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 기술] 투자의 미래가 보인다... 엔비디아가 직접 산 5개 종목2024.03.03 PM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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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월가 거물 투자자들에게 논쟁의 대상이었다. 인공지능(AI) 구현에 있어서 엔비디아의 반도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분류됐다. “주가가 너무 올랐다”거나 “너무 뻔한 AI 투자처”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올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엔비디아 주가는 58.9% 상승했다. ‘AI 버블’에 대한 우려를 뛰어넘는 모양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렇다면 투자자로서 엔비디아는 어느 회사 주식을 사모았을까.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투자자들이 분기별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투자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작년 말 기준 엔비디아 역시 또 다른 AI 관련 주에 투자한 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월 처음으로 작년 4분기 투자 보고서를 SEC에 제출했다. 엔비디아 투자 사실이 알려지자 투자 대상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ARM 로고 일러스트레이션/로이터 연합뉴스



◇ARM


엔비디아의 포트폴리오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이다. 엔비디아와 동일 선상에서 AI 수혜주로 분류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작년 말 기준 엔비디아는 ARM 주식을 196만1000주 보유 중이었다.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64%를 차지한다.


온디바이스(내장형) AI 시장이 커지면서 첨단 IT칩을 만드는 ARM이 엔비디아처럼 AI 생태계의 중요한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ARM 주가는 지난달 27일까지 83.6% 올랐다. 엔비디아가 ARM 주식을 작년 말 이후 더 사지고 팔지도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면 1억2300만달러 정도의 평가이익을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추진했었다. 하지만 경쟁 당국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2021년 12월 “반도체 산업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며 제소했고, 엔비디아는 인수 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리커전 파마슈티컬스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이하 리커전)는 2013년 설립된 생명공학 기업으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두고 있다. 다양한 난치병 신약 후보군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단순한 제약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신약 개발 과정에 AI를 활용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세계적인 인공지능 석학 유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기업이다.


엔비디아도 이 점을 고려해 지난해 7월 리커전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엔비디아는 회사 주식 770만6000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회사 전체 지분의 3.7% 정도다. 엔비디아의 투자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주가가 6.78달러에서 하루 만에 12.08달러까지 뛰기도 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9.86달러로 지난해를 마감했는데,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57.4% 상승했다.


◇사운드하운드 AI


사운드하운드 AI는 2005년에 설립된 음성 인식 인공지능 기업이다. 대화형 음성 비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동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텍스트 음성 변환 같은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다. 식당, 자동차, 스마트 기기, 콜센터에서 필요한 서비스의 유형별로 최적화된 음성 AI 설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 기업의 목표다.


2월 초만 해도 1.71달러였던 주가가 지난달 27일에는 6.86달러까지 올랐다. 최근 AI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도 했지만, 엔비디아가 이 기업에 투자한 사실이 SEC 투자 보고서를 통해 알려진 것도 주가 급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투심플(Tusimple)


투심플 홀딩스는 2015년 설립된 자율주행 기술 기업이다. 특히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트럭에 특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설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기업이었다. 원래는 나스닥 상장사였다. 그런데 2022년 10퉐 회사 직원의 일부가 중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하이드론으로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회사의 공동 설립자인 샤오디허우는 해고됐다.


결국 회사는 지난달 자발적인 상장 폐지를 선택했다. 회사 측은 “긴축적 통화정책과 시장 금리 상승 등 자본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상용화 전 단계 기술을 보유한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됐다”며 “기업 가치가 크게 하락한 반면 주가의 변동성은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말부터 비상장 주식 거래소에서 0.2~0.3달러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었는데, 엔비디아가 투자한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주가가 0.59달러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나녹스(Nano-X)


나녹스는 2018년 설립된 이스라엘의 의료 영상 기술 기업이다. 원격 방사선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 영상용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의료 영상 분석에 있어서 AI 기술은 큰 의미를 가진다. 영상 분석을 통해 질병을 초기 단계에 정확히 진단해내면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오진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 지출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나녹스 투자액은 작년 말 기준 1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투자 사실이 알려지자 나녹스 주가는 6.36달러에서 이틀 만에 12.9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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