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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기술] 중국은 왜 바닷속에 축구장 13개 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했나2024.02.15 PM 01:45
빅테크 등 냉각기술 개발 경쟁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때 나오는 엄청난 열을 해결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를 학습하고 구동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2022년 2030억달러(약 270조6000억원)였던 데이터센터 구축 시장 규모는 2032년 401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열을 발생시킨다. 열을 식히지 못하면 부품이 망가진다. 데이터센터 열을 잡는 것이 AI 시대 주도권을 쥐는 열쇠인 것이다. 이 때문에 빅테크와 스타트업은 기존 공기로 열을 식히는 방식 대신 더 효율적인 액체 냉각 시스템을 주목하고 있다. 또 골칫거리였던 폐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거나 지역 시설과 난방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래픽=양진경
◇“데이터센터 열 잡아라”
작년 말 기준 세계 각국에 구축된 데이터센터는 1만여 개에 이른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일본에 2027년까지 2조2600억엔을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영국에 각각 10억달러와 25억파운드를 투자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열 잡기’에 고심 중이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때 섭씨 30도가 넘는 열이 발생하는데, 부품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이를 20~25도로 낮춰야 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내에 공기를 통과시켜 열을 식히는 방식(공랭식)을 적용했다. 하지만 에너지가 많이 들고 팬(환풍기)이 돌아가는 소음이 크다는 단점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액체 냉각 방식이다. 공기 대신 액체를 흘리거나 액체 속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미 서버 제조 업체 수퍼마이크로컴퓨터는 액체 냉각 방식을 사용해 서버의 열을 빠르게 낮추고 정해진 구역에 예전보다 더 빽빽하게 서버를 배치할 수 있게 됐다. 공기를 순환시킬 때 작동하는 팬도 쓰지 않아 전력 감소 효과도 얻었다. 수퍼마이크로컴퓨터는 “액체는 공기보다 최대 1000배까지 열을 제거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아스페리타스는 액체 안에 서버를 담아 열을 식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냉각수가 순환하면서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춘다. 아스페리타스는 “공랭식보다 설비투자와 운영 비용을 45%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로젠블라트증권의 분석가 한스 모제스만은 블룸버그에 “액체 냉각 방식은 차세대 AI 컴퓨팅 하드웨어 설루션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폐열로 전기 만들고 지역난방까지
아예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 구축하는 업체도 있다. 차가운 바닷물로 서버의 열을 단숨에 식히기 위해서다. 중국 하이랜더는 2025년까지 하이난 섬 인근 바다에 100개의 모듈을 배치할 계획이다. 축구장 13개에 맞먹는 6만8000㎡ 규모다. 하이랜더는 “6만대의 컴퓨터를 동시에 가동하는 수준”이라며 “이는 30초 내에 400만개가 넘는 고화질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바닷물이 냉각수 역할을 하며 중국 시민 16만명의 평균 전기 사용량인 연간 약 1억2200만kWh(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 MS도 2018년부터 2년간 스코틀랜드 오크니섬 인근 바다에서 해저 데이터센터를 시험 가동했다. 길이 12m, 지름 2.8m 크기의 흰색 원통 모양 구조물에 864대의 서버를 넣어 해저 36.5m 지점에 설치했다.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폐열을 활용하는 방법도 나오고 있다. 캐나다 스타트업 인피니디움 파워는 서버에서 만들어진 열기로 차가운 공기를 데우고, 그 공기가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도록 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영국 스타트업 딥그린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열로 수영장 물을 데우고, 수영장 물로 데이터센터를 식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수영장 난방 비용을 아끼면서도 데이터센터 냉각 비용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는 2020년부터 오덴세 산업단지에 위치한 5만㎡ 규모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폐열로 인근 10만 가구에 지역난방을 제공하고 있다. MS 역시 핀란드 에스푸시에 폐열을 이용한 지역난방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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