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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이사님과 토론을 해보았다.2012.10.28 PM 11:24
지난주 제주도에가서 이사님과 술을 마신 상태에서 토론을 할 기회가 있었다.
어찌저찌 술마시고 펜션에 앉아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무거운 이야기로 빠지게 되었다.
나
-요즘 금리도 줄고 앞으로 더 어려워지겠죠.(별생각없이 한말. 이게 여직원들을 수면으로 모는 계기가 될줄 몰랐다.ㅋ)
이사님
-내생각엔 이자라는 개념은 사라져야만해.
나
-?!?!(아니 기업인이 이런 생각을???)
사실 친구가 마이클 무어의 '자본주의:러브스토리'를 보여주며 월가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한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사님의 생각에 놀라움반 감탄반을 날렸지만, 종전부터 이사님을 말로 이겨보고 싶기도 했고,
워낙 신선한 말이라 반대편에서 반박을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사님은 반박을 하는 저를 좋다고 전 술자리에서 공개선언하신적이 있어서 ㅋ*^^*)
나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이사님
-이자라는건 말야. 돈을 놓고 돈을 먹는거지. 실물경제가 아니라 허구의 경제야. 울프씨 생각해봐. 이자라는게 있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증대되고 서민은 대기업 갑부를 따라잡을 수 없는거 아니겠어?
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자가 없으면 서민은 자본을 모을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사라지게 되고 적금이나 투자 기반이 없어지게 되면 결국 빈부 격차는 증가되는게 아닙니까?
-우리 같은 중소기업역시 이자가 없다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운영이 어렵지 않습니까?
-기업인인 이사님이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게 아이러니 합니다.
이사님
-그건 울프씨가 잘못생각하고 있는거야.
-금리라는게 뭐겠어?
(이부분은 기억도 안나고 여기서 관광당해서 설명 생략)
-서민이 이자율로 모을 수 있는 돈의 수와 부자가 이자율로 모을 수 있는 돈의 수는 차원이 달라.
-돈을 제대로 시중에 구르게 하려면 투자를 해야해.
나
-그 투자라는건 한계가 있습니다. 대기업형 슈퍼같은 것을 보십시오. 서민은 아무리 기를쓰고 연합해도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실탄의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돈. 즉 이자율에서 이사님이 말씀하신대로 실물투자로 바뀐다 하더라도 서민은 대기업과 갑부에게 정보력이나 자본의 압도적인 차이로 결국 승리하지 못할것입니다.
이사님
-그건 현 경제하에서의 이야기야.
-만약에 이자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생각해봐. 울프씨는 은행에 돈을 맡기겠어?
나
-아니죠...;
이사님
-그렇게 되면 부자들은 자신의 재산을 시중에 굴리기 시작할거야 직접.
-내 말은 은행은 돈을 보관하는걸로 이자율을 받는게 아니라 투자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는거야.
나
-투자의 창구말입니까?
이사님
-그래! 사람은 은행을 통해 기업에 직접 투자한다!
-기업은 투자를 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겠어?
나
-보다 기업을 건실하게 하고 재화를 우수하게 만들어 자신의 가치를 돋보여야 하겠죠..?
이사님
-그렇지! 그리고 은행은 사람들이 부실한 곳에 투자하면 손해를 보고 망할거 아니니 그러면 사람들이 그 은행을 이용하겠니? 투자로 인한 수수료나 이득을 볼 수 없지 않겠어?
-결국 은행도 투자자들에게 온힘을 다해서 바른 정보를 전달해 줘야 한다는거지.
나
-그렇다면 일반 투자자도 대기업에 휘둘리지 않는 바른 정보를 손에 넣는다....
-그리고 회사도 주식이나 실적 부풀리기가 아닌 건실한 재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말씀대로라면 그리고 대자본가도 돈을 보관하지 않고 사회에 투자하며 굴린다....
이사님
-그래! 우린 기업대출이나 빚 같은거에 신경쓰지 않고 좋은 상품을 만들기만 하면 되고! 사람들은 적은 금리나 대출이 아닌 정말 확실하고 미래가 보장된 투자를 하면 되는거야!!!!
나
-하지만 현실에서 이루어지긴 힘들겠네요....
이사님
-그렇지 당장 세상이 이렇게 바꾸겠다 하면 총을 맞겠지
나
-그럼 어려운 이야기 아닙니까
이사님
-그렇게 만들어가겠다 라고 믿는 것과 현실성없다 라고 생각하는건 다른거야 울프씨
나
-!!!!!!!!!!
아무튼 이분 생각은 정말 모르겠다. 그나저나 이분이 '정의란 무엇인가' 책도 빌려주셨는데 아직 다 못보고 있는데...
아무튼 그래서 또다시 이사님과 토론에서 패배.
사실 경제적 지식도 압도적으로 부족하고 여러가지(위 글은 실제 대화에서 누락된게 많습니다.) 상황에서 난 현실을 이야기하고 이사님은 가상을 가정했는데도 나이의 관록이 있고 세상 경험이 워낙 풍부하신 분이라 결국 내가 ㅈㅈ 를 치고 이사님의 말씀이 옳다고 고개를 끄덕여 버렸다.
참고로 내 친구 반응(정치조언)
-?!?! 그런 기업인이 있단말야? 심하게 좌클릭인데? ㅎㄷㄷ
-언제 나 만나게 해줘
라는 반응.
댓글 : 18 개
- 앗카링☆
- 2012/10/28 PM 11:43
이전에도 인상깊게 읽었지만 참 잘 쓰셨네요, 잘 읽었어요.
- 두야리
- 2012/10/28 PM 11:44
저도 이사님에 한표 ㅎㅎ
- 꼬진3
- 2012/10/28 PM 11:46
간결하게 말씀하셔야죠~
- 휴잉
- 2012/10/28 PM 11:48
대학때 경제 교양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그 교수가 고 정주영예찬론자였는데.. 그것만 아님 재밌는 얘기 많이 해주시는 분이었죠
잘 들었습니다.
그 교수가 고 정주영예찬론자였는데.. 그것만 아님 재밌는 얘기 많이 해주시는 분이었죠
- 빅크래셔
- 2012/10/28 PM 11:49
맞는말씀입니다. 저도 사업하는입장이지만 저런 의견은 아주 지지하는 편입니다.
- 셀프는물김치
- 2012/10/28 PM 11:52
교수들은 진짜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고 느끼는게 우리 교수 학부생부터 철저한 컴퓨터 공돌이였는데 수학 철학 문학 뭐 모르는게 없음 ㅋㅋㅋㅋ 솔직히 교수들이랑 말하다보면 자기 전문에만 빠삭한 사람도 있는데 그 교수님 이야기는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있음 ㅋㅋㅋㅋㅋㅋㅋ 말도 재미있게하고
- ☆하기수☆
- 2012/10/28 PM 11:53
-그렇다면 일반 투자자도 대기업에 휘둘리지 않는 바른 정보를 손에 넣는다....
-그리고 회사도 주식이나 실적 부풀리기가 아닌 건실한 재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부분이 이상적이지만 불가능하죠.
일단 은행이라는 장소 자체가 투자자보다는 기업에 유리하게 정보를 제공할 것이 분명하고 기업은 흔히 있는 사기처럼 없는 걸 부풀려서 투자를 받고 먹튀하는 일도 많아지겠죠. 이런 중간과정을 완충하기위해서라도 현행제도의 은행은 꼭 필요한겁니다.
그리고 이자가 없는 은행 = 주식이라는 형태로 이미 존재하고 있네요. 은행이 이자가 없어지면 주식으로 망하는 수많은 개미들이 사회로 더 확대되겠죠.
-그리고 회사도 주식이나 실적 부풀리기가 아닌 건실한 재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부분이 이상적이지만 불가능하죠.
일단 은행이라는 장소 자체가 투자자보다는 기업에 유리하게 정보를 제공할 것이 분명하고 기업은 흔히 있는 사기처럼 없는 걸 부풀려서 투자를 받고 먹튀하는 일도 많아지겠죠. 이런 중간과정을 완충하기위해서라도 현행제도의 은행은 꼭 필요한겁니다.
그리고 이자가 없는 은행 = 주식이라는 형태로 이미 존재하고 있네요. 은행이 이자가 없어지면 주식으로 망하는 수많은 개미들이 사회로 더 확대되겠죠.
- 울프맨
- 2012/10/28 PM 11:55
하기수//
고객이 손해를 보게되고 투자자가 먹튀를 당하게 되면 해당 투자를 주선한 은행은 고객이 이용하지 않을 것이고 그런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은행또한 노력하여 고객에게 양질의 투자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다. 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아무튼 여러가지로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주장이시죠.
고객이 손해를 보게되고 투자자가 먹튀를 당하게 되면 해당 투자를 주선한 은행은 고객이 이용하지 않을 것이고 그런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은행또한 노력하여 고객에게 양질의 투자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다. 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아무튼 여러가지로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주장이시죠.
- 늅늅~
- 2012/10/28 PM 11:57
잘 보고 갑니다.
- aramise
- 2012/10/28 PM 11:57
이론적으론 이사님 말씀이 정답입니다.
이자라는건 돈놓고 돈 먹기 이죠
실물을 대신하는 화폐 경제에서는 돈 많은 자본이 항상 승리하게 되어있는
일반 서민에게는 불리한 구조의 시스템이 자본주의 입니다.
경제관련 책을 읽어보시면 화폐라는 허구에 대해서 강력하게
경고하는 메세지들이 많이 나옵니다.
유럽의 중농주의, 중상주의 그리고 그 비판으로 나오는
아담스미스의 국부론
그리고 다시 그 비판으로 나오는 마르크스의 자본론
이정도 고전의 흐름은 읽고
이후 100년간 진행되어온
케인즈 주의 vs 하이엑의 신 자유주의
를 논할 정도는 되셔야 저 이사님 하고 조금은 진지하게
얘기하실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전에 정의란 무엇인가 관련 글도 읽고 댓글을 달았던 분인거 같은데...
저 이사님과 어느정도 레벨을 맞추시려면 상당한 수준의 공부를 하셔야 할듯 합니다. ^^;;
단순 님의 글만 봐서는 이사님이 상당히 울프님을 아끼시고 저런 이야기나 토론을 하면서 키워 주시려는거 같군요
최근 EBS의 경제관련 다큐를 소개 해 드리고 싶군요
5부작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라는 다큐인데
어느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또 화폐의 허구에 대해서 라면
시대정신이나 위에 언급하신 마이클 무어의 자본주의 사랑 이라는 영화에도
나올겁니다.
- 루리웹-1986613
- 2012/10/28 PM 11:58
수많은 전쟁을 해야겠네요
당장에 리드코프나 웰컴론 같은 기업들 이기기도 힘들듯...
당장에 리드코프나 웰컴론 같은 기업들 이기기도 힘들듯...
- ☆하기수☆
- 2012/10/28 PM 11:58
물론 은행도 망하면 안되니까 티나게 작업하진 않겠죠. 하지만 전체 투자자의 십만분의 일, 백만분의 일이라면 대충 조작이 가능하죠. 주식시장의 작전세력 생각해보시면 은행은 꼭 필요한 중간과정입니다. 그렇다고 뭐 지금 은행이 완전 투명한건 아니지만..
- 울프맨
- 2012/10/29 AM 12:04
aramise//감사합니다; 경제쪽은 문외다보니 사실 저 대화에 저말고도 실장님이 있었는데 실장님이 말하는걸 거든다거나 겨우 아는 현실적인 경제 흐름을 바탕으로 반박하던가가 전부였지요. 말씀하신 케인즈 주의나 하이엑의 신 자유주의에 대해서도 이름만 들어본 수준이니 ㅎㅎ;;; 이사님하고 수준높은 토론을 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개쩌렁
- 2012/10/29 AM 12:05
이글을 읽고나니 제로금리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제생각엔 향후 기존의 자본주의 패러다임을 충분히 대체할수 있다는생각이 드는군요. 스위스은행은 예금액이 많을수록 보관료를 받는다는데... 저는 거액의 자본일수록 투자와 소비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고 보거든요. 안철수가 대기업 비판할때 정부가 신자유주의 흐름때문에 어쩔수없이 대기업보호정책을 펼쳤는데 총수들이 쌓아두고 있는 현금및달러를 풀지않는것에 대해서 아주 강력하게 공격했던것도 꽤 흥미있게 들었거든요.
- 울프맨
- 2012/10/29 AM 12:06
루리웹-1986613//그렇죠. 그러니 현실엔 불가능하다 라는 전제가 있는 거구요...
하기수//여러가지로 넘어야할 산이 많겠죠. 이론적으론 아무리 좋아도 현실화 하려면 장애물도 많고... 그래도 이런 주제로 대화 및 토론을 했다는게 신선했습니다.
하기수//여러가지로 넘어야할 산이 많겠죠. 이론적으론 아무리 좋아도 현실화 하려면 장애물도 많고... 그래도 이런 주제로 대화 및 토론을 했다는게 신선했습니다.
- aramise
- 2012/10/29 AM 12:28
가만보니
기사 요약 해서 글 올리시던
울프맨 님 이신듯 하네요...
공부좀 하셔야...
알고나니 좀 실망이 ^^;;;;;;;
기사 요약 해서 글 올리시던
울프맨 님 이신듯 하네요...
공부좀 하셔야...
알고나니 좀 실망이 ^^;;;;;;;
- 울프맨
- 2012/10/29 AM 12:30
aramise//ㅎㅎ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다르고 소설이나 쓰고 하고해서 그런쪽 외엔 아는게 거의 없답니다. 정치쪽도 친구가 도와줘서 '아~ 그렇구나~' 하는 수준이고 경제쪽은 심각할정도로 빈약하죠 ㅎㅎ.
앞으로도 많이 알아야죠 ㅎㅎ
앞으로도 많이 알아야죠 ㅎㅎ
- acttia
- 2012/10/29 AM 01:56
술자리에서 이사님이 공개적으로 울프님을 좋아한다고 하셨다고요?!?!?!?!
죄송...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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