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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 와중에 트럼프까지… 전기차 배터리 업계 삼중고2024.08.20 PM 09:22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수요 둔화, 전기차 화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탄 발언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20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500달러(약 1018만원)의 전기차 세액공제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ridiculous)”이라며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세액 공제와 세금 인센티브는 일반적으로 매우 좋은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에 수십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급격한 물가 상승 등 민주당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를 집중 비판했다. /연합뉴스
IRA는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등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8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생산의 중심지를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목표 아래 시행했다. 미국 정부는 IRA에 따라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미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IRA 폐지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지난달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IRA는 친환경 사기 행각”이라며 “세액공제로 지급될 예산을 다리, 도로 등 더 도움이 필요한 곳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CNN을 비롯한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때 처음으로 IRA 폐지 이후 남은 예산의 구체적 처리 방식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배터리 3사 해외 생산공장 현황. /그래픽=정서희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식 공약 모음인 ‘어젠다 47′에는 “바이든은 수억 명의 미국인들을 초고가 전기차로 내몰고자 한다. 나는 그의 전기차 의무를 종료하겠다”고 적혀있다. 지난 4월 2일 미시간주 유세에서는 “사람들이 원하지도 않는 전기차에 정부가 엄청난 보조금을 주고 있다. (당선되면)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폐기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IRA와 반도체과학법을 시행하며 4000억달러(약 533조원)가 넘는 세제 혜택, 대출, 보조금을 국내외 기업들에 제시했다. 그러나 반도체과학법 시행 첫해에 발표된 1억달러(약 1332억원) 이상 규모의 프로젝트 가운데 40%가량인 총 840억달러(약 112조원)의 투자 계획은 수 개월에서 몇 년간 연기되거나 무기한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보류된 사례 중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주에 건설하겠다는 23억달러(약 3조683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도 있다.
지난 19일 오전 인천서부경찰서에서 인천 전기차 화재 3차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경찰과 소방, 국과수 관계자들이 완전히 타버린 배터리 모듈을 감식하고 벤츠 기술진들이 참관했다. /뉴스1
국내 배터리 3사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보조금에 기대고 있다. 최근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은 1953억원이었지만, IRA상 세액공제액 4478억원을 제외하면 252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재선 후 IRA를 폐지하려면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고 이탈표까지 방지해야 하는데 간단하지 않다”며 “폐지까지는 아니더라도 행정부 권한을 활용해 IRA 효과가 축소될 가능성은 크고, 이 경우 기업들이 미래 이익을 기대하고 단행한 대규모 투자는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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