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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기술] (다올투자증권) 신기술 수익화에 대한 두 가지 오해2024.09.14 PM 08:11
AI Deep (24.09.10)
- 다올투자증권 AI·인터넷 김하정 연구원 -
경량화 모델은 그 특성상 수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와중 의심은 지속 중
- AI 수익화 여부에 대한 의심이 지속되고 있다. 믿었던 빅테크 클라우드 매출마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니 당연하게 제기되는 우려다. AI의 유용함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 얼리어답터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AI를 응용하여 활용 중이다.
- 그러나 모든 소비자들이 자신의 수요에 맞춰 기술을 가공해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랬다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기 전에 Microsoft Excel이 그 수요를 전부 충족시켰을 것이다. 개별 소비자 단위가 아닌 기업 단위라면 맞춤형으로 사용할 줄 알았건만, 그마저도 과한 기대였음이 Microsoft Azure의 성장률 둔화에서 드러났다.
- 최근 AI 모델 개발의 트렌드는 경량화다. GPT-4o mini와 Grok-2 mini, Claude 3.5 Sonnet은 직전 버전의 대형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보이고 있으며, 이외 다양한 경량화 모델들이 준수한 성능을 보인다.
- 그러나 경량화 모델은 그 특성상 현재 직면한 수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1) 경량화는 수요의 대안이 아닌 공급(비용)의 대안이기 때문이며, 2) 이미 AI는 상당한 정도로 할인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에 공급 가격이 내려간다고 수요가 유의미하게 증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리는 GPT나 Claude를 인당 월 20달러 안팎의 가격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AI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고려하면 말도 안 되게 저렴하다. AI 기업들의 적자로 이를 감당하고 있었을 뿐이며, 경량화는 감당해야 하는 적자폭을 줄였을 뿐 수요를 늘리지는 못한다. 수요 곡선이 늘어날 변화는 다르게 만들어져야 한다.
- 그렇다면 AI는 수익화가 어려운 기술일까? 아니라고 판단한다. 신기술 수익화에 대한 두 가지 오해 때문에 주식시장이 AI에 대한 기대와 실망 모두 성급하게 반응했다고 해석한다.
첫 번째 오해: 유용한 기술은 바로 수익화된다
- 유용한 기술이 발명되어도 일반 소비자가 이를 사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의 응용 프로그램이 모든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GPT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응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보다는 어플리케이션 생태계가 필요하다.그 모범 사례였던 모바일 시장에서의 시차를 돌이켜보자.
- Apple은 2007년 6월 아이폰을 출시했고 2008년 7월 App Store를 출시했으나, 이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App들은 2010년이 되어서야 대거 출시되었다. ‘App’이라는 단어가 미국에서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해가 2010년이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에 모바일 생태계 초창기를 주도했던 WhatsApp, Angry Birds, Uber, Instagram은 2009-2010년을 걸쳐 출시되었다.
- 왜 시차가 필요할까? 개발자들이 새로운 생태계의 문법을 학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개발자는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지 않고 당대의 취업 시장이 요구하는 언어를 위주로 학습하기 때문에 잠재 수요와 노동력 공급의 괴리가 발생한다.
- Apple의 생태계는 Objective-C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기본 언어로 활용한다. 이는 java-/s!crip/ 등을 활용한 웹 개발이 주류였던 당시 개발자들에게는 생소하고 어려운 언어였다. Apple은 개발자들의 앱 개발을 돕기 위한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제공했으나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규정집을 활용해 선구적인 개발자들이 스스로 깨우쳐야 했다.
생태계의 시작과 개발자들이 기술을 학습하는 시점 간 시차=약 4 년
- 기술의 등장과 개발자들의 학습 시점 간의 시차는 개발자들의 기술 선호 트렌드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2008년 앱스토어의 출시와 함께 Objective-C가 그 생태계의 핵심 언어가 되었으니 개발자들은 이를 학습해야 했지만,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개발자들의 수는 2010년 초반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약 4년의 시차가 발생했다.
- Objective-C의 뒤를 이은 Apple의 차세대 언어 Swift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Swift는 2014년 WWDC 행사에서 발표되었기에 그 언어에 대한 수요는 2014년부터 형성되었으나 개발자들이 이를 본격적으로 학습한 시점은 2010년대 후반으로 나타난다. 역시 약 4년의 시차가 발생한 셈이다.
- 물론 생성 AI 덕분에 프로그래밍 언어의 학습 곡선이 완만해졌으므로 이전보다는 시차가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생성 AI는 신기술에 대한 학습에는 도움을 크게 주지 못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는 LLM들의 Python 편향에서도 드러난다. Google의 전 CEO Eric Schmidt는 Python의 상위호환 언어인 Mojo가 있음에도 LLM들이 Python을 위주로 코딩을 생성하는 행태를 지적했는데, 신기술에 대해서는 생성의 기반이 될 데이터가부족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오해: 선점은 곧 독점, 독점은 곧 독점 수익화
- 앞의 논리처럼 어플리케이션 생태계의 형성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수익화가 달성될 경우, 시간만 지나면 다시 빅테크의 시대가 될까? 알 수 없다. 새로운 어플리케이션 생태계의 주인은 빅테크일 수도 있고 스타트업일 수도 있다. 이를 결정하는 건 시장이 아니라 정부의 규제다.
- 생태계를 훌륭하게 수익화한 Apple은 어떻게 앱스토어의 앱들로부터 30%의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었을까? 20%도 40%도 아닌 30%였던 이유는, 30%가 시장이 제시하는 균형 가격이기 때문이 아니라 Apple이 그 가격을 독점력으로 설정했고 정부가 이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 eBay나 MySpace의 사례를 보면 플랫폼 산업에서 선점이 곧 독점이라는 말도 잘못된 통념이지만, 독점이 곧 독점 수익화라는 말 역시 정부를 고려하지 않은 결론이다. 독점 수익화는 정부 개입이 없을 때만 가능하다.
- Apple의 경우도 Epic Games 등 어플리케이션 업체와의 독점 관련 소송에서 정부가 어플리케이션들의 손을 들어주자 수익화가 약해져야 했다. 그만큼의 몫은 어플리케이션에게 돌아간다
- AI 어플리케이션 시장은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그 성과를 모두 빅테크가 가져가기는 힘들어 보인다. 플랫폼의 독점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했던 과거와 달리 2010년 후반부터는 소비자 가격을 크게 낮춘 Amazon도 양면 시장에서의 독점력 행사를 이유로 규제받고 있다. AI는 규제받을 명분이 충분한 기술인 만큼 다양한 이유에서 독점력 행사가 저지될 수 있다. 이 거대한 시장의 수혜 집단이 빅테크일지 스타트업일지는 예견하기 힘들지만 조심스레 스타트업 쪽에 베팅하고 싶어지는 이유다.
만약 빅테크가 아닌 스타트업이 새로운 생태계의 주인이라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 스타트업이 AI 수익화를 주도할 경우 상장 기업 투자 대안은 당연히 부족해진다. AI 스타트업들도 현재는 6개월마다 트래픽 순위가 크게 바뀌는 등 아직은 혼조세다. 빅테크와 스타트업 간 대결 구도, 스타트업 간 경쟁 구도를 모두 파악해야 하니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 난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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