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티마 온라인] 겜프의 울티마 기행기 - 수치심2011.02.16 PM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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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을 들으면서 보긔>











<처음으로 죽다>

그렇게 영문도 모르고 나는 유령이 되어버렸다.

너무나도 억울하고 당황스러웠다. 내 아이템도 걱정이었지만 그 옆에 지쳐 앉아있던

동료 역시 걱정이었다. 서둘러 브리튼 마을로 돌아가 힐러에게 부활을 부탁했고

약한 체력을 이끌고 미친듯이 오크 동굴로 뛰어갔다.













<사과를 요구하는 케니. 이게 무슨!!!>
동굴로 다가가자 그곳에는 어쩔줄 몰라하는 나의 동료와 나의 갑옷을 입고있는 케니가 보였다.

혹시모를 전투에 대비해 내 시체에 있던 메이스와 방패를 재빠르게 집어들었지만 그를 이길 자신은 없었다.

과연 그가 내 갑옷을 돌려줄까? 잠시 그를 노려보고 있는데 동료가 한국어로 말했다.

"저사람은 당신이 자기를 공격해서 어쩔수없이 공격했다고 하더군요. 사실인가요?"
이게무슨 개풀뜯어먹는 소리란말인가 나는 앉아있었고(Peace 상태였고) 그레이가 된것은 오히려 저녀석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는 이미 블루가 되어있었고 말도안된다며 한국어로 그에게 설명했다.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오크와 싸우고있는 케니에게 다가갔다.













<시체를 아이템에 놓을테니 먹으라고?>

그는 다짜고짜 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나는 거세게 반발하며 그에게 내 갑옷을 당장 내놓으라고 소리쳤다.

고의로 나를 죽여서 빼앗은거라면 어쩔수 없지만 그는 자기가 먼저 공격을 당해서 날 죽였다고 말하고 있어서

정말 고의로 죽인것이 아니라면 내 아이템을 돌려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갑자기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말을했다.

"좋아 지금 내가 싸우고있는 이 오크 시체에 당신의 장비를 넣어두겠어. 그럼 당신이 주으면 되잖아?"









정말 아이템을 돌려준다고? 정말 고의가 아니었던가?

그렇게 오크가 쓰러지고 그는 장비를 오크안에 넣어놨다고 말했다.

나는 천천히 죽어 차가워진 오크에게 다가갔다.











나는 시체에 손을 대려던 순간 손을 멈추었다. 만약 내가 이 시체를 뒤진다면 그것은 약탈행위로 간주될것이고

나는 그레이가 될것이며 그순간 이 케니라는 나쁜자식은 그 창으로 다시 나를 찌를것이다.

너무나 어이가 없었고 억울했다. 하지만 난 이 개자식을 이길수가 없었다. 둘이 힘을 합쳐도 못이길정도로 그는 강했고

혹시 이기더라도 팔라딘 지망생인 나로선 인생에 있어서 블루를 살인하는것은 절대로 있을수가 없는 일이었다.

메이스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무력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자기 생각데로 되지 않았던 케니는 대뜸 중국인 욕을 하고 동굴을 나가버렸다.

널 기억하고있으마. 케니















<그렇게 허무하게 멍때리고있었던 우리들...>

그런 악마같은놈에게 당한 우리는 그저 멍하니 말없이 서있으며 돌아갈 채비를 했다.

"애초에 그녀석은 돌려줄 생각이 없었나보네요" 동료가 씁쓸히 말했다. 나는 슬픈 표정으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동굴을 나오려고 하는순간 갑작스레 오크 다수의 고함소리가 들리며 비명소리가 들렸다.

급히 동료와 그쪽을 가보니 왠 전사가 쓰러져있었고 오크 세마리가 그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우린 말없이 그 시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주보며 씨익 한번 웃고 그 오크들에게 달려나갔다.













<이놈의 지겨운 오크녀석들!>

"튀어어어어어어어어어!!!!!!!!!!" 나는 황급히 힘겹게 오크와 맞서싸우고있는 동료에게 외쳤다.

미친듯이 뛰어나온 동굴, 밖에는 왠 로브복장을 한 모험가가 곰들과 함께 힘겹게 오크와 싸우고있었다.

"도와주세요!" 동료와 나는 멈춰섰다. 나는 조마조마했다. 이 사람을 돕다가 그 쓰러진 전사가 대뜸 찾아와

그의 유품을 되돌려달라고 하면 어떡하지? 하지만 지쳐 쓰러져가는 곰들과 절박한 그의 눈빛을 외면할수가 없어서

그를 도와 겨우 오크들을 물리칠수있었다.







그렇게 동료와 나는 너무나도 지쳐버렸고 그와 나는 지친몸을 이끌고 마을로 돌아왔다.













<나도 케니랑 똑같은 놈이었어>

마을에 돌아와 대장간 근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놀라며 내가 입고 있는 갑옷을 바라보았다.

그 오크에게 쓰러진 전사의 갑옷을 내가 훔쳐입었다.

그가 나중에 다시와서 찾아갔을지 아니면 그냥 포기했을진 모르겠지만

나는 케니에게 당해 갑옷을 잃은 억울함과 아이템에대한 욕심에 눈이 뒤집혀

그의 유품을 가지고 달아나버렸다.

갑작스레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내가 정말 이러고도 팔라딘이 될 자격이 있는걸까?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케니랑 나는 그저 똑같은 놈이었다.

만약 그 전사가 돌아와 갑옷을 돌려달라고했다면 난 돌려줬을까?

아마 여기다 돌려줬을거라고 해도 아무도 안믿겠지... 나도 잘 모르겠다.

울티마의 험난한 생활과 내 욕심의 밑도끝도 없음을 단 몇시간만에 체험하면서
조용히 울티마의 세계에서 나왔다.

댓글 : 2 개
아 울온 하고싶다.....

얼른 벗어서 돌려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염
  • SFGFG
  • 2011/02/16 PM 04:42
하하하... 선과 악의 갈림길에 선 고민이라...

역시 게임을 하면서도 얻을 것이 결코 적지 않지요...

그리운 울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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