 전기차·배터리 굴기 견제에도 CATL이 진격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미국이 중국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려고 장비 반입 규제 등 제재에 나서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은 확실히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일본 등 장비에 의존해야 하는 반도체와 달리, 배터리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주요 원료 공급망을 자체 확보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따라올 회사가 없다. 또 최근 한국이 우위에 있던 삼원계(NCM) 배터리까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는 보조금 정책, 저렴한 전기 요금 등 중국 정부의 유무형 지원이 근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망 수직 계열화로 ‘가격’ 절대 강자

 



그래픽=김현국



글로벌 삼원계 전구체(양극재의 주원료) 시장에서 8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고, CATL의 자회사인 브룬프(Brunp)가 약 10%를 점유하고 있다. 또 CATL은 글로벌 수산화리튬 생산량 3위권 기업인 텐이리튬의 지분 25%도 확보하고 있다. 최근 리튬 등 원료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수직 계열화 덕분에 가격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근간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다. 중국 정부는 2011년 CATL의 설립과 리튬·코발트 채굴·제련 등 공급망 구축 과정에 보조금 등 대대적 지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6~2022년에는 중국산 배터리 탑재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면서 한국 배터리를 따돌렸다. 덕분에 CATL은 2011년 설립 이후 적자를 본 적이 없고, 해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CATL이 지난해 연구·개발에 투입한 돈은 3조4931억원으로, 한국 배터리 3사의 총 연구·개발비(2조4744억원)보다 많다. 연구·개발 인력도 2만604명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임직원 수(1만2166명)를 압도한다.


전략적으로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것도 성공 비결이다. CATL은 미국 진입이 막히자 유럽 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BMW, 포르셰 같은 자동차 업체에 삼원계 배터리를 집중 판매했다. 이에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19년 0.6%에서 지난해 35.1%까지 올랐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유럽 점유율은 2021년 70%대에서 50%대로 축소됐다.


한국 업체들이 아직 만들지 않는 LFP 수요가 늘고 있는 시장 상황도 CATL을 돕고 있다. LFP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거운 대신 가격이 저렴하다. 테슬라, 현대차, 벤츠 등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중소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자동차 회사가 늘고 있다.


◇한국은 미국 투자하느라 적자


미국에 수십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투자비는 나가는데, 현금은 들어오지 않는 보릿고개를 맞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설비 투자에 투입한 돈만 10조원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미국으로 갔다.


반면 중국의 해외 진출 거점이 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은 작년 처음 2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한국 배터리 업계가 기댈 수 있는 희망은 EU의 중국산 배터리 규제 강화 움직임”이라며 “유럽에서 중국 업체들이 파이를 더 키울 경우, 일본 파나소닉 등이 특허 소송을 통해 진격을 저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ATL은 저가형인 LFP 배터리뿐 아니라 한국이 주력으로 하는 삼원계 배터리에서도 한국 배터리보다 20~30% 저렴하면서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력한 수직 계열화를 통해 안정된 공급망을 갖춘 덕분이다. 특히 전기차 수요 정체기에 가격 경쟁력은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댓글 : 1 개
엔솔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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