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 기술] 반도체: 반도체 투자의 15가지 원칙(citi)2024.03.10 PM 02:20
출처 : 『어느정도오차』님 블로그
citi, Global Semiconductor Team
citi 리포트를 보다가, 반도체 투자의 15가지 원칙이라는 재밌는 글을 읽게 되어 가져와 보았습니다.
막상 하나하나 따지고 놓고 보면 꼭 반도체 투자에만 적용되는 항목은 별로 없고, 대부분은 산업 전반과 투자자들의 기본적인 소양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생각되더군요.
15가지 원칙들 하나하나의 문장들은 짧은데, 제가 이해하고 있는 대로 의역해보고 나름대로의 주절주절 코멘트들을 남겨보았습니다.
혹시나 제가 해석을 이상하게 하고 있는 부분이 있거나 더 좋은 예시들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아주 감사드리겠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밸류에이션에 기반하여 매수하거나 매도하지 마라
• 반도체는 시클리컬 산업인데다가, 또 업사이클에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섹터이다보니 PER과 같은 지표가 잘 적용되지 않는 섹터인 것은 유명합니다.
• "반도체 주식은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팔아라"라는 우리나라 주식판 격언과도 얼추 궤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 그런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PBR 1배 전략은 이번 사이클에서도 나름 유효하지 않았나요?
그래도 젠슨황의 낙관은 찐이었다.
2. 반도체 회사의 경영진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 그 어떤 상황에도 관계없이
•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회사의 경영진은 일반적으로 자사의 전망, 시장 위치, 기술 혁신 능력 등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편입니다.
• 사실, 반도체 뿐만이 아니라 많은 CEO들은 컨퍼런스콜에서 회사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적절히 잘 포장을 해서 내놓습니다.
• 이처럼 CEO들의 소통 언어에는 긍정편향이 담겨있다는 것을 적당히 유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또 너무 의심의 눈초리로 째려보다가 거대한 흐름을 읽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습니다.
3. 반도체는 시클리컬 산업이다; '반도체가 더 이상 시클리컬이지 않다'는 말을 믿지 마라
• 반도체 산업은 기술 발전, 수요와 공급의 변화, 경제 환경의 변동 등 여러 외부 요인에 의해 주기적으로 성장하고 축소되는 순환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반도체는 더 이상 시클리컬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특정 시기에 반도체 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경험하거나, 새로운 기술 혁신이 시장 수요를 계속해서 촉진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 기반할 수 있습니다.
• 실제로 20~21년경에는 디지털 전환으로 반도체 시장이 사이클을 넘어서서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특히 D램은 치킨 게임을 거치고 3사 과점 체제가 공고해졌기에 가격 폭락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꽤 있었습니다....만은 결국 22년 이후 혹독한 빙하기를 겪어야 했죠.
• 지금도 AI Boom이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지만 결국 이 역시 어느 순간에는 Peak에 다다르고 투자의 증분도 줄고 사람들의 기대도 감소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4. 시티 슬리커스 규칙 - 반도체 주식은 보통 하나의 요소에 의해 움직인다 - 당신은 그 하나가 무엇인지 알아내야만 한다.
• 지금 반도체 섹터를 들었다 놓았다하는 요소도 단 하나만 꼽자면 AI 아니겠습니까
• 사이클이 올 때마다 핵심 동인을 초장에 정확히 파악하고 포트폴리오를 그 수혜주들에 집중했다면 상당한 재미를 보았을 터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반도체 섹터라 하더라도 재미가 그닥일 것입니다.
• 그나저나 City Slickers라는 표현이 당최 해석이 안되어서 chatGPT에게 물어봤더니, 위와 같이 답변해주더군요. 대략 '업계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의역됩니다.
5. 신제품 사이클은 일반적으로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주식/주당이익(EPS)을 더 높게 밀어올리고,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길게 지속된다. 반대의 경우도 (안타깝게도) 마찬가지다.
• Product Cycle이라고 표현되었는데, 제품 수명 주기(Product Life Cycle)라기 보다는 무언가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템(New Products)의 출현으로 저는 해석하였습니다.
• 과거 PC, 스마트폰, 클라우드가 그러했고 지난해 ChatGPT가 그러했듯이 새로운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때, 그 혁신성이나 시장 수요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으며, 이는 주가 상승과 EPS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는 많은 경우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크고 지속적일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사이클의 후반부에는 새로운 경쟁 제품의 등장, 기술의 변화, 시장 수요의 감소 등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주가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데 이또한 상승기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더 깊은 골로 이어지곤 합니다.
6. 마진을 희생하면서 매출을 쫓는 것은 거의 성공하지 못한다
• 단기적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수익 마진을 감소시키고, 이는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건강한 마진은 기업이 운영 비용을 충당하고, 투자를 진행하며,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재정적 여유를 제공합니다.
•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려면, 단순히 매출 증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 마진을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전략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써놓고 보니 이 역시 반도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되는 격언인 듯 합니다.
7. 리드 타임이 길어질 때 주식을 매수하고, 리드 타임이 짧아질 때 주식을 매도하라
• 리드 타임은 제품이 주문되어 생산되고 배송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하는데, 특히 반도체 산업과 같이 복잡한 제조 공정이 필요한 산업에서 리드 타임은 중요한 지표로 사용됩니다.
• 리드 타임이 길어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해당 산업 또는 회사의 제품에 대한 높은 수요와 시장에서의 강력한 위치를 나타내며, 이는 주식 가치 상승의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20년 후반부에 아날로그 칩을 비롯한 차량용 반도체의 리드타임이 길어지는 것을 초기에 포착하고 관련 회사의 주식들을 담아 놓았다면 21~22년에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 겁니다.
• 반대로 리드 타임이 짧아지는 것은 수요가 감소하거나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장의 변화나 회사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를 반영할 수 있으며, 주식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그렇지만 다른 시장 조건이나 산업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기에, 리드 타임 변화만을 단독적인 투자 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 실제로 최근에도 Nvidia의 AI가속기 H100의 리드타임이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한참 반도체 투자자들 사이에 설왕설래가 오갔지만, backorder가 많고 차기작에 대한 대기 수요가 여전히 엄청나다는 소식들에 Nvidia는 다시 높은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8. "매우 드물게"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가능은 하지만, 드물다
• 템플턴옹 피셜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위험한 네 단어, "This time it's different"입니다.
• 투자자는 새로운 상황이나 트렌드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주장에 너무 쉽게 설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과거의 데이터, 경험, 원칙을 꼼꼼히 검토하고, 현재의 변화가 실제로 과거와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지 신중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렇게 드문 변화가, 이번 AI Boom이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반면 메타버스의 경우에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고 만 케이스겠구요.
9. ‘단지 한 분기 문제일 뿐’이라는 말에 주의하라
• 기업에 실적 쇼크가 발생했거나, 신제품 출시가 자꾸 지연되었을 때 '일시적인 문제다'라고 둘러댄다면, 이것이 과연 정말 '일시적'일지 아니면 '지속적'이거나 '구조적'일지 반드시 의문을 품어보아야 합니다.
• 조금 멀리로는 출시가 차일피일 지연되다가 결국 예정보다 2년여나 늦게 양산된 인텔의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 사례가 떠오르구요 좀 더 가까이로는 "우리 HBM도 Nvidia 퀄을 곧 받습니다!"라고 작년 가을부터 얘기해오고 있는 삼성전자가 떠오릅니다.
10. 경영진이 경기 하강을 예측하거나 인정하는 것을 기대하지 마라
• 이것은 두 번째 원칙, "반도체 회사의 경영진은 대체로 낙관적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 굳이 별개의 원칙으로 빼놓을 필요까지는 없어보이네요.
2020년 118B에서 40B는 Nvidia의 ARM인수 - 지금은 엎어졌죠
11. M&A는 인수하는 회사가 사들이는 사업 분야에 경험이 있을 때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경험이 없을 경우 거래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 이것도 비단 반도체에만 해당되겠습니까? 모든 산업의 기업들에게 다 적용되는 격언 같습니다.
• 그런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M&A를 시도하다가 반독점법 때문에 엎어진 케이스들이 있어서(퀄컴의 NXP 인수, Nvidia의 ARM 인수 등등), 과감하면서도 동시에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그나저나 SK하이닉스는 본인들도 영위하던 낸드 사업부를 인수했는데 왜...
12. 대부분의 테크 회사는 오직 하나의 것만을 잘 한다. 그 비즈니스 모델이 위기에 처하거나 쇠퇴할 때, 회사가 다른 비즈니스로 전환하여 그것을 잘 수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드문 일이다.
• 삼성전자가 평범한 메모리는 잘 만들지만 HBM과 파운드리에서는 고전하고 있고, 하이닉스가 HBM은 잘하고 있지만 또 낸드에서는 고전하고 있고, TSMC는 아예 파운드리만 하고 있고, 인텔도 CPU는 잘했지만 파운드리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등등 예시는 아주 많습니다.
• 그런데 정말 불가피한 순간에는 기업의 미래를 위해 다른 비즈니스로 과감하게 전환하는 결정이 필요한데, 반도체 산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가 80년대 인텔의 D램 사업 중단 → CPU 전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흑자전환이 요원한 Kioxia
13. 세컨티어 회사들은 경기 침체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하게 느끼며, 경기 회복을 가장 나중에 그리고 가장 적게 체감한다.
• 세컨 티어 회사들은 침체기 때는 취약한 시장 위치 때문에 고객들의 수요 감소를 더 심각하게 체감하고, 이로 인해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탑 티어 업체들과 점유율/기술 싸움에서 패배하면서 시장에서 조금씩 밀려나가게 됩니다.
• 적절한 예시일런지는 모르겠지만, 낸드플래시 업계의 Kioxia가 떠오르네요. 비록 점유율로는 2위이지만, 낸드 사업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보니 낸드 업황 부진의 직격타를 맞고 있고 여전히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AMD의 구원자 리사수
14. 테크주에 대한 "밸류" 투자는 일반적으로 경영진 변경 또는 비즈니스 관행의 변화가 있을 때에만 효과가 있다
•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시장에서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테크 기업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시장의 박한 평가에는 대체로 근거가 있기 마련입니다.
• 이러한 회사들은 종종 우수한 기술이나 제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 문제나 비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그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따라서 기업 가치의 리레이팅이 있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바뀌거나 기업이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등의 변화가 있을 때, 이러한 저평가된 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잠재력을 실현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 반도체 업계에도 여러 사례들이 있겠습니다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AMD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어준 리사수 누님이 생각나네요.
15. 주식이 나쁜 소식에도 더 이상 하락하지 않거나, 좋은 소식에도 더 이상 상승하지 않을 때,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할 시간이다
• 어떤 주식이 나쁜 뉴스에도 불구하고 하락하지 않거나, 반대로 좋은 뉴스에도 상승하지 않는 상황은 시장의 기대치나 투자자들의 반응에 있어 중요한 변화가 있음을 시사할 수 있습니다.
•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때, 투자자들은 단순한 표면적인 뉴스나 이벤트를 넘어서 시장 내부의 더 깊은 원인과 동향을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주식이 나쁜 뉴스에도 불구하고 하락하지 않는 경우,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이미 해당 나쁜 뉴스를 가격에 반영했거나, 기타 긍정적인 요인들이 부정적인 뉴스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bottom-out에 임박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 반대로, 좋은 뉴스에도 불구하고 주식이 상승하지 않는 경우, 이는 이미 좋은 뉴스가 주가에 선반영되었거나, 시장이 해당 뉴스를 예상보다 중요하지 않게 평가하고 있으므로 주가의 peak-out 시그널이 될 수 있습니다.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