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 기술] 꿈의 주행거리 1000㎞… K배터리, 거의 다 왔다2023.12.08 PM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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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현재 500㎞ 주행거리 2배로 늘려라”… 성능 개선 경쟁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과 카이스트(KAIST) 공동 연구팀은 한 번 충전에 900㎞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주로 사용하는 리튬 이온 전지 배터리와 비교해 주행거리가 약 50% 늘어난 ‘리튬 메탈 전지’다. 주행거리를 대폭 늘렸는데도 현재 쓰이는 배터리와 같은 무게를 유지하고, 재충전도 400회 이상 가능하도록 배터리 성능을 크게 개선한 것이다. 주유소와 달리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전기차는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를 늘리고, 수백㎏에 달하는 배터리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또 수백번 충·방전 이후 배터리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번 신기술은 거리를 늘리면서도 무게는 줄여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현재의 2배 이상인 1000㎞ 넘는 주행거리를 목표로 치열한 성능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연 중형 세단 차량에 가득 주유했을 경우 달릴 수 있는 거리인 500~600㎞의 2배이다. 최근 몇 년간 배터리 성능 개선이 이어져 대부분 전기차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0㎞까지 늘면서 ‘500㎞ 주행 전기차’가 대중화됐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이나 긴 충전 시간은 전기차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1000㎞ 주행 가능한 배터리 경쟁


과학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된 LG엔솔의 공동 연구 성과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 소재)를 리튬 메탈로 대체하고,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에 영향을 미쳤던 액체 전해액에 의한 부식 현상을 막기 위해 세계 최초로 ‘붕산염-피란(borate-pyran) 기반 액체 전해액’ 기술을 적용했다. 김희탁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불가능으로 여겨진 액체 전해액 기반 리튬 메탈 전지의 가능성을 가시화한 연구”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주행거리, 가벼운 무게 등 배터리 핵심 기술 경쟁을 좌우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SDI도 지난 4일 조직을 개편하고 전고체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해 중·대형 전지 사업부 직속 조직으로 ‘ASB(All Solid Battery)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적은 용량으로도 주행거리 1000㎞ 이상을 구현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삼성SDI는 지난 7월 국내 배터리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고체 배터리 생산 파일럿 라인을 조성했고, 4분기에는 주요 고객사에 배터리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2030년)보다 3년 빠른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中 LFP 성능 개선 추격에… 초격차 필요


고성능 K배터리 연구는 중국 배터리 기업의 추격, 이에 대응하는 초격차 기술과도 맞물려 있다. 그간 K배터리는 고성능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삼원계(NCM·NCA) 배터리를 생산해왔고, 중국 배터리 기업은 삼원계보다 에너지 성능은 낮은 대신 가격이 약 30%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그런데 지난 8월 중국 CATL은 10분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고, 15분간 완전히 충전하면 최대 700㎞를 갈 수 있는 LFP 배터리 ‘선싱’을 공개하고, 내년 1분기 시장 출시를 공언했다. KG모빌리티(옛 쌍용차)의 전기차 ‘토레스’에 탑재된 중국 BYD의 LFP 배터리도 1회 충전으로 433㎞를 주행할 수 있다. 주행거리가 짧다는 LFP배터리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2년 전만 해도 전기차 평균 주행거리는 300㎞ 수준에 불과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은 고성능 배터리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배터리 무게는 유지하되 주행거리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 얼마나 빨리 충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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