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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기술] 메모리 반도체 ‘선단 공정’ 투자에… 기술력 입증 나선 韓 장비사2024.01.19 PM 04:35
주성엔지니어링·유진테크 ‘증착 분야’ 기술 격차 좁혀
아이엠티, 에프에스티 등 EUV 생태계 진입 도전장
삼성전자 반도체 팹(공장) 내부./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와 같은 선단(최신) 제품 중심의 공정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장비 회사들이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수준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과 유진테크, 아이엠텍 등은 선단 공정 생태계 진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유진테크 등 증착 분야 기업들은 원자증착장비(ALD), 저압식화학증착(LP-CVD)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고, 아이엠텍과 에프에스티는 국산화율이 가장 저조하다고 알려진 극자외선(EUV) 공정 분야에서 기술력 입증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계의 선단 공정 전환 설비투자가 진행되는 시점에 소부장 자립화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국내 장비사들이 기술 수준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선임연구원은 “인공지능(AI) 시장이 개화하면서 첨단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반도체 미세화로 실리콘 관통전극(TSV)과 HKMG(High-K Metal Gate), 극자외선(EUV) 등 공정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시기에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격차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 주성엔지니어링·유진테크, 글로벌 수준과 기술 격차 좁힌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유진테크 등이 보유한 증착 장비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수준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착은 웨이퍼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시켜 핵심 소자층이나 배선층을 만드는 공정을 뜻한다. 현재 증착 분야에서는 네덜란드 ASM과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모바일용 D램 ‘LPDDR5T’와 10나노급 5세대(1b) 공정이 적용되는 DDR5에 HKMG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돼, 고유전율(High-K) ALD 장비를 보유한 주성엔지니어링의 기술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D램 10나노급 5세대 공정 투자에 나서며 HKMG 공정 장비를 보유한 주성엔지니어링의 수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KMG 공정은 반도체 웨이퍼 상에서 누설전류가 흐르는 것을 막아주는 절연막 소재를 기존 실리콘옥사이드(SiO2)에서 High-K 물질로 대체한 공정이다. HKMG 공정을 적용한 DDR5 제품의 경우 두께와 누설전류 모두 줄어 기존 공정 대비 전력 소모가 약 13% 수준으로 감소한다. 데이터센터와 같이 전력 효율이 중요한 응용처를 중심으로 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유진테크는 저압식화학증착(LP-CVD) 장비와 ALD 장비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한다. 유진테크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1~3분기 전체 매출에서 LP-CVD와 ALD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7.7%였다. 유진테크 LP-CVD 장비의 경우 D램 선단 공정 웨이퍼 위에 고순도 저결함 박막을 쌓는 에피택시(Epitaxy) 기술이 가능해 장비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BM과 DDR5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결국 전공정에서의 미세화 경쟁이다”라며 “전공정에 투입되는 장비 라인업을 보유한 유진테크의 경쟁력이 돋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산화율 낮은 노광 분야… 아이엠텍·에프에스티 등 생태계 진입 노린다
글로벌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따라잡고 있는 증착 기술과 달리, 국산화율이 저조한 노광 분야에서도 토종 기업들이 생태계 진입에 나서고 있다. EUV 공정 분야에서는 네덜란드 ASML이 EUV 노광기를 반도체 업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아이엠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EUV 마스크 레이저 베이킹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EUV 마스크 레이저 베이킹 장비는 마스크의 필요한 부위만 정밀하게 구워 회로 패턴의 해상도를 높이는 장비다. 현재 D램 선단 공정에서 EUV 공정 적용이 확대되며 레이저 베이킹 장비 공급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램 선단 공정에서 EUV 공정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EUV 마스크 레이저 베이킹 장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UV 마스크 리페어 장비를 EUV 마스크 제조사 등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크시스템스와 EUV 펠리클과 관련 장비 등을 개발하고 있는 에프에스티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박수영 KB증권 연구원은 파크시스템스에 대해 “파크시스템스는 EUV 공정을 도입한 기업에 이미 주력 제품인 산업용 원자현미경을 납품하고 있다”며 “EUV 마스크 리페어 장비 고객사 확장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에프에스티는 지난해 7월 EUV 펠리클 탈부착장비(EPMD)와 EUV 펠리클 검사장비(EPIS) 등을 고객사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장비 및 핵심 부품 자립화 기술 수준은 5점 만점에 평균 2.97점으로 조사됐다. 세계 최고 기술을 5점으로 평가했을 때의 결과로, 백분위로 환산하면 59.4% 수준이다. 세부 분야별로는 증착 기술이 3.74점으로 가장 높았고, 노광(1.38점), 도핑(2.44점) 공정 등이 하위 평가를 받았다. 현재 국내 반도체 관련 장비의 국산화율은 20% 수준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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